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9일에는 김용민 피디의 '시사부흥대성화'를 다녀왔다. 동대문 구민회관은 아주 열악한 교통편을 자랑했는데, 모태 길치인 나와 야곱은 놀랍게도 한 번에 찾는 기염을 토하면서(물론 길손에게 두 번 물어봤지만...;;;) 무사히 도착했다. 김용민 씨는 시작 시간에 도착했는데, 예정보다 늦게 진행을 한 것은 설마 오프닝을 맡은 밴드가 늦게 온 탓일까? 미안하게도 밴드 공연은 반응이 별로였다. 쏘리!

 

시사부흥예배 1부는 I Comsu 신제품 프레젠테이션으로 출발했다. 아이꼼수는 아이폰 4S를 능가하는 신제품으로 쥐의 형상을 본뜬 매끈한 외양을 자랑했으며, '시리'를 덮어버리는 '비리'의 기능과, 주어를 자동으로 생략해 버리는 놀라운 성능으로 청중을 뜨겁게 만들었다. 사진을 못 찍어서 자료화면이 없는 게 아쉽구나.

 

핵심 복음 설교를 앞두고 찬양도 함께 불렀다.

 

가카는 언제나(사랑은 언제나)

 

가카는 언제나 꼼꼼하고 가카는 언제나 삽질하며

가카는 꼼수쓰지 않으며 방송사 장악도 아니하네

 

가카는 비리를 행치 않고 측근의 유익을 구치 않고

가카는 나눠주지 않으며 형님과 함께만 기뻐하네

 

가카는 측근을 감싸주고 바라고 믿고 참아내며

측근은 가카같은 복제인간

 

가카의 삽질과 재테크는 이정권 끝까지 영원하며

삽질과 재테크 꼼수 중에 그중에 제일은 재테크라

 

가카는 조중동 종편주고 대기업 투자 몰아주며

임기중 호연지기 변함없네

 

친일과 친미와 친기업은 가카의 뼛속에 충만하니

가카가 끝까지 꼼꼼하면 그분의 최후는 몰락이라

 

김용민 피디는 보수 세력을 네가지로 구분해서 설명했다.
이를 보수 몰락을 위한 우리의 자세로 명명했는데 구분하면 이렇다.

1. 모태보수의 나약함을 공격하라(보팝 2:2)

2. 기회주의 보수는 실력으로 이겨라(보팝 3:5)

3. 무지몽매 보수를 우리 편으로 꼬셔라(보팝 2:10)

4. 자본가 보수와는 긴 싸움을 준비하라(보팝 2:7)

 

그 자신도 모태보수에 가까웠던 청년시절을 이야기하면서 각각의 보수들에 대처하는 현명한 방법들을 제시해주는데 무척 솔깃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3번 무지몽배 보수다. 이를테면 어버이 연합의 그분들? 이런 분들은 우리의 적이 아니니 싸울 것이 아니라 설득하라고 했다. 일단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할 것. 그리하여서 그들이 느끼고 있는 소외감부터 달래줄 것을 당부했다. 실상 우리는 내 이야기에 맞장구를 칠 법한 사람들하고만 진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보수들도 아마 그럴 테지. 사실 설득시키는 일이 싸우는 일보다 더 만만치 않아서 보통 내공으로는 아니 되지만... 선거철마다 엄니와 목소리를 높이던 과거를 떠올리며 방법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보면 좀 더 도움이 될 테지. 야곱에게 선물로 부탁한 책이다. 먼저 읽고 달라고 했는데 그후 아직 만나지 못해서 책도 내 수중에 없다.ㅎㅎ

 

이어 '버린 양들을 위한 축도'와 '가카를 미국에 드리는 봉헌식'도 올렸다. 아, 진심으로 그곳에서 출마하시길 소망했다.

