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고개 탐정 2 : 고양이 습격 사건 스무고개 탐정 2
허교범 지음, 고상미 그림 / 비룡소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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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고개 탐정 1권을 읽은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새 2권이 나왔다. 어린이 친구들이 직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해서 자신들의 눈높이로 선정한 작품답게 이번에도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이미 1권에서 소개한 등장인물이 그대로 등장한다. 스무 개의 질문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주인공 탐정이 있고, 1편에서 마술을 선보여주었던 친구가 하나, 그리고 절친 문양이와 명규, 반장 다희와 박쥐버거의 말라깽이 형, 그리고 뭔가 비밀 하나 정도 숨기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교장선생님이 있다. 


1편에서 마술사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미 스무고개 탐정의 실력은 보았다. 친구들도 스무고개 탐정의 놀라운 재주를 동경하고 부러워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질시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사건이 하나 터졌다. 이름하여 '고양이 습격 사건'이다. 문제가 꼬인 것은 사건의 음흉한 범인으로 순둥이 문양이가 지목된 것이다. 벌써 몇 명이나 목격자가 나왔다. 그 바람에 명규와 문양이 사이가 벌어졌고, 스무고개 탐정은 다희와 명규 두 사람에게서 동시에 사건 해결을 의뢰받았다. 애초에 우리의 착한 친구 문양이가 범인일 리는 없다고 독자도 여겼다. 그렇다면 누가, 어떤 목적으로 문양이를 함정에 빠뜨린 것일까? 



이 시리즈의 그림은 독특하게도 색깔을 많이 쓰지 않았다. 연필인지 목탄인지... 아님 색연필? 아무튼 그런 재질로 검은 바탕을 그렸고, 집중해야 할 주인공 스무고개 탐정은 노랑색으로 그렸다. 두 색의 조화가 나름의 미스터리한 느낌을 연출해 주었다. 문틈으로 엿보아는 아이의 모습에서 긴장감이 느껴진다. 


스무고개 탐정은 스무 개의 질문 안에서 사건을 해결한다는 나름의 원칙을 세워놨고, 지금까지는 그 조건을 지키면서 문제를 풀어왔다. 그러나 여기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스무 개의 질문에 대해서 상대방이 진실된 답을 하지 않고 거짓을 말해 버린다면 사건의 해결은커녕 더 꼬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스무 고개 탐정은 자신의 룰을 지키되 방법은 조금 바꾸는 지혜를 내놓았다. 그걸 다시 조수 역할을 맡게 된 다희가 노트에 정리를 했는데, 그 바람에 독자들도 좀 더 쉽게 스무 고개 질문에 다가갈 수 있었다. 1편과 같은 두근거림은 다소 줄어들었다는 게 약간의 아쉬움이 남지만... 


이야기의 거의 끝까지 읽어감에도 명확한 사건 해결이 나지 않아서 초조했는데, 알고 보니 3권으로 이야기가 이어졌다. 고양이 습격 사건의 전말은 드러났지만, 그 정체까지는 말해주지 않았다. 다만 스무고개 탐정과 관련 있는 인물이라는 것만 알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그림을 그리면서 진행되나 보다. 3권까지 이어서 읽어야 이 이야기의 완벽한 결말을 맺을 수 있게 되었다. 이리 되었으니 3권은 더 빨리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자연스레 갖게 된다.



슈렉의 장화신은 고양이 뺨치는 미모를 자랑하는 고양이이다. 고양이를 습격하는 나쁜 자식도 등장했지만,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챙겨주고, 어미 잃은 고양이를 맡아서 돌봐주는 마음 따스한 사람도 등장했다. 스무 고개 탐정은 검은 고양이 네로를 언급하며 고양이에 대한 두려움을 내보였는데, 그보다 더 깊은 어떤 트라우마가 있는 게 아닐까 짐작했다. 만약 그렇다면 그 역시 이번 사건 배후의 인물과 관련이 있을 테지.


범인을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앞에서도 다친 생명을 먼저 챙겨준 마음씀이 예뻤다. 스무 고개 탐정이 단지 사건의 해결에서 희열을 느끼는 머리만 좋은 녀석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번에도 미니전사 프라모델이 꽤 중요한 단서로 작용했는데, 내가 직접 보지 못한 프라모델을 바로 앞에서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자꾸 나오니 정들었나 보다. 


아마도 3편을 작가님은 이미 쓰신 게 아닐까. 출간만 하면 되는 게 아닐까. 이미 써놓은 책을 분량 맞추어 반 뚝 나누어서 2권만 먼저 내놓은 것 아닐까 혼자 상상해 보았다. 3권이 어서 나오길 기다리며 갖는 즐거운 상상이다. 


덧글) 오타가 있다.


57쪽 고양이 집를 >>> 집을

159쪽 어둠 속에서 검은 모자의 흰자는>>>눈의 흰자위 말하는 건데 검은 모자의 흰자라고 하니 문장이 부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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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4-01-11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집 고양이 온이 닮았네요. 그림 스타일 좋은데요.

마노아 2014-01-12 14:36   좋아요 0 | URL
이 작가님 그림 스타일이 다소 날카로운데, 그게 또 매력이 있더라구요. 온이 닮은 고양이, 반가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