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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의 고양이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03
클레어 터레이 뉴베리 지음, 김준섭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뉴욕에 사는 에이프릴의 집은 아주 작았다. 에이프릴은 여섯 살이나 되었지만 여전히 아기 침대에서 잠을 자야 할만큼 집은 비좁았다. 이 좁은 집에 시바라는 이름의 고양이가 함께 살았다. 에이프릴의 아빠는 시바에게 늘 우리 집이 고양이 한 마리용 아파트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바가 그걸 어떻게 알아듣겠어...;;;; 결국 시바는 새끼 고양이를 세 마리 낳았다. 까만 고양이 하나와 줄무늬 고양이 둘이었다.
어린 에이프릴은 새끼 고양이들이 사랑스러웠다. 이 아이들을 돌보느라 곁을 떠날 줄을 몰랐다. 하지만 아빠는 에이프릴이 고양이에게 정붙이는 게 싫었다. 이 집에서는 키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끼 고양이들에게 이름을 지어준 것은 아빠였다. 아빠는 작명 센스가 있는 사람이었다. 버치와 브렌다 그리고 차콜까지! 모두 제 생김새와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새끼 고양이들은 너무 어려서 우유를 먹는 법도 몰랐다. 얼굴과 발에 우유를 다 적셔버리면 시바가 다가와서 정성껏 핥아 주었다. 며칠이 지나자 새끼 고양이들도 우유를 잘 먹게 되었다. 그리고 그건 이제 이 아이들과 떨어져야 할 때라는 의미였다.
새끼 고양이 셋 중 버치와 차콜이 먼저 다른 집으로 가게 되었다. 가장 아끼는 브렌다가 남은 것은 좋았지만, 브렌다를 키우기 위해선 시바를 다른 집에 보내야 했다. 새끼 고양이는 귀엽기라도 하지만 다 자란 어미 고양이가 다른 집에서 사랑받으며 살 수 있을지 에이프릴은 걱정스러웠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시바를 직접 키우고 새끼 고양이를 보내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에이프릴은 슬픔에 잠겼다.
하지만 어쩌랴. 이 집은 고양이 한마리용 크기 밖에 되지 않는 것을!
그러나, 그렇게 좁은 집은 에이프릴의 가족에게도 좋은 삶의 질을 제공해주기 힘들 것이다. 아직도 아기용 침대에서 자는 에이프릴이 바로 그런 경우 아닌가! 에이프릴에게 큰 침대를 사주려면, 큰 침대가 들어갈 수 있는 더 큰 집이 필요하다. 더 큰 집이라면, 시바와 브렌다를 함께 키울 만한 공간도 있을 게 아닌가!
이럴 수가! 버치와 차콜을 괜히 다른 집에 보낸 게 아닌가 모르겠다.
검은색과 붉은 색만 사용했기 때문에 그림이 아주 단순하다. 그런데 먹물 번지는 느낌으로 고양이의 윤곽선을 그려서 아주 부드럽게 보인다. 고양이를 아끼는 에이프릴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고, 그 에이프릴을 아끼는 부모님의 마음도 잘 그려졌다. 1940년에 칼데콧 아너 상을 받은 작품이다. 정말 오래된 작품이다. 사람보다 고양이가 더 예쁘게 그려진,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팍팍 느껴지는 그림책이다. '에이프릴'이라는 이름도 고양이에게 붙여도 좋을 것 같다. 이름부터 따사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