 

잠시 쉬는 시간을 갖고 2부가 이어졌는데 개인적으로는 2부가 참 인상깊었다. 진보진영의 정운형 목사님이 함께 하셔서 대담을 이끌어 나갔는데 사실 두 사람도 이날 처음 만난 거라고 한다. 김용민 피디가 질문을 하면 정 목사님이 대답을 하셨는데 익히 알고 있는 유명 교회 목사님들이 등장해서 뜨끔했다. 이분의 얘기를 정리하면 이렇다.

성경에 대해서는 최대한 보수적이어야 하지만, 성경을 있는 그대로 따르면 그 행동은 가장 진보적으로 나와야 한다고...

맞는 말이다. 약한 자를 보호하고 그들 편에서 생각하라고 하신 예수님 말씀을 따르면 철거민들, 이주노동자, 비정규직 등등... 이런 사람들의 울타리가 되어주어야 한다. 그들의 손을 잡아주어야 한다. 한국 기독교가 어떤 길을 걷고 있는지 오래오래 곱씹어 볼 일이다.

 

시작할 때 안내지의 모서리 끝을 찢어서 가카와 김용민 피디에게 한 마디 하는 메모를 걷었는데, 그것들 중 당선된 한 마디의 주인공에게 울트라스페셜 돼지4종세트(책이다!)를 주었다. 깜찍 발랄한 메모들이 많았더랬다. 뽑히진 않았지만 야곱의 한 마디도 참 좋았다. "가카! 가! 카아!(퉤-생략되어 있음...;;)"

 

마지막으로 가카 캐롤 함께 부르기 시간을 가졌다. 간주가 길고 노래도 길어서 가끔 지루해지기도 했지만 주옥같은 가사가 심금을 울렸다.

 

내곡동 가카 집(루돌프 사슴코)

 

내곡동 가카집은 매우 반짝이는 집
만일 내가 봤다면 대박이다 했겠지
다른 모든 친척들 주위에다 땅 샀네
내곡동 저 가카집은 그린벨트 풀렸네
 
가카집 들키던 날 가카 말하길
내곡동집 포기할께 없던 일로 해주렴
그후론 사람들이 그를 매우 씹어댔네
내곡동 가카집은 길이길이 기억되리~

 

 

 

쫄면 안 돼(울면 안 돼)

 

쫄면 안돼 쫄면 안돼 가카할아버지는 쪼는 애들에겐 빅엿을 안겨주신대
가카할아버지는 알고계신대 누가 쪼는 앤지 안 쫀 앤지 오늘 밤에 잡아가신대
댓글 달때 블로그 할 때 트윗할 때 페북 할 때도 가카할아버지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신대

 

 

 

 

기쁘다 가카 오셨네 (기쁘다 구주 오셨네)

 

기쁘다 가카 오셨네
만백성 망했다~
공항도 다리도 터널도 도로도~
재벌에 팔아라~
외국에 팔아라~
다 팔아~ 팔아 버려라~

기쁘다 가카 오셨네
만백성 망했다~
방송도 신문도 블로그 트윗도
다 장악하여라~
다 장악하여라~
다 입을 틀어 막아라~

기쁘다 가카 오셨네
만백성 망했다~
전국의 백성들 총선과 대선 때
다 투표하여라~
다 투표하여라~
우리 표~로 바꿔 버리자~
우리 표~로 바꿔 버리자~


 

 

가카를 보라(창밖을 보라)

 

가카를 보라, 가카를 보라!
꼼수가 보인다
가카를 보라, 가카를 보라!
FTA 왔다

정치를 하는 보수파들은
몰락하는 줄 모르고
날치기하고 조중동 믿고
신나게 뻥친다

긴긴 해가 다가고
총선이 오면,
표 달라고 해봐도
국민은 이제 안 속아!

