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의 전자파


제 1387 호/2011-07-11

전자파 피하는 열 가지 비법!


“정말? 대박~~ 진짜 이주훈이 수진이한테 고백했대? 어쩜 어쩜, 진실게임 할 때는 한 마디도 안 하더니, 애가 엉큼스럽다. 그치?”

태연이 벌써 한 시간째 휴대전화를 귀에 딱 붙이고 수다를 떨고 있다. 보다 못한 아빠가 휴대전화를 뺏어서 확 꺼버린다.

“아빠! 이게 무슨 짓이에요. 숙녀한테! 이렇게 끊어버리면 제 체면이 뭐가 되냐고요! 게다가 수진이가 저한테 전화를 한 거라서 요금도 한 푼 안 드는데 왜 끄시냐고요!!”
“네 체면보다 건강을 우선시해야만 하는 아빠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는 걸 알아주었으면 하는구나.”
“이렇게 멀쩡히! 지나치게 건강한, 그리고 육중한 저를 보세요. 뭐가 문제라는 거냐고욧!”

“휴대전화를 오래하면 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과학자들이 밝혀냈단 말이야. 세계보건기구(WHO)라고 들어봤지? 거기 산하기관인 국제암연구소(IARC)의 31명 전문가들이 휴대전화 전자파를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어. 그 내용에 따르면 매일 평균 30분간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은 악성뇌종양(암)의 일종인 신경교종 발병률이 높아진다는구나. 신경교종은 신경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세포에 생긴 종양을 말해. 휴대전화를 오래하면 체온이 올라가서 신체기능에 이상이 생기거나 면역기능 또는 신경기능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암에 걸리기 쉬워진다는 거야.”

“에이, 뭘 그런 걸 가지고 그러세요. TV에서 그냥 호들갑 떠는 거예요. 아무리 그래봤자 휴대전화 때문에 암에 걸렸다는 사람은 여태 단 한명도 못 봤어요. 에구, 그렇게 겁을 많이 잡수셨쎄여?!”

“음…, 문제가 그렇게 단순하진 않단다. 그동안 휴대전화 전자파가 뇌종양 발병률을 높이고 어린아이가 사용하면 심신장애가 생길 확률이 높으며 임산부가 휴대전화를 오래 사용하면 주의력 결핍이나 과민성 행동장애를 보이는 아이가 태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등의 연구결과가 많았어. 하지만 세계보건기구는 이 모든 것들이 꼭 휴대전화 때문이라고는 말하기 어렵다고 주장해왔지.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암과 휴대전화 사이에 명확한 관계가 있다는 걸 인정한 거야. 더구나 휴대전화를 가솔린엔진 배기가스나 납과 같은 수준의 발암물질(2B등급)로 분류해야 한다고 권고까지 했단다. 국제암연구소는 발암물질을 5개 등급으로 분류하는데 2B등급은 이 중 세 번째로 높은 등급이야.”

“허걱! 그럼 잠시도 가만히 못 있고 떠들어 대고 공부에는 30초 이상 집중하지 못하며 ‘식탁위의 하이에나’라는 별명에 걸맞게 눈에 띄는 모든 걸 먹어치우며 조금만 웃겨도 배꼽이 떨어져나갈 듯이 포복절도하는 저의 이 비정상적인 특성들이 혹시 과도한 휴대전화 사용 때문??!!”

“에고, 제발 오버 좀 하지 마! 암튼 휴대전화가 질병을 유발한다 해도 휴대전화를 아예 쓰지 않고는 살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란다. 또 전자파는 휴대전화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거든. TV, 컴퓨터,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 전자제품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전자파가 나오니까 더욱 문제지.

“에엥? 그럼 전자파가 온 집안에서 나온다는 거예요?”

“그래. 전기가 흐르면 진동이 일어나면서 전기장과 자기장이 동시에 발생하는데 이 두 가지가 반복되면서 파도처럼 퍼져나가는 것이 전자파란다. 전기를 쓰는 모든 곳에서 이 전자파가 나와. 심지어는 전자제품을 꺼 놓은 상태로 전원코드만 꽂아놔도 전자파가 나오게 되지.”

태연은 아빠의 말을 들으면서 점점 몸을 움츠린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전자파 괴물들이 주위에서 공격이라도 하는 듯 공포의 눈빛이다.

“아빠, 그럼 전 이 험난한 전자파의 바다에서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는 거죠? 네??”

“전자파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 우선 휴대전화부터 알아볼까. △가능하면 휴대전화보다는 유선전화를 쓴다. △꼭 휴대전화를 써야 한다면 되도록 짧게 쓴다. △스피커폰 기능을 이용해서 전화기를 귀에서 떼어 놓은 채 통화한다. △엘리베이터나 이동 중인 자동차에서는 휴대전화를 쓰지 않는다.(휴대전화는 기지국과의 연결을 위해 신호를 잡는 동안 상당한 양의 전자파를 방출한다. 그런데 이동하면서 전화를 하면 전화가 계속해서 새로운 기지국과 연결을 시도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훨씬 많은 전자파가 나온다.) △통화 신호 세기가 약한 곳에서는 통화하지 않는다.(휴대전화가 출력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전자파를 방출하기 때문이다.) △잠잘 때는 휴대폰을 멀리 떼어 놓는다. △어릴수록 휴대전화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어린이는 뇌를 보호하는 막이 성인보다 얇아 전자파의 직접적인 영향이 훨씬 크다.)”

“이, 이걸… 다 지키라고요?”

“습관 되면 별것도 아니야. 또 일상생활 속에서 전자파를 줄이려면 △쓰지 않는 전원코드는 다 빼 놓는 게 좋고 △데스크톱 컴퓨터 보다는 노트북을 사용하거나 컴퓨터 모니터의 경우 14인치보다는 17인치 모니터를 사용하는 등 전자파가 적은 제품을 사용하며 △전자레인지의 경우 전자파 방출량이 크니까 가능한 한 멀리 떨어져있는 게 좋단다.

여기까지 듣던 태연의 표정을 보아하니 거의 패닉상태다. 태연은 급히 방으로 들어가 텐트, 코펠, 담요, 라면, 물 등등을 산더미만큼 짊어지고 나온다. 그 뒤를 강아지 몽몽이가 따라 나온다.

“아빠, 일단 저는 깊은 산 속으로 피해 있을게요. 전 꼭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고 싶답니다. 아빠도 건강한 손자를 원하시죠? 그러려면 전자파가 없는 깊은 동굴 속에서 몽몽이를 벗 삼아 딱 10년만 머물다 와야 하겠어요. 아버지를 버리고 떠나는 소녀를 용서해 주세요. 흑흑~.”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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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7-12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은 집전화도 인터넷 무선전화인데 이것도 핸드폰만큼이나 안 좋다는 걸까???

hnine 2011-07-12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입증을 하느냐 못하느냐의 문제이지, 짐작은 하고 있던 문제이네요.
휴대전화는 요즘 거의 우리 신체의 일부분이 된 양, 심지어는 잘 때도 모닝알람 맞춰 놓고 손에 쥐고 자는 사람도 있더군요.

마노아 2011-07-12 18:50   좋아요 0 | URL
저도 모닝콜 때문에 손닿는 거리에 두고 자거든요. 이어폰 쓰는 걸 습관화시켜야 할까봐요. 그것도 참 일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