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 대해서 아는 것도 별로 없고, 공통분모도 그다지 없는 사이에서 함께 얘기 나눌 수 있는 '책'이 있다는 건 얼마나 다행이었던가. 지극히 이과적인 사람도 소설을 좋아하는 게 이상한 것은 아니지만 다소 신기했다.


돌고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읽고 있었다. 조지 오웰의 1984를 모티브로 했다고만 알고 있었지 달이 두개 생겨버렸다는 얘기는 몰랐다. 우와, 달이 두개라니! 마틴 앤 존에서 가장 아름답고 슬펐던 한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그나저나 달이 두개가 되면... 바닷물은 어떻게 되는 거지? 밀물과 썰물의 폭이 더 커지려나???


해마는 솔로몬의 위증을 읽고 있었다. 강 건너를 보고 온 눈에 대해서 돌고래가 흥미를 가졌다. 그러나 도서관에서 1권은 이미 대출중이었다. 2,3권만 먼저 빌려오고 1권을 기다릴 것인지, 그냥 2권부터 읽을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식으로 나왔던 오일러의 공식 eπi +1=0

책은 오래 전에 읽었고 머리 속에서 오일러의 '오'도 남아 있지 않았지만, 이야기의 따뜻함과 감동은 기억한다.  약지의 표본을 사두고 못 읽었는데 같은 작가라는 것도 마침 알게 되었다. 우연히 산 건데 우연히 같은 작가였군!










수학과 무관했던 작가가 이토록 아름답게 수학을 얘기하는 것이 신기했다. 박민규도 공부해서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썼다고 하지 않았던가? 김훈은 자료만 있으면 얼마든지 소설을 쓸 수 있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렇게 글을 잘 쓸 수 있는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이디어'만 있다면 술술 글을 써낼 수 있지 않을까? 넝쿨 째 굴러온 당신과 역전의 여왕을 보지 못했지만 내조의 여왕은 보았다. 그러니 박지은 작가가 로맨틱 코미디에 무척 감각적인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아주 재밌게 보고 있는데, 재밌으면 재밌을수록 씁쓸하다. 이건 누가 봐도 '설희'를 베낀 게 아닌가. 드라마 시티헌터는 일본 만화 시티헌터랑 닮은 거라곤 이름밖에 없는데도 사용료를 내지 않았던가. 처음부터 밝히고 시작했으면 좋았을 텐데 참 아쉽고 안타깝고 화가 난다. 이 생각을 너무 간절히 했나? 간밤 꿈에 강경옥 샘의 신작을 읽었는데, 작품의 1/3이 별그대 사건에 대한 전말과 현재 입장을 밝히는 글이 적혀 있었다. 후우...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넘어가던 시절 이미라 작가의 인어공주를 위하여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소녀 감성을 자극한 대표적인 작품이었다. '푸르매'라는 이름은 심지어 모성애를 자극하기까지! 순정만화의 특징을 그때 알아보았다고 한다. 여자 주인공은 설정상 별로 안 예쁘지만 그림상으로는 아주 예쁜! 뭐 그건 드라마에서도 비슷하지 않은가. 안경 하나 벗고 머리 스타일 조금 바뀌면 여자주인공이 변신을 하지. 물론, 남주인공도 마찬가지다. 남자 주인공은 잘 생기고 공부도 잘하는데 반항아. 그런데 사실 속내를 들여다보니 아주 착하고 착한 사연 많은 캐릭터! 


남학생들은 어떤 작품에 열광했던가. 무수한 명대사를 남겼던 슬램덩크가 있었다. 아, 여태 완결이 안 났다고 여겼는데, 사실은 완결이 났던 거구나. 결말이 너무 시시해서 그게 끝이라고 생각 못했다. 작가는 어떤 생각으로 그렇게 끝을 냈을까? 뭔가 홧김에 마무리 해버린 느낌이 계속 남는다. 









