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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나지 않게 해 주세요 ㅣ 베틀북 그림책 99
구스노키 시게노리 지음, 고향옥 옮김, 이시이 기요타카 그림 / 베틀북 / 2009년 3월
아이의 마음을 너무나 현실감 있게 그려낸 수작 그림책이다.
늘 혼이 나는 터라 심술이 잔뜩 나 있는 아이의 표정이 실감난다.
떼를 쓰며 울어대는 동생. 엄마가 올 때까지, 혹은 엄마가 오고 나면 더 울어버리는 동생 때문에 늘 혼나는 건 내 차지!
학교에서도 혼나는 건 다르지 않다.
뭔가 잘해보려고 하는 일들이 선생님을 기암시키고 마니...
먼저 약올리게 한 건 다른 녀석들인데 싸우고 나면 나만 혼나고 만다.
먼저 울어버리면 당해낼 재간이 없다. 우쒸...
어제도 혼났고, 오늘도 혼나고... 내일도 혼나겠지?
착하다라는 말을 듣고 싶지만 엄마도 선생님도 늘 화난 얼굴만 보여주신다.
화내면 얼굴에 주름 생긴다는 말은 엄마가 언제나 예뻤으면 하는 마음으로 한 말이었는데 화를 내셨고,
입학식 때는 목소리가 크고 씩씩해서 좋다던 선생님이, 이제는 시끄럽다고 화를 내신다.
아, 대체 어쩌란 말인가!
어떻게 하면 혼나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칭찬을 받을까?
나는... '나쁜 아이'일까?
칠월 칠석날에 반 친구 모두 소원 나무에 걸 소원을 쪽지에 적었다.
축구 선수가 되게 해달라는 소원,
피아노를 잘 치고 싶다는 소원...
그렇지만 우리의 꼬마 친구의 소원은 바로 이거다.
혼나지 않게 해주세요!
(틀린 맞춤법은 원작의 느낌을 바로 가져오기 위한 설정이다.)
아, 아이의 저 간절한 바람이라니. 눈물이 와락 나버렸다.
오죽했으면 저런 마음일까.
자주자주 혼나곤 하는 큰 조카는 벌써 이 책을 섭렵해 버렸단다. 울 언니가 보기 전에 치워두려고 했다는데...^^
아이의 저 마음도 이해가 가고, 매번 혼내키는 엄마와 선생님의 마음도 이해가 간다. 책 속 아이의 사랑스러움과, 엄마와 선생님의 반응이 몹시 인상적이었다.
일본의 풍습도 알 수 있어서 또 좋았다.(일본에서는 칠월 칠석날, 대나무에 소원을 적은 종이인 '단자쿠'를 매달고 색종이 따위로 장식하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예쁜 책이다. 지금... 할인 행사 중이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