나비의 노래 일본군 위안부 만화
정기영 지음, 김광성 그림 / 형설라이프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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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 전시작 세권을 묶은 책 중 하나다. 앞서 읽은 '시선'은 카툰 중심이었는데 이 책은 하나의 이야기를 극화로 꾸몄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지칭할 때 '나비'로 표현한 경우가 많았다. 소녀 상을 만들 때도 모금을 위해 만든 티셔츠에 보라색 나비가 있었던 게 떠오른다. 긴팔 옷이라 지금 입기 좋은데 이번 계절엔 아직 입지를 못했다. 오늘 저녁엔 찾아 입어야지...

 

이 작품은 픽션이 아니다. 할머니들의 구술 자료집을 토대로 옮긴 내용이다. 이분들의 신산했던 삶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작품 속 할머니는 다행히도 가정을 이루었고 자녀들과 함께, 지금은 제법 여유롭게 사시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런 할머니도 매일밤 찾아드는 악몽 때문에 여전히 같은 꿈을 꾸며 깨어난다. 단 한번도 잊을 수 없고 벗어날 수 없는 과거의 족쇄였다.

 

자식들에게도 결코 말하지 못하고 가슴 속에 억누른 채 담아온 이야기를 꺼내게 된 것은 수요 집회 때문이었다. 우연히 마주친 수요 집회에서 함께 생사를 넘나들었던 친구를 발견하였다. 동시에 되살아나는 그 끔찍했던 기억들의 총합...

 

저리 당당히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죽을 날을 받아둔 입장이었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죽을 몸, 한맺힌 한마디를 내던지고 싶었던 것이다. 아주 조금이나마 대리 만족이 느껴졌다. 비극적인 용기였지만...

 

어머니의 고백 뒤에 가족이 보이는 반응은 극단적이었다. 철없던 딸래미는 어머니의 아픔에 오열했고, 아들 내외는 왜 그런 걸 이제 와서 밝히냐고 타박을 놓았다. 같은 여자라도 딸과 며느리는 달랐던 것일까. 가족들이 공감을 하고 어머니의 외침에 동참하는 과정이 너무 짧게 묘사되어 감정의 결이 자연스럽지 않은 게 약감의 흠이었다.

 

2011년에 이미 수요집회가 1000회차를 맞이했다. 그리고 또 3년 여가 지났다. 할머니들에게 부디 인권과 명예를! 마땅히 가지셔야 할 그것들을 돌려드리기를!

 

이런 메시지를 담아내는 도구로 만화가 쓰여진 것이 반갑고 기쁘다. 접근의 편안함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이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면 한다. 더불어 '위안부 리포트'도 추천한다. 대체 왜 2권이 안 나오는지 애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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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창고 2014-12-31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디 할머니들께 인권과 명예를 드릴수있길 바랍니다

마노아 2014-12-31 10:41   좋아요 0 | URL
예, 부디 그분들께 인권과 명예를!!!

순오기 2014-12-31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디 그분들이 다 스러지기 전에 이루어지기를...

마노아 2015-01-01 21:34   좋아요 0 | URL
오늘 영화를 한편 보았는데 거기에서 이산가족이 천만 명이 생겼고, 지금은 오만명 수준으로 살아 계시다는 표현이 나오더라구요. 위안부 할머니들의 숫자는 그보다 더 척박하죠. 부디 시간이 이분들 편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