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쓰레기통을 누가 훔쳤을까? ㅣ 미래그림책 103
루앙 알방 지음, 이성엽 옮김, 그레고어 마비르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9월
품절
조르주는 해적일을 그만두기로 결정했다.
사람들을 겁주고, 남의 물건을 훔치고
배를 공격해서 사람들을 바닷속으로 집어 던지는 일이 싫어졌기 때문이다.
대신 예쁜 해수욕장이 있는 항구 마을에서 새 일을 구했다.
해양 박물관에서 가짜 해적 노릇을 하는 것!
박물관을 찾아온 관광객에게 무서운 해적 연기를 해주고
저녁이 되면 자신의 집(근사한 배다!)으로 돌아와 따뜻한 차 한잔을 마셨으니
조르주의 인생은 그야말로 로망 그 자체!
조르주는 금요일마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했는데 두 시간이 지나도록 쓰레기차가 오지 않는 것이다.
할 수 없이 마을의 카다란 쓰레기통에 버리기로 결심했는데 그날 따라 마을이 너무 지저분했다.
알고 보니 환경미화원들이 모두 파업을 했던 것!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누가 마을의 쓰레기통을 전부 훔쳐갔다는 데에 있다.
더군다나 기막히게도 그 범인으로 조르주가 지목된 것!
과거에 해적이었던 것 때문에 조르주는 제일 먼저 의심을 받았던 것이다.
사실 조르주는 배에서 살기 때문에 되도록 쓰레기를 만들지 않고 재활용을 생활화하고 있었는데 너무도 억울한 일을 당한 것이다.
결국 조르주는 마을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예전에 같이 지냈던 해적 친구들을 만난 조르주는 친구들의 위로로 기운을 차렸다.
친구들 말로는 조르주가 이 세계를 떠난 뒤 해적 세계도 많이 변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주로 비행기로 여행을 하는 바람에 해적들이 할 일이 사라진 것.
게다가 악명 높았던 해적 자크조차 바다를 떠났다고 하니,
이들은 거의 골동품 해적이 되어버린 셈이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낚시를 하던 해적 친구들은 하루종일 쓰레기만 건져 올렸다.
마을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로 인해 바다가 쓰레기통으로 변한 것이다.
이래선 안 된다고 결심하던 찰나, 조르주의 낚시에 뭔가 걸렸다.
종이가 든 병을 건져 보니 조르주에게 온 편지가 있었다.
"도와주세요!
마을이 쓰레기로 뒤덮였어요!
쓰레기 재활용의 천재인 해적 조르주를 찾고 있어요!"
결국 조르주와 친구들은 마을로 돌아갔다. 마을 주민들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고서 쓰레기 치우는 일에 팔 걷어붙인 조르주!
버릴 것과 재활용할 것을 확실히 구분하게 하고,
썩는 쓰레기들을 들판에 모아서 퇴비를 만들었다.
플라스틱 병은 잘라서 이어 붙여 온실을 만들었다.
그 덕분에 퇴비를 더 빨리 만들 수도 있었다.
해적이 되기 전에 서커스에서 불을 뿜는 곡예를 하던 마크가 플라스틱 병을 잘라서 불로 녹인 다음에 이어 붙였다.
이때 나오는 가스가 좀 위험하지 않나 싶지만 어쨌든 패쓰!
이렇게 노력을 기울인 끝에 마을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아이들은 버려진 종이를 모아 조각상 만들기 대회를 열었다.
학교 마당에 조르즈의 모습을 닮은 조각도 세워졌으니 그야말로 최고의 선물.
쓰레기로 빚어졌던 마을의 참화가 사라지고 다시 평화가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아직 쓰레기통을 찾지 못했으니 앞으로가 큰일이었다.
그런데 이때 회전 놀이 기구가 왔다는 커다란 목소리가 울렸다.
해적 자크의 회전 놀이라니!
아아, 그런데 저 익숙한 플라스틱 통들은!!
바로 해적 자크가 마을의 쓰레기통을 훔쳐서 회전 목마를 만들었던 것이다.
도둑질은 나쁘건만 자크의 변명은 마음에 걸린다.
해적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았지만 아무도 일거리를 주지 않았던 것이다.
일다운 일을 찾을 때까지 조금이라도 돈을 벌어보려 했다는 자크의 변명은 흘려듣기가 힘들다.
조르주가 마을에 변이 생겼을 때 제일 먼저 범인으로 지목되었던 것과 마찬가지의 낙인이 아니던가.
쓰레기통은 이미 망가졌고, 새로운 쓰레기통을 살 돈이 없어 난감하던 찰나,
조르주가 묘안을 짜냈다.
음식 쓰레기로 만든 퇴비를 팔고, 마을 축제를 열어 회전 놀이 기구로 돈을 버는 것이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새 쓰레기통을 사자는 것!
축제가 끝나면 자크는 마을에서 떠나라고 했지만 자크도 마을에서 받아들여서 새 사람으로 살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더 좋겠다.
어찌 됐건 조르주는 여전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해적!
환경을 생각하는 소재도 훌륭하거니와, 해적을 끌어들여서 재미를 더해 주었고, 시사하는 바도 커서 더 의미있는 책이었다. 도서관에서 빌려왔는데 나중에 구입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