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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 안녕! - 2011년 제17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ㅣ 비룡소 창작그림책 39
한자영 글.그림 / 비룡소 / 2011년 5월
속표지의 그림이다. 내리는 비의 모습이 글자 '보슬'의 모습을 하고 있다.
조금 거리를 두고서 내리는 비의 모습을 보면 정말 보슬보슬의 느낌이다.
지렁이의 머리 위로 툭!하고 빗방울이 떨어졌다.
지렁이의 몸체 수준에서는 저 빗방울이 마른 하늘의 물벼락처럼 아주 컸을 것이다.
그렇지만 뜨겁게 달구어진 지표면 위로 올라와 있었더라면, 아주 단비처럼 느껴졌을 테지.
빗방울이 톡토도독! 하고 떨어지는 모양새가 음악을 연상시킨다.
지렁이는 빗방울 연주에 맞춰 춤이라도 춰야 할 것 같다.
꼬물꼬물 꼬물꼬물~
나름대로 솜씨를 부린 지렁이의 댄스랄까.
지렁이만 신난 게 아니다.
달팽이도, 거북이도, 지렁이도...
모두 모두 빗방울에 제 몸을 맡기고 리듬을 탄다.
어떤 물방울은 머리 위로 떨어졌다가 튕기면서 근사한 왕관 모습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비를 좋아하는 꼬물꼬물 삼총사가 빗방울에 제 얼굴을 비춰보고 있다.
발그레 상기되어 있을 것이다.
이 그림책을 본 날, 정말 저렇게 커다란 물방울이 후두둑 떨어져서 순식간에 뜨겁던 대지를 하얗게 식혀주었다.
그대로 맞고 있을 수 없어서 실내로 피신하기는 했지만 떨어지는 빗소리가 오래도록 시원하게 들렸다.
수채화로 그려진 그림이 물냄새가 가득했고, 글씨도 많지 않고 동물 친구들의 꼬물거리는 모양새가 아기들을 기쁘게 한다. 유아용 그림책으로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