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2
권교정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권교정 작가가 그려내는 셜록 2권이다. 연재분이 비교적 축적되어 있었던 까닭에 1권과 2권의 출간 간격이 짧았다. 3권부터는 마음을 비워야 될 거라고 미리 짐작해 본다.^^

먼저 초판 한정 부록부터 보자.

신부 이야기 때도 이런 걸 받았는데 이번 엽서는 불투명한 재질이다. 뒤쪽도 똑같은 그림이 좀 더 옅은 빛깔로 비춰보이는 그림이다. 재질이 두꺼워서 앨범에 붙여넣기는 좀 곤란하고, 좀 지나서 이런 부록들만 모아 수납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야겠다. 앨범이든 스크랩북이든 그냥 상자든...

책 속 컬러 그림이다. 마차의 바퀴 그리는 것을 엄청 싫어하는 작가님이지만 모처럼 애를 쓰신 모양이다. 
귀부인의 손에 감긴 털 장갑? 하여간 저 방한 도구를 어릴 때 무척 선망했다. 소공녀 세라에서 세라가 하고 나왔는데 무척 따뜻해 보였고 고급스러워 보였던 것이다. 하지만 저런 식은 귀부인 마냥 손 쓸 일이 별로 없는 사람들에게나 유용하지 손으로 많은 것을 해야 하는 내게는 어울릴 것 같진 않다.

2권은 홈즈와 왓슨이 어떻게 만나서 한 하숙방을 쓰게 되었는 지를 설명하고 있다. 왓슨의 예비 신부가 물어보고 대답해 주는 형식으로. 어릴 때 읽었던 홈즈 시리즈에서 왓슨의 약혼녀 얘기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가 결혼을 했었던가? 싶은데, 셜록 시리즈에서도 언급은 되지만 지속적으로 출연하는 인물은 아닌가 보다. 

어릴 적 내가 읽었던 홈즈 시리즈는 언니가 읽던 책을 몰래 챙겨 본 거였는데 그래서 순서가 맞지 않았다. 닥치는 대로 보았기에 순차적인 흐름은 알 길이 없다. 

홈즈를 찾아와서 동료를 마구 헐뜯는 레스트레이드 경감은, 친구가 없는 홈즈를 무척 안쓰러워 했지만, 실상 파악해 보니 그런 홈즈보다 더더더 친구가 없는 경감 자신이었다. 진심으로 홈즈는 눈앞의 사내를 측은하게 여겼다. 독자도 동감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두 번째 사건 이야기를 해보자. '보헤미아 왕실 스캔들' 편을 의뢰한 인물은 복면을 쓴 채 등장했다 .물론, 그를 보자마자 홈즈는 그의 정체를 단박에 파악한다.

하핫, 그래도 왕인데 옷 차림이 좀 우스꽝스럽다. 복면을 써서가 아니라 망또 단추가 좀 그러네. 19세기 복장은 이런 걸까? 망또는 역시 로마 군인 망또가 쵝오!!

이번 이야기도 어릴 적에 읽었던 기억이 난다. 홈즈를 유일하게 이겨버린 여인네랄까. 의뢰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빼돌리기 위해서 홈즈가 변장을 했고, 화재를 연출해서 가장 중요한 사진을 숨겨둔 장소를 알아차리던 그 내용. 마지막에 사진을 찾으러 갔더니 찾던 사진 대신 그녀의 사진이 있었던 결말도 기억이 난다. 그런데 작품 속에서 매우 미인으로 등장하는 그녀의 자태가 몹시 궁금했건만... 이런 좀 실망스럽다.

대단히 남성미가 느껴진다. 남성이 여장을  한 느낌이랄까. 게다가 입술이...ㅠ.ㅠ 권교정 작가님에 대한 나의 애정으로도 쉽게 미인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내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 건지....

뭐 아무튼, 사건이 매우 박진감 넘치게 진행되면서 몹시 궁금한 부분에서 뚝 끝났다. 3권을 오골오골 기다릴 차례다.

작품 후기가 재밌다. 바퀴가 네개나 달려 있다니 나랑 싸우자는 건가!에서 빵 터졌다. 하긴, 이렇게 동그란 것은 어떻게 그리는 걸까? 콤파스? 모양자 대고 그리시려나? 알 수가 없다. 꿈에서 내 친구는 신일숙 작가의 문하생으로 뽑혔다며 천안까지 통근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신일숙 샘이 일산에 살고 계셨던 게 아니던가? 뭐 그건 중요치 않고, 평소 친구가 그림을 잘 그리는 줄 전혀 몰랐던 나는 꿈속에서 감탄하고 놀라고 부러워하다가 깼다. 하핫, 셜록을 보고 잔 후유증으로 설마 신일숙 샘이 등장? 그 연결 고리는 설득력이 없지만, 이 작품 속에서 '전보'로 약속을 잡은 것처럼 꿈에서 친구가 합격 소식을 받은 것도 '전보'였다. 하핫, 좀 어이 없지만 재밌는 꿈이다.

아무리 절친이어도 홈즈와 왓슨처럼 한 집에서 생활하는 것이 죽이 척척 잘 맞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면에서 홈즈와 왓슨의 우정이 몹시 부럽다. 시리즈가 꽤 길게 진행될 것 같은데 그 중간에 내가 셜록 홈즈 전집을 다 읽어낸다면 좋겠다. 좀처럼 엄두가 안 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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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1-05-05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혹시, 아이린 애들러가 등장하는 보헤미아왕 사건인가요? 저게 아이린 애들러? 띠잉~ 어릴 때 본 얇팍한 홈즈 시리즈물에 실렸던 정말 매혹적인 아이린 애들러의 삽화가 아직도 기억납니다.제가 교정님 팬이지만, 저게 아이린 애들러라니 흑흑...

마노아 2011-05-06 00:02   좋아요 0 | URL
호호호혹시, 그 아이린 애들러가 맞습니다. 주르르륵...ㅜ.ㅜ
매혹적인 아이린 애들러의 삽화를 저도 보고 싶어요.
킹교님의 팬이지만 용납할 수 없는 아이린이었어요...흑흑....

또치 2011-05-06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이건 사야 해!!!!!!!

마노아 2011-05-06 14:36   좋아요 0 | URL
그럼요. 그리고 언능 읽어야 해요.^^ㅎㅎㅎ

pjy 2011-05-06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권교정님 책이 좀 집에 있는데 이거참, 완결까지 기둘리려면 인내심이 필요하겠습니다요~~
맨날 볼때마다 BL버젼은 안되는지 망상으로 킥킥거리는데 역시나 미인캐릭이 말썽이군요ㅋ

마노아 2011-05-06 14:37   좋아요 0 | URL
킹교샘은 늘 우리의 인내심을 단련시키는 교주시지요.ㅎㅎㅎ
셜록과 왓슨은 최고의 BL소지가 있어요. 어떤 여자가 두 사람보다 더 각별해질 수 있을까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