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주에 꿨던 꿈이다. 꿈 속에서 동창회에 갔는데 옆에 고교 단짝 친구가 앉았다. 동창회 소식지에서 친구 아버지가 암으로 사망한 소식을 보았고, 충격을 받은 나는 꺼이꺼이 울었다. 얼마나 힘들었냐고, 왜 연락 안 했냐고... 친구는 경황이 없었다고 했다. 나는 미안한 마음에 친구 손을 붙들고 서럽게 울다가 다시 한 번 소식지를 보았다. 사망 연도가 93년도다. 친구와 나는 95년도에 처음 만났다. 얼라? 다시 얼굴을 들어 보니, 내가 생각했던 그 친구가 아니다. 꿈에서도 생각했다. 내가 이젠 꿈에서도 삽질을 하는구나!

 

2. 역시 지난 주의 일인데, 버스 의자에 앉아 졸고 있었다. 급커브를 도는 순간 내리는 문쪽에 서 있던 여중생 두 명이 내 무릎 위로 쏟아졌다. 화들짝 놀라서 잠에서 깼다. 버스는 매번 내게 안전한 장소가 아니다. 끙!

 

3. 지난 주 토요일에 영등포에서 대학로로 오던 지하철 안에서의 일이다. 할아버지 한 분이 타셔서 자리를 양보했는데 몇 번을 사양하시고 앉으셨다. 그리고는 내게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고 인사해 주시는 게 아닌가. 당연한 일에 고마운 인사를! 그런데 두 정거장 지나고 나서 할머니 한 분이 타셨는데 외관상 할아버지 보다는 연하로 보였다. 그래도 할아버지는 기꺼이 자리를 양보하셨고, 할머니는 사양 한 번 하지 않고 당당하게 앉으셨다. 하하하...;;;

 

4. 몇 주 전의 일인데, 아주아주 스트레스를 받았던 어느 날, 집에 돌아와서 멍하니 내리 tv만 보았더랬다. Btv로 연속 시청한 드라마는 '뿌리 깊은 나무'

 

 

 

 

 

 

 

 

원작 소설을 몇 해 전에 보긴 했는데 기억이 거의 나지 않았고, 드라마가 꽤 호평을 받고 있었지만 바빠서 보지 못하다가 뒤늦게 합류한 것이다. 과연 얼마나 재밌던지 우울함을 잠시 잊고 몰입할 수 있었다. 초반 3회까지 등장한 송중기는 또 얼마나 예쁘게 나왔던가. 맥스무비에서 출석체크를 하는데 이날의 질문이 '사극에 잘 어울리는 배우는?'이었다. 나는 머리 속으로 '송중기'라고 생각하면서 그만 '꽃중기'라고 적고 말았다. 이날이 수요일이었나, 화요일이었나... 암튼 곧 있으면 영화 '티끌모아 로맨스'가 극장에서 내려갈 것 같아서 언니와 함께 영화를 보고 왔다. 영화 끝나고 언니가 계속 궁시렁거렸다. 뭐, 나도 할 말이 없긴 했지만, 그냥... 우정으로 보았달까.

 

5. 월요일에는 평소와 똑같은 시간에 수영장 셔틀버스를 타러 집에서 나갔다. 내가 타는 곳에 도착하는 지정 시간은 28분. 나는 집에서 24분에 나왔다. 코앞이고, 보통 버스가 늦게 오는 경향이 있어서 대략 5분 정도 기다리고 탑승하곤 했는데, 이날은 어찌된 영문인지 평소보다 빨리 와서는 내앞을 지나쳐 가는 게 아닌가. 내가 타는 지점에서 회원을 태우고 유턴을 하는데, 날 보지 않고 가버리시는 기사님. 새로 오신지 얼마 안 되었는데 전의 분 같았으면 왜 안 보이나 고개 한 번 돌리셨을 것이다. 아무튼 이날 셔틀을 놓쳤고, 나는 버스를 타야 했다. 수영장에 가려면 일반 버스를 한 번 타고 마을버스를 한 번 갈아타고, 내려서 다시 산길을 올라가야 한다. 버스가 좀 전에 지나쳤는데, 다른 버스들만 내리 왔고, 한참 걸려서 내가 타야 하는 버스에 올랐다. 마을버스를 타기 위해 길을 한 번 건넜다. 배차 간격은 무려 15분. 그리하여 우여곡절 끝에 수영장에 도착하니 이미 7시 15분이다. 준비운동도 없이 입수해서 바로 접영부터 시작한 웃긴 상황. 월요일은 오리발을 끼는 날인데, 앞사람 오리발에 두 차례 얻어맞았다. 특히 팔꿈치는 뼈에 제대로 맞아 대따 아팠다. 게다가 내 오리발이 레일에 걸려 두 번이나 벗겨져서 급 당황! 배영하다가 벽에 머리도 쾅 박아버렸고, 샤워하러 올라가니 샴푸와 린스가 똑! 떨어져 있는 게 아닌가. 아아 총체적 난국이었다.

