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오랜만에 가보는 차카게 살자 공연 날이었다.  

십여 년 전부터 시작된 '차카게 살자' 공연은 이승환이 주관하는 자선 공연이다. 처음엔 일반 공연으로 시작해서 파티 형식으로 진행했다가 작년에 한 해 쉬고 올해 시즌2로 개편되면서 좀 더 '자선'쪽에 초점을 맞춘 행사였다. 제작년 공연 때는 집에 일이 생겨서 공연 당일 표를 팔아야 했다.ㅜ.ㅜ 오랜만에 참석하는 만큼 더 들뜨고 기대되었다. 올해의 드레스 코드는 '천사와 악마' 

첫해 '츄리닝' 패션 이후 드레스 코드는 감히 도전해 보지 못했는데 올해는 뭔가 해보고 싶었다. 그래봤자 머리띠 하나 추가하는 수준이지만... 

 

예상대로 천사 날개는 너무 작아서 다현양에게 적합하다고 여겼고, 나는 악마 머리띠와 삼지창 정도로 만족하기로 했다.  

 

공연장 전면을 찍은 사진이다. 왼쪽에 보이는 사신 포스의 저분이 어제 2등 먹으신 분. 공연도 좋았지만 드레스 코드 심사도 아주 재밌었다. 후보로 오른 이들이 모두 '악마'혹은 사신 혹은 악역 캐릭터 쪽으로 집중됐는데, 국가스텐의 하현우가 즉석에서 천사 복장의 한 분을 무대로 올렸다. 천사 날개에 붉은 가발로 마무리를 지으신 분인데 다른 분들은 옷을 멋드러지게 준비했지만 멘트 준비가 하나도 되어 있지 않아서 무대 위에서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되고 말았다. 그런데 즉석에서 불려온 천사분은 본인 소개를 '천국동'에서 왔다고 하는 게 아닌가. 하현우가 노래/춤/성대모사 중 하나 고르라고 하자 수줍어하며 노래를 하겠다고 한다. 그러더니 '천국의 노래'를 들려주겠다고 하면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부르는 게 아닌가. 졸지에 이 노래는 전체 합창이 되고 말았고 분위기 정말 좋아졌다. 당당히 1등 당선되었고, 상품은 42인치 TV였는데 도로 기증하셨다. 놀랍게도 이분은 10회 공연(2009년) 때도 1등 먹으신 분이었는데 그때도 1등 상품을 바로 기증하셨다 한다. 멋지다!! 

저렇게 멋진 드레스 코드 연출도 많았지만, 나같이 소박한 연출도 많았다. ㅎㅎㅎ 

(사진 자체 삭제!) 

주최측에서 찍어주고 오늘 메일로 받은 사진이다. ㅎㅎㅎ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예이고, 오늘 다현양에게 입혀본 천사 날개는 이렇다. 

 

공연은 6시 시작이고 사전행사는 2시 시작이었지만 공장장님 물품 경매 번호를 따려면 1시까지 도착해야 했다.(정작 물품 경매 시간은 4시) 서둘러 간다고 갔는데 내가 받은 번호는 14번. 공장장님이 내놓은 물건은 모두 13번까지 있었다. 앞에서 하나씩 다 사가면 내 앞에서 뚝 끊기겠구나...;;; 

 

내가 눈독을 들였던 것은 외장 스피커가 있는 CDP였다. 110V라는 게 흠이었지만 그쯤은 이겨낼 수 있다고 여겼는데 애석하게도 3번으로 팔렸다.ㅜ.ㅜ 1번으로 팔린 건 저 빨간 모자. 공장장님이 직접 쓰던 모자다. 명품 썬글래스도 금방 팔렸고 wii도 20만원으로 가장 고가였는데 바로 나갔다. 다행히 내 앞에서 몇 명이 찜해놓은 물건이 먼저 나가자 구매 포기. 나한테도 번호 순서가 돌아왔다. 그때까지 남아있던 건 모자 하나랑 발맛사지기, 그리고 게임기. 게임기는 필요 없고, 발맛사지기는 나한테 너무 고가였고, 결국 모자 하나 건졌다. 

 

11번 멋쟁이 모자가 내 손에 들어온 녀석. 탭이 떨어져 있지 않은 걸 보니 사용은 하지 않았나보다. 아디다스 한정판 운동화는 딱 한 번 신었다던데 그것도 어느 처자의 손에 넘어갔다. 아까비..... 

