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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지구를 지켜줘 1 - 애장판
히와타리 사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만 익숙했었다. 좋아하던 성우 분이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의 목소리를 담당했기 때문에 관심을 가졌는데, 애니가 원작을 많이 축약해서 감동이 힘들더라는 평을 받은 걸 기억한다. 그러다가 중고로 애장판을 구입하고 또 시간이 꽤 흘렀다. 불현듯, 갑자기 읽고 싶어져서 펼쳐들었다. 아,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그림체다.ㅜ.ㅜ
아무래도, 촌스럽다. 1권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가 무려 87년이란다. 23년도 전 작품을 읽고 있으니 촌스럽지 않다면 그게 더 신기한 일일 것이다.
여주인공 앨리스(엄마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좋아해서 딸 이름을 그렇게 지었단다.)는 식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의 소유자지만 지금은 평범한 고등학생. 전학간 학교에서 만난 동급생 두 명은 고등학교에 입학한 이후로 늘 같은 꿈을 꾸게 되었는데, 어느 날 그 꿈을 앨리스도 같이 꾸게 되었다. 꿈 속에서 그들은 달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외계인이었고 남자 쪽이 여자를 좋아하는, 또 다른 한 친구는 짝사랑을 하는, 그렇게 얽힌 연인 관계였다.
앨리스의 옆집에는 '링'이라는 7살 꼬맹이가 사는데 악동으로 앨리스를 많이 괴롭혔다. 어느 날 하루 아이를 돌봐주게 된 앨리스가 동물원에 데리고 갔다 오면서 나무 화분을 사줬다. 앨리스에게 질투를 느낀 녀석이 베란다 난간에 올라가서 화분을 버렸는데 열받은 앨리스가 뺨을 때린 것이다. 아이가 떨어지는 것을 앨리스가 잡았지만 힘에 부쳐서 결국 15층 아파트에서 아이가 떨어졌다. 다행히 나무들이 쿠션 역할을 해주어서 아이는 살았지만 의식이 없었고, 나중에 깨어났을 때는 마치 다른 아이처럼 변해 있었다.
달에서의 인물들은 거의 등장한 편이고 아직 모두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아니다. 읽으면서 불만스러웠던 것은 짜증나는 링의 캐릭터와 황당한 상황인데, 아무리 어리고 철이 없어도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링이 싫었고, 아무리 화가 나도 난간에 올라가 있는 애를 먼저 끌어내려야지 뺨을 때려 아파트에서 떨어뜨리게 만드는 행동을 하다니, 많이 어처구니가 없다.
그 덕분에 링이 각성을 한 것 같은데 전생에 달에서 살고 있을 때 앨리스(달에서는 모쿠렌)를 좋아했던 어떤 인물이지 싶다. 애석하게도 혼자만 어린 아이로 다시 태어나 다른 애들과 경쟁이 좀 힘들어보일 뿐.
아직 7권이 더 남았고, 전체 이야기를 모르니까 속단은 금물인데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어쨌든 2권 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