근래에 가장 보고 싶었던 영화는 겨울왕국이었다. 3D로 보려고 벼르던 중이었다.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알게 된 정보로는 뮤지컬 영화였고, 눈의 여왕을 모티브로 삼았다고 했다. 애니메이션 인어공주가 안타까운 결말을 해피엔딩으로 바꾼 것처럼 겨울 왕국도 모든 것을 얼어붙게 만드는 여왕의 능력을 다른 면에서 지켜본 게 아닐까 짐작했다. 뭐, 짐작은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눈의 여왕을 생각하면 언제나 이미라 작가의 '겔다를 찾아서'가 같이 떠오른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미라 작가의 작품인데, 사실 그러면서도 한번 밖에 보질 않아서 20여 년 가까이 지나고 나니 시작과 결말만 떠오르고 자세한 내용이 생각나지 않는다. 음, 다시 봐야겠다. 어디 꽂혀 있더라??










여왕은 자신의 능력을 조절할 줄 몰랐다. 얼어붙게는 할 수 있었지만 녹일 줄은 몰랐다. 다른 사람을 해치고 싶지 않았던 여왕은 스스로 고립되는 길을 택했다. 고립된 여왕은 외로웠지만 동시에 자유로웠다. 그러나 사람들은 찬란한 여름을, 뜨거운 여름을 원했다. 여왕에게서 겨울 대신 여름을, 따뜻한 봄을 끌어내기 위해선 더 큰 도전과 희생, 용기와 사랑이 필요했다. 진정한 사랑만이 얼어붙은 심장을 녹일 수 있다고 했던가. 김강원의 여왕의 기사가 떠오른다. 


나라 이름은 까먹었지만 독일 지명을 썼던 건 분명하다. 작가가 총애하는 언어가 아닐까. 여왕의 나라에는 겨울만 있다. 봄을 불러오려면 여왕이 사랑에 빠져야 한다. 그러나 여왕들은 번번이 사랑에 빠졌지만 그 사랑은 애증으로 변질되고 결국 여왕들은 다시 겨울을 불러들이고 말았다. 그렇게 새 여왕을 찾아야 했던 기사 리이노가 지구의 한 소녀를 데리고 가서 여왕으로 만든다. 그 소녀가 결국 기사 리이노와 사랑을 이루는 이야기. 시공간을 뛰어넘어 이세계로 가는 이야기가 참 많다. 그런 세계에 흥미를 갖고 동경하게 되는 게 또 사람의 마음이니까. 도민준 같은 비쥬얼이라면 외계인이라도 상관없을 것 같아.(>_<) 현재 내 휴대폰 바탕화면은 이렇다!



글 없는, 혹은 글이 적은 그림책을 선호한다. 장 자끄 상뻬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그의 커다란 판형의 책을 사고서 아껴서 야금야금 들여다 보던 기억이 떠오른다. 아, 정말 두근거렸는데... 









대사 없는 걸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작은 기적'이었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바꿔 읽어도 될 책. 목수 요셉의 망치질은 정말 압권이었지! 잘 알려진 책이 아니었는데 용케 읽었구나! 와, 신기했다. 역시 도서관 가까이에서 지내야 해. 모르던 책이 하나 더 있네. 지금도 팔고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좀 오래된 책이군... 









프랑스 작가의 작품이라면, 어느 정도 무게감이 있을 거란 선입견이 생긴다. 프랑스 영화에 대해서 그런 인상을 갖는 것처럼. 물론,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좀 예외? 다소 엽기적인 천재같은 느낌이니까. 노벨문학상 수상 후 관심을 갖게 된 르 클레지오의 작품은 어려웠다고 했다. 음, 난 동화 하나만 읽어서 아는 바가 없네. 그런데 기욤 뮈소는 좀 더 가볍게, 재밌게 읽혔다고. 뭐랄까, 트랜디한 문학? 흠, 맞다. 나도 그런 느낌이었다. 물론, 읽어보지 않아서 정확히 모른다. 내가 갖고 있는 책은 제목이 예뻐서 산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다. 아, 다시 보아도 제목이 참 좋아.










