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우리들의 오래된 동반자 크로마뇽 시리즈 1
정준호 지음 / 후마니타스 / 201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생충은 8미터에 달하는 촌충부터 고래 장 속의 구두충, 전자현미경으로 간신히 보이는 작은 박테리아, 우리에게 익숙한 회충, 체외에서 살아가는 벼룩이나 빈대 등 다양하다. 혹은 남의 둥지에 알을 낳아 탁란을 하는 뻐꾸기도 기생생활의 일종이다.

기생충의 생활사는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며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직접 전파되는 회충 알은 질긴 껍질로 거친 환경에서도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고, 간접 전파되는 간충은 여러 단계를 거치는 복잡한 생활사를 택했다. 이는 주변 환경에서 이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활용하며, 생활 주기의 각 단계에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한 것이다.

기생충은 항상 상상력을 자극하는 존재였다. 고전 의학서뿐 아니라 신화와 전설, 민담 등에서 기생충 이야기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런 상상력은 이후 의학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여호와께서 불뱀들을 백성 중에 보내어 백성을 물게 하시므로 이스라엘 백성 중에 죽은 자가 많은지라.
백성이 모세에게 이르러 가로되 우리가 여호와와 당신을 향하여 원망하므로 범죄하였사오니 여호와께 기도하여 이 뱀들을 우리에게서 떠나게 하소서 모세가 백성을 위하여 기도하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불뱀을 만들어 장대 위에 달라 물린 자마다 그것을 보면 살리라.
모세가 놋뱀을 만들어 장대 위에 다니 뱀에게 물린 자마다 놋뱀을 쳐다본즉 살더라.

-민수기 21장 6~9절

신경 매독으로 인한 기형

항생제가 개발되기 이전 신경 매독은 치료가 불가능한 치명적인 질환이었다. 뼈와 살에 침입해 안면 기형을 일으키기도 하고, 뇌에 침입해 마비나 경련을 일으키기도 했다. 따라서 말라리아를 이용한 치료법은 혁명적이었다.

고소득 지역에서는 기생충 질환이 상당수 사라졌지만, 여전히 전 세계 인구 다섯 명 중 한 명이 한 종류 이상의 기생충에 감염되어 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ransient-guest 2013-10-04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 기생충 검사한다고 주기적으로 채변봉투를 돌려서 모았더랬죠-_-: (이게 언제 없어졌는지는 모르겠어요) 늦으면 선생님이 혼내니까, 가끔 화장실에서 남의 것을 슬쩍하거나, 길가에서 개똥을 주워서 넣는 친구들도 있었는데요, 선생님한테 혼났던 것이 기억나네요. 선생님 왈 "넌 도대체 뭘 먹고 다니길래, 응가에서 개하고 사는 기생충이 나오냐???!!!"

마노아 2013-10-06 21:32   좋아요 0 | URL
맞아요. 봄마다 했던 것 같아요. 남의 똥이나 개똥을 대신 냈다가 희귀사례 보고로 간택(?) 당하는 일도 있었다고 들었어요. ㅎㅎㅎ
그 시절에는 해마다 구충제 꼬박꼬박 챙겨 먹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아웃 오브 안중이 되었네요. ^^

transient-guest 2013-10-08 12:48   좋아요 0 | URL
온갖 기생충으로 겁을 주던 선생님과 보건위생당국의 압박이 사라진 탓이겠죠? ㅎ

마노아 2013-10-08 15:12   좋아요 0 | URL
그만큼 위생 상태가 좋아졌다는 증거가 되겠죠. 기생충 박사님도 회충약을 아니 드신다는데...ㅎㅎㅎ
근데 정말 아토피가 문제예요. 조카가 아토피가 심해서 이번 주에도 붕대 감고 있었거든요.;;;

transient-guest 2013-10-09 01:16   좋아요 0 | URL
순수하게 생물학적인 견지에서의 위생은 좋아졌으나 생화학적인, 아니면 환경적인 요인으로 일어나는 증상들은 더욱 늘고 심해졌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아토피에는 바깥 공기가 좋다고 하더라구요. 예전에 본 허영만의 '식객' 에피소드 중에 아토피가 있던 아이가 시골에서 놀면서 이 증상이 없어지는 걸 봤어요.

마노아 2013-10-09 12:41   좋아요 0 | URL
'풍욕' 말씀하시는 거죠. 저도 식객 보면서 우리 조카들은 시골 가서 살아야겠네.. 싶었어요. 현실적으로 시골로 이사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만요. 우리집이 그나마 북한산 산자락에 위치해 있어서 다른 동네보다 공기가 좋다고 알려진 곳인데도 아토피는 쉬운 일이 아니네요. 이 책에 보면 선진국에서 자주 보이는 아토피가 말라리아가 있는 곳에선 나타나지 않는다고 했어요. 참 역설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