 

6. 그저께 일이다. 새벽 두시였는데 스탠드가 갑자기 꺼졌다가 켜졌다를 반복했다. 터치형식인데 꺼졌다 켜졌다 하니 옆에서 누가 자꾸 만지는 기분이 들어 섬뜩했다. 꺼두었는데 그 다음 날부터는 지금까지는 아직 멀쩡하다. 그런데 오늘 낮에 설거지하면서 나는 꼽사리다 4회를 듣고 있는데 이어폰에서 지지직 거리는 소리였는지 입김소리였는지, 아무튼 어떤 잡음이 들렸다. 순간 스탠드 사건이 떠오르면서 이어폰에서 나온 소리인지, 누가 내 뒤에서 소리를 낸 것인지 혼란이 왔다. 어제 시작한 추리 소설 때문인가??

 

7. 어제는 전날 주문한 책이 배송완료 메일이 오면서 5%할인 쿠폰을 받았더랬다. 5만원어치 더 주문할 일이 있어서 머그컵 받을 때 할인 쿠폰 써서 2천원 아끼려고 했는데 편의점으로 받기로 한 머그컵이 무슨색인지 몰라 일단 주문을 유보했다. 그 와중에 절판된 책이 중고로 올라와서 이 책을 먼저 주문했다. 그런데 5% 할인 쿠폰이 또 뜨는 게 아닌가. 그래서 주문을 취소하고 할인쿠폰을 써서 500원인가 할인 받고 재주문을 넣었다. 새 주문 넣었으니 출고완료 되면서 또 할인 쿠폰이 왔고, 당당히 받기 버튼을 눌렀는데 계정당 하나만 주는 거였나보다. 이미 받았다고 더 이상 다운이 안 된다. 아뿔싸!

 

8. 며칠 전에 주문한 책은 너무 지저분해서 반품 신청을 넣었는데, 가격 조정만 되어서 재조율을 해야 했고, 새책으로 받은 한 권은 껍질이 벗겨진 채로 도착해서 맞교환을 해야 했다. 그런 건 뭐 조금 귀찮은 걸로 끝나니 대수롭지는 않다.

 

9. 아직 날이 완전히 밝기 전 무렵에 배가 아파서 깼다. 식은땀이 났다. 화장실로 향하다가 중간에 한 번 주저앉았다. 이건 심상치 않은 징조다. 여차하면 또 암전이다. 새파랗게 추운 날이었지만 몸에선 계속 열이 나고 땀도 주르륵, 그러다가 어느 순간 차가운 기운에 눈을 떴다. 아, 또 실신했구나. 기억을 더듬어 본다. 예술의 전당에서 넘어간 게 1월이었는데, 한 해를 넘기기 전에 또 이모양 이꼴. 속상해서 세수하면서 한참 울었다. 속상한 이유는 좀 복잡한 부분인데 그건 차마 말할 수 없다.

 

10. 오늘 편의점으로 배송 받은 책상자를 열어보니 또 다시 머그컵이 노랑색이다. 아아아, 이런 일이 생길까 봐 어제 또 주문 넣을 때는 머그컵 대신 적립금 천원을 골랐다. 머그컵 주는 책 포함해서 5만원어치 세 번 주문을 넣었는데, 세가지 색상 컵이 다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노랑 머그컵을 두 개 받은 게 실신한 것보다 더 속상했다면 말도 안 되겠지? 근데 그랬다.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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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1-12-18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말 액땜이 한꺼번에 터지고 있군요...^^ 새해엔 좋은 일이 생길지도..??

마노아 2011-12-18 16:40   좋아요 0 | URL
액땜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사실은 대수롭지 않은 일들의 나열이지요.
그래도 새해엔 분명 행운이 따랐으면 좋겠어요. 헤헷^^ㅎㅎㅎ

2011-12-18 16: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18 16: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11-12-18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그 이쁜 호피무니의 마노아님을 왜 이렇게 일찍 내린거에요?
난 공장장님의 삐뚜러진 입술과 손가락보다 마노아님의 맑은 이마가 훨씬 좋단 말이에요 :)

전 2주간 출퇴근 하면서 오늘 아침까지 두 번 시동이 안걸려 보험불러 시동걸고 출근했어요. 1년에 5번 긴급출동인데 두 달이 안 된 시간동안 벌써 두 번 사용했어요 ㅠㅠ

마노아 2011-12-18 21:49   좋아요 0 | URL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서 사진이 마구 바껴요. 어제는 갑자기 침울해져서 사진을 내렸어요. 공장장님 보면서 방긋! 웃었죠.ㅎㅎㅎ

그렇지만 요청 들어오면 또 바꿉니다. 제 핸드폰에 셀카 기능이 있다는 걸 좀전에 알았어요. 핸드폰 쓰고 만 2년 다 되어서 말이지요.ㅜ.ㅜ 그래서 기념으로 한 컷 찍었어요.ㅋㅋ

아아아, 1년에 5번 모두 채울 필요 없는데 말이지요. 자동차가 무스탕님 마음을 몰라주네요..;;;;;

2011-12-19 06: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19 1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