올해 내가 처음 본 영화는 '수상한 그녀'였다. 시사회 당첨으로 언니와 함께 보고 왔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었고 감동적이었다. 보고 난 직후 ost를 검색해 봤는데 아직 나오지 않았다. 지금은 나와 있으려나? 극중 심은경이 부른 노래들을 다시 듣고 싶다. 원곡과 함께. 


수상한 그녀는 시종일관 웃겼다가 울렸다가 하다가 마지막 까메오 등장으로 제대로 뻥! 터지게 했다. 흡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정군이 성장해서 송중기가 등장했을 때와 같은 시각적 충격을 준 것이다. 뭐, 홈페이지에 까메오 이름 게시돼 있으니 비밀도 아니지만 여하튼!










미드를 별로 보지 못했다. '번 노티스'는 처음 들어봤다. 오, 그런데 해고 통지서라니! 흡사 사망 예고장 이키가미를 떠올리게 했지만 분위기는 전혀 다르구나. 해직 통보를 받은 전직 스파이의 좌충우돌 코미디. 주인공처럼 모히토를 마시기 위해서 아껴둔다. 그밖에 보스턴 리갈도 처음 들어봤다. 작품에서 보았던 장소가 인상적이어서 가고 싶다는 말에 동의한다. 내가 런던에 가게 된다면 베이커 가 221B와 함께 채링크로스 84번지를 가보고 싶은 것처럼.


스파이가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007스카이폴은 정말 재밌었다. 본 시리즈 이후 인기가 떨어지고 있던 제임스 본드를 다시 일으켜주었다고 할까.  생각난 김에 아델이 부른 스카이 폴 주제곡도 다시 한번 들어보았다. 여전히 좋구나!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를 아주 어릴 때 읽었다. 그 무렵에 이희재 씨 만화로도 보았다. 연재 잡지가 보물섬이었나?? 기억이 가물가물....


아무튼, 오래도록 그 작품이 멕시코 작품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브라질 작품이었어! 근데 이거 실화였던가???










미야베 미유키의 RPG를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으로 착각했다. 억울했나보다. 직접 들고 올 줄이야.;;; 미미 여사의 작품을 많이 읽지 못했지만 첫충격은 잊히지 않아서 여전히 내게 최고의 작품은 '화차'다. 솔로몬의 위증이 그걸 깰 수 있을까? 아직까지는 아닌 것 같다. 


시 ''이 계속 머리 속에 남아 있었는데, 김춘수인지, 김춘추인지 왜 이리 헷갈리는가. 김춘수가 맞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이름이 주는 신성한 의미, 역할. 황정음의 오빠 이름은 황훈, 황민이라고 했다. 자녀의 이름으로 '훈민정음'이라는 작품을 만들다니, 그 후 황정음이 더 좋아졌다. 문소리는 아빠 문씨와, 엄마 이씨 사이의 작은 아이라는 의미로 이름이 문소리가 되었다고. 우와, 가족의 끈끈함이 더 느껴진다. 그저 그런 돌림자보다 훨씬 의미 있어 보인다.

엄마는 다시금 기도원 다녀오라고 닥달을 하신다. 기도원의 'ㄱ'도 꺼내지 말라고 했다. 엄니는 혼자 기도원으로 총총히 떠나셨다. 난 오늘 맥주를 마실 거다. 부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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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1 15: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1 15: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1 15: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2 14: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1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녀 이름으로 훈민정음을 만들었다기에.... 불현듯
제 사촌 이름이 세종대왕'입니다. 이름이 그냥 세종대왕'이에요. 네 글자 이름입니다.
둘째는 창조의 불. ㅎㅎㅎㅎㅎㅎㅎㅎㅎ 고모부, 글구 보면 참 대단한 분입니다.

마노아 2014-01-22 14:22   좋아요 0 | URL
우와, 고모부님의 뚝심이 대단하십니다. 세종대왕도 창조의 불 앞에서 무릎을 꿇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