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이야기 3
모리 카오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3부의 주인공은 명백히 영국인 스미스 씨다. 앙카라로 떠나기 위해 안내인을 만나기로 했지만 안내인은 보이지 않고 설상가상, 기둥에 묶어놓은 당나귀와 짐이 모조리 사라졌다. 그리고 스미스와 마찬가지로 소중한 말을 잃어버린 한 여인이 등장한다. 두 사람은 말을 찾기 위해서 시장장을 찾아가고, 자신의 구역(?)에서 도둑질은 용서할 수 없다는 시장장의 신념 및 명령 아래 두 사람은 짐과 말을 모두 찾는다. 말을 찾던 여인의 이름은 탈라스.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스미스에게 자신의 집에서 묵어가라고 청한다. 오랜만에 손님을 맞이한 탈라스의 시어머니는 무척 기뻐한다. 알고 봤더니 그녀에게는 다섯 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탈라스는 첫째 아들에게 시집을 왔다가 큰 아들이 병사하고 이어서 둘째 아들에게 다시 시집을 갔고, 둘째 아들이 절벽에서 실족사하자, 셋째, 넷째, 그리고 다섯째 아들에게까지 연이어 시집을 갔지만 그들은 모두 죽고 말았다. 이름하여 형사취수제였다. 스미스에게는 놀랍고 기이한 경험으로 목격한 것을 받아적기에 바쁘다. 

 

탈라스와 그녀의 시어머니를 통해서 작가는 유목민 여자의 생활을 자세하게 묘사한다. 스미스의 호기심을 바탕으로 전개되지만 독자도 궁금하고, 작가는 그려서 표현해내고 싶고, 우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자신마저 죽고 나면 며늘 아가가 어찌될지 걱정이 많은 시어머니는 초면인 스미스에게 다짜고짜 며느리와 혼인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하고 나선다. 서양인인 스미스씨에게는 당황스럽고 난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탈라스가 예쁘긴 하지만, 또 탈라스의 의중이 어떤지도 알 수 없고,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그의 난처함을 이해한 탈라스의 도움으로 무사히 집을 나왔지만, 이번엔 심술 궂은 숙부님 덕분에 영국인 첩자로 모여 자칫 처형당할 신세가 되어버렸으니, 스미스씨의 인생도 참 험난하다.  

하지만 극적으로 등장한 스미스 씨의 안내인 알리! 게다가 만능 재주꾼에 입담꾼이다.

 

스미스를 구했을 뿐아니라 여행에 필요한 모든 것을 말 몇 마디로 모두 구해내는 저 수완을 보시라! 어디 가서도 밥은 안 굶고 살아갈 청년이다. 문득 식객의 성찬군이 떠올랐다.^^  

한편, 스미스씨가 처한 위험을 전해듣고 도움을 주러 달려온 어린 신랑 카르르크와 아리따운 신부 아미르. 덕분에 일행이 많아져서 이들의 한끼 식사 문제가 대두된다. 여자들은 길거리에서 군것질하는 것이 금지된 문화 덕분에 찻집의 방 한칸을 빌려 진수성찬을 차려낸다. 물론 다 사온 음식들이지만, 이 음식들이 조리되는 과정과 조달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또 제법 컸다.

 

그림만으로도 식욕이 돋지 않는가. 게다가 왁자지껄한 시장의 분위기까지 느낄 수 있어 음향효과를 듣는 기분이다.   

극적인 순간을 맞닥뜨리고 나니 감정이 확인되는 법! 스미스 씨는 탈라스씨를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 되돌아올 것을 약속하지만 여기에 또 뜻하지 않은 변수가 생겨버린다. 당장에 스미스 씨와 탈라스 씨가 부부연을 맺기는 힘들어 보이지만 뒷일은 알 수 없는 법!

 

앙카라까지 갈 수 있는 세 가지 길을 설명하고 있다. 현재 위치가 어디쯤인지 알아볼 수 있어 반가운 지도다.  

 

약속의 증표였던 금시계는 사막에 버려진 채 방치되었지만, 혹시 또 모른다. 저 금시계가 누군가의 손을 타고 타고 또 타서 탈라스에게 다시 전해질지. 그리하여 두 사람의 끊어진 듯한 인연이 이어진다면 그야말로 천생연분일 것이다. 영국의 학자와 유목민 아내가 인도에서 새살림을 차린다면... 아, 참으로 이색적이다.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 테지만, 그게 뭐 대수일까! 

3권의 초판 부록은 스티커다.  

 

이전에 나왔던 책의 그림을 그대로 찍어서 스티커로 만들었다. 새로 그린 게 아니어서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반가운 선물이다. 

 

한 페이지에 두 장씩은 스티커가 나오니까 아주 큰 그림들은 아니다. 4x6사이즈 포토 앨범에 붙여볼까 생각중이다. 아, 붙여놓고 사진을 찍을 걸 그랬다. 아무튼 이제부터는 4권을 기다릴 차례다. 

 

(기어이 사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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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1-09-01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 권도 무척 기다려지지 않나요? 스미스씨 처음엔 완전 단역이었는데, 이렇게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었네요. 두 사람이 재회해서 잘되면 좋겠어요~~~

마노아 2011-09-01 22:05   좋아요 0 | URL
스미스씨 완전 재밌어요. 얼빵한 표정 짓는 모습도 재밌고요. 다음에 꼭 다시 만났으면 좋겠어요.^^

2011-09-01 2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2 2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재는재로 2011-09-03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전 우월하죠 모리 여사의 그림체는 그림 그리는 동영상을 한번 본적있는데 진짜 대단하데여 이번권의 스미스 진짜 안습 시계를 던저 버리는데 다음권에 과연 어떻게 될지 행복해졌으면 다음권도 스미스가 주인공이네요 또다른 모리여사의 메이드물도 발매 해주면 좋을텐데

마노아 2011-09-04 16:25   좋아요 0 | URL
우와, 그림 그리는 동영상도 있군요. 완전 신비로울 것 같아요!
스미스 씨 안경 속 헤롱거리는 눈으로 보일 때와 느낌이 엄청 달라요.
모리 여사님의 장인 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이 앞으로도 쭈욱 이어졌으면 해요.^^

2011-09-05 1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5 18:0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