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의 뿔 쯤이야!
핑크 공주 핑크 공주 1
빅토리아 칸 외 지음, 정준형 옮김 / 달리 / 2009년 5월
절판


어느 비오는 날, 밖에 나가 놀 수가 없어 컵케이크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핑크 색을 사랑하는 아이는 핑크색 컵케이크를 만들었고 신나게 먹었다.
음식을 가려 먹는 동생 피터의 몫까지 몽땅 먹어치웠다.
그러고도 더 먹겠다고 떼를 쓰다가 엄마에게 혼이 나고,
잠자리에 들 때까지 또 먹겠다고 조르다가 아빠에게도 혼이 났다.
그리고 자고 일어났더니, 세상에!
온 몸이 핑크색으로 물들어 있지 뭔가!

엄마는 기절초풍할 노릇이지만 아이는 기뻐 죽겠다.
스스로 핑크 요정이 된 것 같아서 차오르는 환희를 주체하지 못한다.
의사 선생님은 지독한 핑크병 환자라고 진단을 내리고는 일주일 동안 핑크색 컵케이크, 핑크색 풍선껌, 핑크색 솜사탕 금지령을 내렸다.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려면 초록색 야채를 꾸준히 먹어야 한다고 했지만 아이는 그럴 마음이 추호도 없다는 것!
하지만 핑크색 꽃들과 뒤섞여 잇자 벌이 날아와 콧등에 앉았을 때는 식겁하고 말았다.

그렇지만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핑크색과 컵케이크!
엄마가 숨겨 놓은 컵케이크를 손에 넣기 위한 아이의 도전은 거의 목숨 거는 수준!
그렇게 욕심껏 컵케이크를 잔뜩 먹고 난 다음 날, 사단이 나고 말았다.
핑크색을 뛰어넘어 빨강색으로 물들어 버린 것이다.
오, 마이, 갓!!
레드를 사랑하는 독자 눈에는 빨간 피부의 아이가 귀여워 보이건만 아이는 제대로 혼쭐이 났다.

결국 원래의 피부색으로 돌아가기 위해 의사샘의 충고대로 초록 음식들을 섭취, 아니 흡입하기 시작했다.
초록색 야채 주스, 완두콩, 오이, 브로콜리, 시금치, 상추, 양배추 등등....
이렇게 각고의 노력 끝에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 아이!
엄마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겠다.
하지만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면 심심하겠지?
대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런 식의 이야기 구조는 사실 익숙하다.
데이비드 스몰의 '머리에 뿔이 났어요'는 거의 흡사한 완결구조를 가졌고, 금붕어 2마리와 아빠를 바꾼 날의 결말도 비슷한 형식을 갖고 있다. 적당히 재밌고, 적당히 교훈적이고, 적당히 유쾌하다.
핑크를 사랑하고 '공주'에 열광하는 다현양에게 줄 설날 선물이다.
불현듯 설날이 몇 시간 뒤라는 것을 깨닫고 급히 동화책을 집어들었다.
많이 주면 밀려서 아주 조금만 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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