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사랑의 선물 큰북작은북 그림책 1
웬디 쿨링 엮음 / 큰북작은북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100쪽이 채 되지 않는 책에 모두 40편의 이야기가 묶여 있다. 서로 다른 글을 쓴 작가들과 그림을 그린 작가들이 참여하였다. 그래서 이야기가 길지 않다. 짧은 이야기는 한쪽에 불과하고, 긴 이야기도 4쪽을 넘지 않는다. 다양한 주제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자리를 한지라, 어느 쪽을 열어보아도 무방하게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처음부터 고집스럽게 읽을 필요도 없고, 한번에 다 읽어내릴 필요도 없다. 내키는대로, 눈길 가는대로 어느 이야기를 펴서 그 자리에 푹 빠져들면 된다. 그러라고 만든 '사랑의 선물'이다. 그것도 아주 특별한...

 

 

괴물의 발소리가 쿵쿵 울렸지만 아이는 무서워하지 않았다. 아빠의 발소리였기 때문이다. 저이들이 사는 나라에선 우리같이 생긴 사람이 괴물로 불릴지도. 아이를 품에 안은 아빠의 미소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 보인다. 두 컷의 그림, 짧은 문장으로도 가족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이런 게 이 책의 매력이다!

 

 

역시나 한쪽짜리 아주 짧은 이야기. 가만히 동생을 들여다보니 귀엽더라는 아이의 말이 진심으로 보일 만큼 표정이 해맑다. 저렇게 하루종일 자기만 하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저 때가 그야말로 인형같이 예쁜 때이기는 하다. 아흐, 조카들 없었으면 내가 저런 순간을 어찌 경험해 보았을까. 이제는 조카들도 아주 커버렸지만.

 

내가 좋아하는 엘머 코끼리여서 한컷 찍어봤다. 저 유명한 모자이크 색상! 영어책으로 읽었는데 한글본으로 다시 읽어도 즐겁다. 엘머의 경우 아이와 함께 색칠공부도 하고 아니면 조각천을, 혹은 색깔 단추로 비슷하게 연출해 보는 것도 가능하지 싶다. 꽃을 좋아하는 귀여운 엘머, 반갑다!

 

 

워낙 많은 작가들이 참여한 까닭에 익숙한 그림들도 제법 보였다. 저 모아진 눈동자를 보시라. 단번에 누군지 감이 올 것이다. 찰리와 로라 시리즈로 유명한 로렌 차일드! 내가 만일 하늘이라면~라고 노래가 절로 흘러나온다. 하늘도 코끼리도 초콜릿도 딸기도 되고 싶다고 한 아이지만, 그래도 가장 되고 싶은 것은 '나'라고 대답하는 당찬 아이다. 이 아이의 이 자기 긍정이 눈물나게 예쁘고 고맙다.

 

 

아이는 아빠를 깨우고 싶지만 피곤한 아빠는 좀처럼 일어날 줄을 모른다. 창문에 무서운 공룡이 있다고 소리를 쳐도 아빠는 꿈쩍도 않는다. 지저귀는 새도, 둥근 해도... 그 무엇도 아빠의 잠을 떨쳐낼 수가 없었는데, 지혜로운 아이는 아빠를 일으킬 비법을 알고 있다. 바로 사랑스러운 사랑의 고백! 아이가 아빠에게 사랑한다고 말을 하니, 아빠도 일어나서 아이를 끌어안으며 사랑한다고 말한다. 이렇듯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가족와 나의 사랑스러운 이야기들도 덮여 있다. 이 특별한 고백들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곱고, 고운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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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12-03-06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이런 내용이었군요.
<귀여운 내 동생>의 그림을 보니 우리 큰 아이도 동생이 아가였을때 저런 눈빛으로 찍힌 사진이 있는데...
그 때 동생이 너무 예쁘다고 했었지요.
.
.
.
하지만...
지금은...

마노아 2012-03-06 22:49   좋아요 0 | URL
울 조카들도 그래요. 예뻐할 때가 가끔 있긴 하지만 평소에는 아주 앙숙이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