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알사탕 경품에 당첨되어서 구매하게 된 '특별한 세계지도' 되시겠다. 얼마나 특별한지는 지금껏 펼쳐보지 못해서 사실 잘 몰랐는데, 어제 클림트 1000피스 퍼즐 액자를 옆벽으로 돌리면서 빈 공간에 이 지도를 붙이기로 결심했다.
부직포로 된 세계지도와 반투명으로 된 지도가 한 장 들어있다. 자세한 지도의 모습은 들어있지 않지만 국경선과 나라 이름은 확인 가능하다. 여기서 좀 더 폼나려면 가본 도시를 핀으로 표시하거나 갈 계획인 곳을 표시하면 좋겠지만, 벽에 붙이는 것만도 보통 일이어서 거기까지는 못했다. 자석이 부착된 곳이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
이건 어제 붙인 상태인데 저게 두 번째 붙인 거였다. 원래 들어있던 3M 양면 테이프가 자꾸 떨어져서 그 위로 스카치 매직 테이프를 붙였지만 오늘 아침에 또 떨어졌다. 그래서 비상수단을 강구!
부직포가 우리집 광택있는 벽지에서 자꾸 떨어지는 것 같아 부직포 뒤에 흰종이를 덧대고 클립으로 고정시켰다. 그리고 그 종이를 양면 테이프로 붙이니 안 떨어지고 잘 붙는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했다.
벽지가 모눈종이처럼 눈금이 되어 있어서 그 칸에 맞추어 붙인 건데도 저렇게 삐뚤어졌다. 아무래도 연속해서 붙이는 과정에서 부직포가 한쪽으로 늘어난 것 같다. 양면테이프가 강력해서 떨어지지도 않는다. 이걸 어째....ㅜ.ㅜ
본의 아니게 지구본 두 개 사이에 세계지도가 끼었다. 왼쪽 작은 지구본은 스탠드가 있던 자리인데 어제 집에 온 언니가 스탠드를 가져갔다. 램프가 다 닳아서 못 쓰고 있던 예전 내 스탠드를 램프 갈고 다시 저 위치로 놓으면 지구본은 어디로 보내지? 전원을 넣으면 별자리도 나오는 녀석이지만 이 방에서 잠을 자는 일이 없어서 사실 별자리를 볼 일이 없다. 뭐, 그건 나중에 고민하고....
올 초에 다시 맞춘 1000피스 퍼즐 액자는 주방에 걸려 있다. 지극히 어울리지 않는 자리였지만 걸 데가 없었기 때문이다.
맘 같아선 부직포 붙여놓은 자리에 이걸 갖다 놓고 싶지만 액자를 걸려면 시멘트 못을 박아야 하는데 그럼 작업이 너무 커진다.
평생 벽에 뭐 붙이고 사는 일이 힘들었다. 예전에 포스터 붙였다가 엄마가 바로 다 떼어내셨다. 그래서 이승환 포스터도 한 번도 못 붙여봤다.(대신 지금은 액자에 하나 끼워 넣었다. 구석에 세워뒀지만...) 연예인이 아니니 넘어가는 분위기지만, 좁은 공간에 빈 공간이 하나도 없어서 여백 없이 답답해 더 좁아보인다는 단점이 있다. 내게 큰 방이 있다면 까짓 것!!
반투명 비닐로 된 세계지도는 책상에 깔고 유리를 덮으면 아주 환상일 것 같은데 애석하게도 책상에 유리가 없다. 이 책상 사이즈만한 유리를 언니 사무실 정리할 때 줏어올 수 있었는데 운반이 힘들어서 포기했던 게 살짝 아쉽다. 물론, 유리를 깔려면 책상위에 올려진 무수한 책장들을 다 내려야 하니 엄두도 안 났겠지만!
무튼, 한비야 씨 말처럼 세계지도를 늘 보면서 성장하면 참 좋을 것 같다. 나야 다 자란 성인이지만 그래도 꿈은 부풀 수 있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