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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 20주년 기념 프로젝트 앨범: 환타스틱 프렌즈
이승환 노래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Stone Music Ent.) / 2009년 10월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가수 이승환.
헌정앨범이라는 명칭은 감히 받을 수 없다며 극구 '기념' 음반이라고 지칭한 앨범이 나왔다.
후배 가수들이 그의 곡을 새롭게 해석하여 부른 곡이 8개 실려 있고,
이승환의 신곡 두 곡이 포함되어 있다.
발매 전에 시디 장에 들어갈 수 없는 사이즈라고 했는데 과연!
비닐을 벗기면 이렇게 생겼다.
하드보드지 앞에 나사로 조여 놓은 화보집을 겸한 가사집이 박혀 있다.
꺾어서 차마 볼 수 없는 까닭에 사진을 속 시원히 보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디자인 적으로는 마음에 든다.
검은 배경에 빨간 글씨가 좀 어지럽기는 해도, 하얀 바탕의 붉은 글씨 하드보드지가 매력적이다.
뒷면이 더 독특하다. 저기에 시디가 꽂혀 있었다.
잘 빠지지 않는 구조이지만 저기다 두었다가 시디가 긁히기라도 하면 대략 난감!
따로 시디 케이스 하나 마련해서 보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나로서는 시디 플레이어에 붙박이 되어 있지만...^^
15장의 화보는 앞 뒤 모두 세면 두 배로 늘어나는데 주로 공연 사진이며 가끔 앨범용 사진도 있다.
저 휘어 있는 마이크 스탠드는 슈퍼히어로 부를 때 기타 치느라 일부러 제작한 듯 싶다.
그 시절부터 눈에 띄었던 마이크다.
내가 이승환의 공연을 다닌 지 올해로 만 10년이니까, 무적 시절로 돌아가지 않는 한 전부 내가 참석한 공연들이다.
한 때는 그 숱한 공연들을 전부 다 기억하고 날짜까지 헤아렸는데, 이젠 가사도 잘 안 외어지는 지경이 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할 때가 많다.
공연 보고 오면 자세하게 후기를 쓰던 소싯적 기억이 아련하다.
다 그런 거지 뭐...;;;;;
붉은 색, 핑크색이 은근 잘 받는다.
에그 후드 티는 공장장의 옷을 모델로 해서 만들어졌던 곳인데 그때 그 니트도 빨강이었고,
어느 TV 프로그램에 입고 나왔던 분홍색 하트 무늬 가디건도 퍼뜩 떠오른다.
따땃해 보이더라...ㅎㅎㅎ
여러 뮤지션이 참여했는데, 이승환이 직접 섭외한 후배들은 이승환이 직접 만든 곡 중에서 선곡을 했고, 나머지는 플럭서스 쪽에서 사장님이 섭외, 소속사 가수들을 동원하셨다..^^
개인적으로는 백야행의 뮤직비디오로도 쓰인 '내가 바라는 나'가 가장 좋았다.(이승환이 직접 부른 신곡을 제외한다면...)
그 신비롭고 조금은 위태로운 분위기는 곡의 힘이기도 하고 영상의 힘이기도 하다. 이 음반이 나올 무렵에 이미 영화를 보았기 때문에 더 그랬을 것이다.
무난하고 평범한 곡도 있었지만 파격적으로 신선했던 곡들도 꽤 있었다.
가끔 스킵하는 곡도, 사실 있다...;;;;
그래도 대체로 참 만족하지만 애정이 애정인지라 원곡을 뛰어넘는 선곡은 없었다.
어쩔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