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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로 보는 3D 별자리 도감
스기우라 고헤이 외 지음, 김창원 옮김 / 진선아이 / 2010년 11월
출간 정보를 보고는 몹시 궁금했던 책이다.
때마침 지역 도서관에도 있기에 예약해서 빌려왔다.
그런데 아뿔싸! 같이 들어 있어야 할 입체 안경이 없다.
도서관 직원은 안경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도 모르고 있었다.
대출 과정에서 누군가가 분실했거나 반납하지 않았나보다.
입체 안경이 없으면 이 책은 고무줄 없는 빤스인 것을...
그래서 결심했다. 직접 만들기로...
편지지 뒤에 들어 있는 두꺼운 종이를 오려내고, 문방구에서 400원 주고 산 셀로판지를 붙였다.
그러고도 아쉬워서 고무줄 두개도 달았다.
고무줄의 탄력이 너무 좋아서 오래 끼고 있으면 빠지기도 하는데,
그건 내 얼굴 사이즈에서 그런 거고, 조카들 얼굴에 끼워주면 잘 맞을 것 같다.
차마 내 사진을 크게 박을 수가 없어서 작게 붙여봤다.
모양새는 웃기지만 직접 만들었다는 게 중요하다.
같이 들어 있는 작은 책자다.
이 책에 별자리에 대한 정보가 들어 있다.
도서관에서는 분실될까 봐 꼼꼼히 테이프로 붙여놓았는데
입체 안경은 분실된 것도 모르고 있으니 안타깝다.ㅜ.ㅜ
입체 안경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왼쪽 눈과 오른쪽 눈에 들어오는 영상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두 눈의 영상 정보가 다를수록 가깝고 입체적으로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입체 안경을 한쪽은 붉은 색으로, 다른 한쪽은 파란색으로 만든 것이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개기일식 본답시고 셀로판지 샀던 게 기억이 나는데 어디에 보관했는지는 잊었다.
다시 사서 만들어봤는데 한장으로는 별 효과가 없어서 여러 번 포개고 비교해서 가장 좋은 입체감을 선택했다.
내가 만든 안경은 4겹으로 붙인 거다.
그리스 알파벳 읽는 법이다.
알파와 베타, 감마와 델타, 파이와 오메가 정도만 알겠다.
다른 것들도 본 적은 있지만 늘 보자마자 눈앞에서 사라진다.
발음은 '뮤'가 참 예쁘구나...
이어서 별에 대한 기초 상식들이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별자리들이 계절별로 소개되어 있다.
역시 겨울철엔 오리온 자리가 최고지!
허접해 보이는 자체제작 입체안경이 직접 써서 이 책을 보니
의외로 제법 쓸만했다.
책을 좀 가까이 들고 봐야 한다는 맹점이 있기는 한데
기대 이상으로 입체감을 보여주었다.
특히 점보다는 선이 입체적으로 보인다.
아무렴 3D입체 영화를 보는 것 같은 효과까지는 무리지만,
아쉬운 대로 입체감을 주는 별자리 도감으로 이만한 책이 또 있을까 싶다.
(뭐, 내가 직접 보지 못했지만..^^;;)
여러 별자리들 중 일부를 확대해 놓은 부분이다.
번호들을 유심히 지켜봐야 눈에 띈다.
황홀한 느낌으로 오래오래 바라봤더니 지금은 눈이 조금 피로하다.
하긴, 3D영화를 보고 났을 때도 눈이 피곤하기는 했다.
안경을 완성했으니 내일은 조카들에게도 구경을 시켜줄 셈이다.
나는야 입체안경도 만들어주는 멋진 이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