 

팬들이 직접 제작해 온 가죽 공예품도 팔았고, 가방도 팔았고, 직접 구워온 머핀도 팔았다. 수익금은 모두 소아암 환자들을 위한 기금으로 돌아간다. 공장장님 공연 포스터도 500원씩에 팔았다.ㅎㅎ 물품 기증은 벌써 오래 전부터 받아왔기 때문에 대부분 드림팩토리 사무실로 바로 보내줬지만 현장으로 들고 온 것들은 한쪽 구석에 쌓아두었다. 내가 들고 간 책이랑 울 언니가 보태준 옷들도 저 중에 섞여 있다. 무거웠지만 보람 찼음.ㅎㅎ 

 

선착순 100명에게 나눠준 CD. 아직 들어보지 못했는데 표지가 인상적이다. 처음엔 뭔가 했는데 눈동자구나. 그러고 보니 저 눈동자를 공연 도중 영상에서 본 것 같기도...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아는 얼굴들 보며 인사도 하고, 먹을 것도 사먹고 동영상도 보다가 드디어 5시 반 입장 시작. 그리고 6시 공연 시작.   

순서는 이렇다.  

이승환 '차카게 살자 season2 : 이쁜~짓 무한 RT.'
2011. 02. 26 @ AX-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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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글이 날라갔다. 뭐라 썼는지 기억이 잘....ㅜ.ㅜ 아래부터 다시 씀...;;;;) 

처음 들어봤다고 착각했는데 알고 보니 예전에 본 적 있던 데이브레이크 좋았고, 장재인은 기대 이상으로 깜찍 발랄해서 좋았다. 다만 말이 너무 어눌해서 전달력이 약한 게 흠. 전에 공연에서 한 번 보고 기다렸던 국가스텐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노라조는 데뷔 6년 만에 이렇게 뜨거운 반응과 감격적인 무대 처음이라며 눈물을 글썽이기까지... 우리 팬들이 좀 멋쪄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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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노래를 들어본 10cm는 귀요미의 극치. 반응이 참 재밌었고 노래도 좋았고.... 윤종신은 라이브 오랜만에 듣는데 호흡이 좀 가쁜 것 같다능... 그래도 팥빙수 쵝오! 

공장장님 무대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 바이러스 가득가득! 얼마나 행복하던지 10시간을 서 있었던 다리의 고통이 사라졌다고 착각해버렸다.   

 

11시 넘어 공연이 끝나고 지하철 역까지 전속력으로 달렸는데 공연장에 공장장님 모자 두고 온 게 생각났다. 전시해두고서 끝나면 찾아가기로 했는데 그걸 두고 오다니... 다시 공연장으로 질주. 모자를 채 가지고 다시 지하철 역으로 달리고 나니 완전 녹초에 땀범벅. 밀려오는 피곤에 다리가 부러질 것 같았다. 발맛사지기는 내가 사야 했던 것인가 생각이 들 정도로... 집에 와서 검색해 보니 가격은 천차만별. 나는 온찜질로 대신했다.ㅎㅎㅎ 

맨 처음 공장장님 공연을 갔던 것은 99년 12월 30일이었다. 오랜만에 그때 받았던 감격과 환희가 떠올랐다. 그때의 내 다짐도... 잊지 말아야지. 꼭꼭 새겨야지. 그리고... 차카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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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2-27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한 팬심이에요~ 10년, 20년 변함없이 쭈욱 차카게 살자~~~~~~~ 짝짝짝!!

마노아 2011-02-28 00:12   좋아요 0 | URL
변함없이 쭈욱~ 차카게 사는 일, 마음이 벅차올라요. ^^

2011-03-01 05: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2 0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3 1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3 1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11-03-03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엠비씨 7일간의 기적에 이승환이 나오는데 요거, 차카게 살자 공연 이야기도 하고 기증 물품으로 운동기구도 내놓고 요거 공연 표도 내놓더군요. 티비보면서 자연빵으로 마노아님 생각도 했지요 ^^

마노아 2011-03-03 22:05   좋아요 0 | URL
으윽, 전시회 갔다가 엄니 모시러 수영장 가는 바람에 못 봤어요.
로비에서 보니까 딱 들어가고 없더라고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