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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집사 8
야나 토보소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애니메이션으로 결말까지 다 보고 나니 아무래도 만화에 대한 궁금증이 다소 식기는 했다. 그렇지만 연출의 방식이나 느낌의 차이라는 게 있으니까 여전히 책도 즐겁게 보고 있는 중.
작품 초기에는 팬텀 가의 대저택에 고용된 몇 안 되는 인물들은 대체 왜 이리 무능력하고 사고만 치고 게다가 식충이일까 의아했는데, 이것도 일종의 복선이었다. 그들은 처음부터 그 업종 종사자가 아니었던 것. 늘 말썽 많은 메이드의 진면목은 섹시 컨셉의 저격수!
안경 하나 안 썼을 뿐인데 마치 클라크가 슈퍼맨이 되는 것 같은 변신 과정을 거쳤다.
그녀뿐 아니라 이 댁의 모든 고용인이 그랬다. 심지어 늘 허허 웃음만 짓고 있는 타나카 씨 조차도.
서커스단에 위장 잠입해서 여왕의 명을 수행하던 시엘과 세바스찬.
사건을 파헤쳐서 범죄의 핵심에 다가가면 늘 불편하고 소름끼치는 진실과 마주할 수밖에 없게 된다.
때로 시엘은 무척 잔인하게 보일 때가 있지만 그가 내린 명령의 참 의도는 나름의 이유가 늘 있어 왔다. 그리고 이유를 묻지 않는 철저한 집사인 세바스찬은 제 능력을 가감 없이 내보인다.
한숨짓는 집사. 이어 명령을 수행할 준비를 한다. 세바스찬은 진지할 때도 코믹일 때도 멋있다. 캐릭터의 매력조차도 악마적이다.
그리고 또 다시 등장한 뉴 페이스 사신.
사신의 낫도 독특한 걸 들고 나왔다. 잔업은 절대 금물이라고 말하는 녀석.
사신이 추가된 걸 보면 이야기의 규모가 더 커질 것도 같다. 이 녀석들을 보아도.
여왕 친위대 같은 인물들이 아닐까. 애니에서 보면 이 녀석들 중 최고 짱이 뒷통수를 제대로 쳤는데 만화는 어떨지 좀 더 두고봐야겠다. 일단 캐릭터가 늘었으니까.
앞쪽에선 좀 심각한 내용이 진행되었는데 뒤에는 바로 개그로 넘어간다.
시엘의 옷을 재단하기 위해서 온 디자이너~가 아주 변태스러웠는데, 옷 치수를 재는 과정에서 시엘의 등에 찍힌 낙인 때문에 난감한 일이 벌어진다. 엘리자베스에게 보이지 않으려 무한 애를 쓰는데 갑작스런 훼방꾼의 등장으로 식은 땀이 주르륵!
그러니까 세바스찬에게서 저런 표정이 나올 때가 가장 웃겨질 때다. 그리고 이렇게 그를 당황시키고 나면 다음엔 아주 멋지게 실력 행사를 보여준다. 이 다음 장면이 이번 권에서 내가 가장 멋있어 했던 장면.
그 옛날 몇 편이었던가, 테이블에 차를 쏟아서 그걸 치우느라 식탁보를 한 번에 다 치울 때와 같은 장면이 연출된다. 그러니 이 집사 '만능'이라고 해도 하나 과장이 아니다
버스를 갈아타려고 할 때 동네 서점 앞에서 잠시 구경을 하는데 흑집사 한정판이 바깥쪽으로 전시되어 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컸는데 궁금은 하지만 살 정도는 아니고... 그냥 일반판으로 만족하련다.^^
예고편이 꽤 자극적이었는데 예고편을 보니 단행본의 끝도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건 꽤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