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앤 존 Martin & Jhon 10
박희정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윙크 연재본으로 이미 읽었던 터라, 단행본은 사두고 랩핑도 뜯지 않았다. 오늘 무심코 11권을 읽으려고 보니, 앞쪽에 조금 걸쳐져 있는 것이 신경쓰여서 결국 10권부터 다시 읽기로 했다. 내가 마지막으로 윙크를 사볼 때 연재되던 그 시리즈가 아직도 진행중인 모양이다. 적어도 11권에서도 끝난 것 같지 않으니. 

뱀파이어 이야기였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진 이야기. 지독히 가난한 어느 부부. 가난하되 마음은 부자여서 자식을 사랑으로 키우는 훈훈한 이야기... 일 기가 없다. 술 한 병을 살 돈에 자식을 바로 팔아치우던 부부. 마틴이 열두 살이었을 때, 누이 클로에는 고작 열 여섯이었다. 열 여섯에 식구들 생계를 다 책임지고 있든 그녀가 죽었다. 바로 뱀파이어에게.  

소문은 무성했고, 그녀의 죽음에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마틴은 알 수 있었다. 누가 그랬는지. 그리고 마틴 역시 똑같이 더러운 성직자에게 팔려가던 그 길에서 그의 도움을 받는다. 그의 이름은 존. 이번 이야기에서 마틴과 존의 이름을 가진 이들은 그렇게 만났다.  

그리고 또 다른 뱀파이어 둘. 마담 마리와 마담 브뉴엘. 천사같은 얼굴에 상냥함까지 갖췄지만 어린 아들을 잃은 충격에서 오랫동안 헤어나지 못하는 마리. 무덤의 비석 글씨가 아무래도 1300년대 같다. 내가 제대로 본 거라면 그녀는 500년 이상을 죽은 아들을 그리워하며 현실과 꿈 속을 오가며 괴로워하는 중일 것이다. 그리고 독설에 천박함까지 갖춘 아름답고 돈많지만 외롭고 표독스러운 브뉴엘까지.  

처음 연재본으로 읽을 때는 인물 관계와 사건 진행이 잘 이해가 안 갔다. 여러 사건과 시간이 중첩되고 왔다갔다 진행되어서 말이다. 그래도 두 버째 읽으니 좀 낫다. 여전히 다 풀려지지 않은 의문들이 있지만 그것들은 11권을 보면서 마저 해결되기를 기다릴 뿐. 

이제 마틴은 16세가 되었다. 클로에가 죽을 때의 나이다. 내일은 집에 데려다 주겠다고 했던 그 존이, 4년 동안 마틴과 함께 했다. 그의 외로움 탓이었을까? 아님 이 책의 모든 마틴과 존처럼 사랑이 생긴 것일까.  

어느 쪽이든 마틴과 존의 이야기는 늘 스산하고 묵직한 감동을 준다. 외롭고 아프고 무겁기까지 하지만 치명적으로 아름다운. 유키 카오리가 문득 떠오른다. 지나치게 탐미적이어서 스토리가 함몰되어가던. 물론 박희정의 작품은 그렇게 스토리가 먹혀들어가지 않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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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0-06-15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기다리고 있던 책이었는데! ^^
빵빵해지는 저의 장바구니입니다.;;

마노아 2010-06-15 11:32   좋아요 0 | URL
헤헷, 요번에 기다리던 만화가 많이 나와서 아주 행복했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