5년 임기가 다가기 전에
마음껏 즐겨라~
도곡동 땅에 BBK를
까발리기 전에~

가카를 보라, 가카를 보라!
꼼수가 보인다
가카를 보라, 가카를 보라!
FTA 왔다

정치를 하는 보수파들은
몰락하는 줄 모르고
날치기하고 조중동 믿고
신나게 뻥친다

긴긴해가 다가고
대선이 오면,
표 달라고 해봐도
국민은 이제 안 속아!

5년 임기가 다가기 전에
마음껏 즐겨라~
도곡동 땅에 BBK를
까발리기 전에~

 

나꼼수 방송에서도 익히 들어왔던 각종 성대모사도 즐거웠고, '부흥대성회'다운 뜨거움보다는 엽기 발랄 귀여움으로 무장한 따스함이 있는 시간이었다.

옥의 티가 있다면 진행하는 내내 조명을 끄고 했다는 점이다. 무대 위에서 가수가 노래를 부르는 것도 아니고 왜 불을 껐는지 모르겠다. 불 켜고서도 화면의 그림이며 글자며 다 보이고, 그걸 더 선명하게 보는 게 목표라면 화면 볼 때만 불을 꺼도 됐는데, 핵심 복음 설교 때에도, 2부의 대담 때에도 내내 불을 끄고 있어서 무척 답답했다. 게다가 어두워서 무언가를 끄적일 수도 없었다. 설마 동대문 구민회관에서 전기세 나간다고 불을 못 켜게 한 것은 아니겠지? 도저히 알 수 없는 행사진행이었다. 다른 지역에서 행사를 가질 때에는 부디 조명을 꼭 켜주셨으면 한다.

 

책을 준비해 가지 않았기 때문에 사인은 받지 못했지만, 의미있는 시간이었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덕분에 다음날 혼자서도 여의도 집회를 나갈 용기가 생겼다. 억수로 추워서 콧물이 고드름이 되었지만 참여할 수 있어서 고마운 시간이었다. 더불어, 나는 꼽사리다~도 열심히 듣고 있다. 나꼼수만큼은 아니어도 큰 도움과 재미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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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한민국 보수 몰락 시나리오
    from 그대가, 그대를 2012-07-17 02:28 
    김용민이 대한민국 보수를 파고들었다. 깊이, 아주 깊이! 제목은 몹시 중의적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히트 상품 보수! 건국 이래 거의 대부분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최고의 베스트셀러이기도 한 보수를 판다는 의미도 되는 거니까. 실제로 그랬다. 대한민국에서 '보수'라고 자처하는 이들이 정말 '보수'인가는 접어두더라도, 일단 보수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이들은 천하무적이었다. 그들은 '빨갱이'라는 창을 휘두르며 보수라는 갑옷으로 무장한 채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순오기 2011-12-10 0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사 아들에 어울리는 시사부흥회,
가카 헌정송을 들으면서, 우리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라는 개그맨 말이 생각나요.ㅜㅜ

마노아 2011-12-10 23:35   좋아요 0 | URL
웃는 게 웃는 게 아닌 시간을 4년여 보내왔어요. 아직 일년이 남았다는 게 아득해요...;;;;;

루쉰P 2011-12-11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웃겨요 캐롤 가사 보다가 기절할 뻔 했어요 ㅋㅋㅋ 근데 뒷맛은 씁슬하니 제가 좋아하는 블랙코미디입니다 -.- 참고로 이 댓글은 가카께 헌정하는 마음으로 아이폰4S로 쓰여졌습니다 ㅋ

마노아 2011-12-11 01:59   좋아요 0 | URL
목메어 웃다가, 목이 메어버려요...;;;;
아이폰4S! 우리의 일상은 어느새 `헌정`으로 도배가 되었어요. ㅋㅋㅋ

소나무집 2011-12-12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딩 딸내미하고 캐롤 신나게 따라 불렀어요.ㅋㅋㅋ ㅠㅠㅠ

마노아 2011-12-13 10:50   좋아요 0 | URL
노래하며 그분을 찬양하기! 일석이조라니까요.=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