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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약이 엄마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악명 높은 고양이 '니양이'는 뚱보에 먹보에 작고 약한 동물들을 괴롭히는 걸 좋아한다. 악명높다는 말이 잘 어울림!
특히 갓 낳은 따스한 달걀은 니양이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다.
어느 봄날 아침, 닭장 앞을 지나던 니양이는 암탉들이 모두 자리를 비운 것을 발견했다. 아니, 이렇게 위험한 이웃이 있는데 다들 어딜 간겨!!!
기회는 이때다 싶어 탐스럽고 예쁜 달걀을 꿀꺽 해버린 니양이!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시간이 흐를수록 니양이의 배가 점점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음, 아무리 배속에서 알이 부화를 해도 그렇지 이렇게 배가 불러오는 건 솔직히 '오버'지만!
이야기의 재미를 위해서 굳이 따지지 말자!
어느 날 배가 너무 아팠던 니양이는 다급히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리고 힘을 주었는데 이럴 수가!!!
똥이 나와야 했는데 작고 노랗고 귀여운 병아리가 나온 것이다!!!
졸지에 병아리를 낳아버린 니양이!
갓 태어난 병아리는 니양이의 품속으로 파고 들었다.
태어나자마자 제일 먼저 발견한 게 니양이였으니 니양이가 엄마로 보이는 건 당연한 일!!
달걀은 먹어도 병아리는 안 먹는 것일까, 아니면 자기 배에서 나와서 못 먹는 것일까?
아무튼 이때부터 니양이는 삐약이의 엄마가 되었다. 어딜 가든 데리고 다녔고, 맛있고 깨끗한 음식을 먹이기 위해서 애썼다.
혹여 자동차가 다니는 위험한 길로 갈까 봐 단단히 주의를 주었고, 성질 나쁜 개 집 앞을 지날 때면 등의 털을 꼿꼿이 세워 삐약이를 보호했다. 소싯적 자기 모습이 겹쳐 보이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악명 높던 니양이가 '삐약이 엄마'로 다시 태어났다. 누구라도 이렇게 예쁜 아가가 엄마하고~ 품으로 파고들면 이리 될 테지.
다시 태어난 삐약이 엄마가 정겹다. 삐약이를 보호해주면서 예쁘게 키워줬으면 한다.
훈훈한 이야기인데, '고녀석 맛있게 생겼다'와 이야기가 많이 흡사해서 감흥은 크지 않다. 백희나 작가 특유의 상상력과 기발함은 이 작품에선 그리 돋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니양이가 악명 높은 고양이에서 삐약이 엄마로 변신해 가는 표정 변화가 재밌어서 기분 좋게 읽었다. 그런데 삐약이가 자라서 미운 오리 새끼처럼 제 엄마 찾아가는 것 아닐까? 진짜 삐약이 엄마는 어디서 뭐하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