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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초대하지 않아?
다이애나 케인 블루선덜 글 그림, 윤정숙 옮김 / 느림보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미니는 방과 후 집으로 가는 길에 캐슬린이 찰스에게 묻는 말을 듣고 맙니다.
"파티는 몇 시야?"
토요일 1시라고 찰스가 대답했습니다. 미니는 당연히 찰스가 파티를 연다고 생각했지요.
자신에게도 초대장을 보냈을 것 같아서 집까지 줄곧 달려갔습니다. 하지만 우편함에 초대장은 보이지 않았어요.
전화벨이 울리자 쏜살 같이 달려가 받아보았지만, 전화 속 찰스는 파티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요.
저녁 식사 도중에 전화벨이 울렸을 때도 미니는 재빠르게 달려가 보았지만 그건 잘못 걸린 전화였어요.
미니는 다음 날 찰스가 꼭꼭 얘기해 줄 거라고, 자신을 파티에 초대해 줄 거라고 여기며, 애써 잠을 청했지요.
받아쓰기 공부도 해보았지만,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았어요.
미니는 찰스가 초대장을 보냈는데 자신에게 전달이 되지 않은 건 아닐까 걱정했어요.
다른 집에 잘못 배달되었다든가, 아니면 토네이도 같은 더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지도 모르잖아요.
내일은 분명 초대장을 받을 수 있을 거라며 또 다시 스스로를 다독입니다.
하지만 찰스는 끝내 파티 이야기도, 초대장 이야기도 하지 않았어요.
받아쓰기에 100점을 맞았지만 조금도 기쁘지 않았지요.
또르르 눈물이 흘러 '초대'라는 글자 위에 떨어졌어요.
글자를 본 순간 미니는 좋은 생각이 떠오릅니다.
'초대'라는 글자를 찰스에게 보여주면 분명 자신을 초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릴 거라고 여긴 것이죠.
하지만 시험지를 펄럭이자 다른 친구에게 잘난척 한다는 핀잔이나 받고 말았어요.
미니는 여전히 초대장을 받지 못했고, 운명의 토요일이 도착했어요.
찰스의 집에는 파티용 풍선이 가득 매달려 있었지만, 초대받지 못한 미니는 그곳에 들어갈 수가 없었지요.
미니의 마음이 얼마나 어두웠을지는 충분히 상상이 가요.
자, 이렇게 이 이야기는 슬프게 끝이 날까요?
그럴리가요! 생각지 못한 반전이 일어나면서 미니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피어납니다.
아래 그림의 넘어져 있는 저 아이가 찰스예요.
둘이 함께 웃고 있는 모습을 보니 미니의 고민이 해결된 게 분명하지요.
혼자만 잊혀졌다고, 따돌림을 당했다고 느낀 적이 있나요? 그때의 기분을 상상할 수 있나요?
어린 시절에 그래보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또 한편, 초대하고 싶었지만 다른 아이들의 눈치를 보느라 초대하지 못했던 내 좋은 친구의 섭섭해하던 얼굴도 떠오릅니다. 용기를 내지 못해 우정을 아프게 한 못난 내 모습이 부끄럽네요.
이 책은 참으로 좋은 책입니다. 아이의 심리 상태를 잘 묘사했고, 좋은 방향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지요.
더불어, 초대받지 못한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게 해주어서 좋습니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기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일이지요.
지난 해, 학급 친구들과의 관계 문제로 많이 속상해 한 큰 조카에게 줄 책입니다.
조카는 빼빼로 데이에 반 아이들 모두에게 초콜릿을 주었지만, 단 하나도 받아오지 못했어요.
아이보다 아이 엄마의 충격이 더 컸지요. 대체 이런 상술 뿐인 날이 왜 생겨서 이렇게 속상한 아이를 만드는지, 이모도 한참 마음이 아팠지요.
솔직한 내 마음을 보여주어야 할 때가 큰 일에도, 작은 일에도 많이 있습니다. 소소한 일에서부터 진실된 마음을 보여줄 수 있을 때, 더 큰 마음의 문도 활짝 열 수 있는 힘과 지혜와 용기가 생기는 것이라고, 가만히 되뇌어 봅니다.
초대받고 싶고, 또 초대하고 싶은 많은 이들을 가진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당신의 마음 속으로, 내가 들어가고 싶어요. 내 마음속으로도, 기꺼이 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