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동저고리 아름다운 우리 것 5
박혜수 지음, 금동이책 엮음, 조현영 그림 / 웅진씽크하우스 / 2008년 1월
품절


조카를 위한 설날 책 선물로 구입했다. 다음 주 배송이 될 것 같아서 김이 샐 뻔했는데 다행히 편의점 배송으로 무사히 도착.
금박 수놓은 붉은 치마와 대조되는 녹색 신과 여백이 한껏 강조되어서 두드러진 제목이 예뻐서 한 컷 찍었다.
제목이 '색동 저고리'이긴 하지만, 우리의 전통 '색깔'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색동저고리의 그 색깔들. 오방색을 중심으로 이어붙인 거라고 한다.
오방색은 하늘과 땅의 다섯 방향을 뜻하는 색.
동쪽의 파랑, 서쪽의 하양, 남쪽의 빨강, 북쪽의 검정, 그리고 가운데에 노랑이 자리한다.
좌청룡, 우백호, 남주작, 북현무까지. 가운데는 그럼 뭐더라? 무협 소설 영웅문이 갑자기 막 생각나려 한다.^^

상상으로 떠올리는 치자색은 좀 더 채도가 높지만, 실제 치자 색은 겨자색에 가까워서 좀 탁하게 느껴진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전통 색들은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전반적으로 탁해서 좀 아쉽다.
그렇지만 책으로 예쁘게 보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 색을 제대로 보여주는 게 중요한 거니까 그걸로 탓할 수는 없는 노릇.

시집가는 예쁜 색시의 모습이다. 지금 생각난 건데, 시집가는 여인의 복색을 중심으로 한 다른 동화가 있었던 듯한데, 내가 그 책과 혼동하고서 샀다는 생각이 불현듯.....;;;;;
뭐 암튼, 이 책도 '교육적'으로 좋은 책이다.
재미는 덜하지만... ^^

우리나라 전통색이다.
오방색은 나무, 돌, 불, 물, 흙을 나타낸다. 우리의 요일 색이로구나.
오간색은 오방색이 만나 만들어지는 다섯 가지 중간색.
녹색, 벽색, 홍색, 유황색, 자색.
위의 오방색보다 더 예뻐 보인다.
검은색을 '현색'이라고 표현한 것도 어째 근사해 보인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덜 시커멓기는 하다.

백색도 백색 나름.
장독대에 곱게 내려 쌓인 눈처럼 눈부신 설백색,
노르스름한 기운이 감도는 한지의 지백색,
뽀얗고 화사한 쌀밥의 유백색,
가을밤의 달빛을 닮은 도자기의 하얀 소색까지 모두 백색의 다른 이름들.
그럼 난백색은 어떤 색일까?
달걀흰자처럼 조금 뽀얀 색이란다. 아핫!

치자색을 보면 '불의 검'의 아라가 떠오른다.
가시버시 맺을 즈음 치자색과 물푸레 나무 색을 얘기했는데,
그게 곧 아라의 상징이 되어버렸지.
여기선 연지색과 옥색이 예쁘다.
송화색도 눈에 확 띈다. 레몬색인가 보다.
외국 이름에 더 빨리 감이 오는 게 좀 민망하다.
이런 책도 좀 들여다 보고 관심도 가져야 우리 이름에 더 익숙해질 테지.

기획은 좋은데 이야기가 부족하고 유려하게 흐르는 맛도 떨어지는 게 좀 아쉽다.
그래도 역시 교육적으로 좋은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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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10-02-14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데서 본 색보다 덜 선명하다고 해야 할지, 채도가 떨어진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 이 책의 끝부분에 있는 '우리나라의 전통 색'은 색감이 제대로 살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워요.
송화색이 실제 '송화'의 색을 표현한 것이라면 이 책에 있는 색과는 좀 다른 느낌이에요. 제가 본 '송화'는 이 책에 소개된 송화색보다 좀더 치자색에 가깝고 형광 연두(혹은 노랑?) 빛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거든요. (음, 생각해보니 송화가루가 많이 모여있는 걸 보아서 그런걸지도 모르겠네요.)

요기(http://blog.daum.net/_blog/BlogView.do?blogid=0CzlQ&articleno=15875334#ajax_history_home)에 우리나라 전통색상표가 있으니 한 번 구경해보세요~. ^^

마노아 2010-02-14 01:38   좋아요 0 | URL
정말 이 책의 채도가 많이 떨어지나보네요.
말씀해주신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송화색은 겨자색에 가까운데, 정작 치자색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주황빛이어서 놀랐어요. 다른 빛깔들도 제가 막연히 알던 색과는 차이가 많네요. 좀 충격적이에요. ㅠ.ㅠ
이런 사이트는 즐찾해두고 가끔 들어가서 봐야겠어요.
헤헷, 소개해주셔서 감사해요.^^

L.SHIN 2010-02-14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색이라고 미묘한 명암 차이의 많은 색들이 있는데, 저렇게 구분해주면 부르기가 훨씬 쉬워질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파란색' 하면 제각각 자신들이 좋아하는 명도의 파란색을 사오곤 하는데,
정확히 구분해서 예를 들면, '내가 말한 파란색은 가을 하늘의 완전히 청명한 파란색이야'를 한 단어로 만들 수
있는 그런 거 말입니다. 누군가, '지중해의 파란색'이라고 해도 그것을 실제로 본 적이 없는 이는 상상할 수가
없잖아요. 아, 뭔 말인지, 대체. -_-

마노아 2010-02-15 01:33   좋아요 0 | URL
맞아요. 생각해 보니 색이라는 것이 상당히 주관적이어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내가 생각하는 파랑색과 상대가 생각하는 파랑색이 차이가 있을 수 있지요. 같은 색을 보고서 얘기하는 게 아니라면 간극이 발생하는 것 같아요. 며칠 전에 치마를 주문했는데 화면상 회색인데 판매자는 카키색이라고 하는 겁니다. 모니터에 따라서 다르게 보일 수도 있는 거라고 하길래 그런가 했는데 받아보니 정말 회색이더라구요.ㅎㅎㅎ 약간 카키빛을 내긴 했지만 전반적인 색상은 회색. 그나마 맘에 들어서 다행이었지만 말이에요. 하하핫^^

순오기 2010-02-15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교육용 자료집으로 좋다고 내 리뷰에 썼던거 같은데...
아이들은 별로지만 어른들은 소장하고 싶을 책이지요.^^

마노아 2010-02-15 02:08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서재에서 보고서 예전에 보관함에 담았던 것 같아요. 담아두고 시간이 좀 되었는데, 명절을 기념하여 구매했어요. 확실히 애들 취향은 아니었어요. 애한테 선물하긴 했지만요.^^

카스피 2010-02-15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우리나라에서 색상에 붙인 이름이 저리 아름다운 줄 정말 몰랐네요.저런 아름다운 이름들은 초등학교 미술 시절부터 가르쳐야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노아 2010-02-15 22:28   좋아요 0 | URL
저렇게 고운 이름들이 낯설다는 것이 미안스럽고 부끄러워요. 자연스러운 만남과 교육이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