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더꿍 1 - 분노의 세월
이두호 지음 / 행복한만화가게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형부는 만화가 이두호 매니아다. 그래서 이두호 책을 많이 구해 선물했는데 지난 달에 구한 이두호 책은 오늘로 다가온 형부의 선물용 책이었다. 그런데 언니가 내가 이두호 책을 샀다는 걸 형부한테 미리 얘기했고 그 바람에 선물용을 미리 내주고 말았다. 그리하여 다시 구매한 이두호 책이다. 1.2권은 주문해서 받았고 3권은 아직 주문 전이다.^^ 

선물하기 전에 내가 먼저 읽기로 했다. 세조 때를 배경으로 한 홍윤성의 이야기인데, '극화'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실존 인물들의 이름을 앞뒤로 바꾸어 사용한다. 수양대군은 양수대군으로 나오고 홍윤성은 홍성윤으로, 김종서는 김서종으로, 정인지는 정지인, 한명회는 한회명으로 나온다. 그러니 읽다 보면 이름이 너무 헷갈린다. 게다가 황보인은 그대로 황보인으로 나온다. 이름은 원래대로 사용한 채 그저 '극화'라는 것을 강조하며 염두에 두고 읽으라고 했으면 좋을 뻔했다. 이름이 섞여 있으니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게 맞는지 자꾸 혼란이 온다. 그 바람에 별점 하나 감소! 

 

천인공노할 나쁜 홍윤성과 엮이게 되는 불쌍한 우리의 주인공은 저 어린 꼬맹이 독대다. 술마시고 행패부리는 저 아바이 땜누에 울컥했다. 속내는 그런 게 아닐지라도 못 배우고 가진 것 없는 힘없는 자의 입장에서 술로 세월을 달래며 아내와 아이를 패기 바쁜 그런 아버지는 흔한 만큼 참 싫다. 그림은 따귀 맞은 방향과 손의 방향이 어긋나서 찍어봤다. ^^;;  

아직 1권만 읽었을 뿐인데 홍윤성의 행적은 너무 끔찍해서 설명하기도 곤란하다. 어린 독대가 홍윤성 때문에 부모 잃고 목숨을 구해준 마음 둔 이까지 잃고 분노와 증오의 화신이 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상대가 너무 강하고 높은 곳에 있다는 게 문제다. 

 

계유정난 당일의 모습이다. 가마는 늦다고 말을 대라고 소리치기 무섭게 바로 질주하는 모습이 역동적으로 다가온다. 힘있는 그림이다. 연출이 훌륭하다고 느낀 부분은 또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야기 안에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혹은 전형 동떨어진 상황을 함께 표현해 준 그림이다. 오버랩되는 느낌이 2차원 종이 그림 위에서도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나래이션'이나 '회상' 등으로 연출했을 법한 소리들을 눈으로 확인시켜 주는 기분이다.  

지난 가을에 파주 지역 답사 갔을 때 같이 갔던 선생님이 나와 같은 본적의 사람이라고 잠시 놀렸던 그 홍윤성...;;;;; 작가님이 강조하셨듯이 '극화'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 인간의 나쁜 행태는 참 두고 보기 힘들다. 그걸 용인해준 세조가 아무리 선정을 베풀었어도 그를 임금으로 대접해주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저런 간신과 저런 임금이 저 시대만 있었는가 생각하면 또 그건 아니다. 국내건 국외건 목불인견... 참 많다. 화산이 꿈틀대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제목의 저 붉은 글씨는 이두호가 직접 휘날려(!) 쓴 글자다. 연재 당시 신명을 담아 쓴 저 글자처럼 덩더꿍 발도 구르고 풍악도 울릴 법한 내일이 작품 속에도, 현실 속에도 진행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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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1-02-10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의 홍윤성을 보니 예전 수양대군 드라마에서 홍윤성으로 나오던 탈렌트(갑자기 이름이 기억나질 않네요.40대 중후반된 탈렌트인데 요즘보니 근초고왕에서 대장군역으로 나오더군요.흔히 말라는 목욕탕 목소리라고 저음에 우렁 우렁한 목소리를 내는 분 말이에요)와 참 많이 닮은것 같네요^^

마노아 2011-02-10 15:50   좋아요 0 | URL
수양대군 나온 드라마 제목도 수양대군은 아니었던 거죠? 검색해 보니 안 나오더라고요. 근초고왕 대장군도 찾아봤는데 이름이 박철호던가... 맞나요? 저는 만화 보면서 임꺽정 역을 했던 정흥채 씨 생각이 났어요. 털이 덥수룩해서 그런가봐요.^^

2011-02-10 2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11 0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