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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 Toon 팝툰 57호 - 2009.11
팝툰 편집부 엮음 / 씨네21북스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이제 두 번째 보기 시작한 팝툰.
고대하던 인월은 지난 번과 달리 페이지가 정상화되어 짧은 페이지로 아쉬움을 남게 했다. 워낙에 스케일이 큰 작가님인지라, 이제 2회째에선 내용의 흐릿한 윤곽도 잘 못 알아차리겠다. 등장인물의 구별도 아직은 모호한 상태. 다만 익숙한 그림체만 눈에 낯설지 않을 뿐이다.
역시나 기대했던 설희는 작가 사정으로 한 호 쉬어간단다..ㅜ.ㅜ
처음부터 보지 않았음에도 진행되는 원고가 이해가 갔던 애총. 여전히 엽기스럽고 괴기스런 분위기가 있다. 이쪽을 엄청 총애하는 듯.
드라마에선 연예계에 있는 등장 인물을 내세우는 것처럼, 만화 안에서도 만화가를 소재로 종종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화실일기가 아니어도 공모전에 도전하는 예비 만화가 등은 작가 자신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소재거리로 그들에게는 꽤 좋은 미끼가 될 것이다. 이번 호에는 독자로 하여금 해당 상황의 표정을 직접 그려보라고 빈칸을 주는 만화도 있었는데 제목이 '만화가 3급 자격 실기 시험 모의고사'란다. ~급, 자격, 실기, 모의고사... 이런 단어들, 이 사회엔 너무 넘쳐나서 이젠 오히려 허탈해 보이기까지 한다. 모범답안까지 있으니 함 도전해 보시라. 책에다 낙서하는 것을 견디는 사람이라면 재미가 있을지도.
설희가 빠진 대신 미실 특집 기사가 있어서 좋았다. 심리학자가 쓴 칼럼인데 미실의 죽음 이전에 쓴 원고일 텐데도 이번 호 선덕여왕 시청 다음 글을 보는 느낌이다.
책 마무리에 '그루'의 폐간 소식을 알려왔다. 오래 버틸 거라고 기대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너무 이르단 생각에 안타깝다. 결국 일년을 버티질 못하는구나. 더군다나 그루는 '한국콘텐츠진흥원 2008년 만화특화신규프로젝트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지원금을 받아 창간된 잡지이건만...
나한테는 1.2.3.5호가 있다. 검색으로는 1호부터 4호까지만 있고(4호까지 지원을 받았다), 책 속 소개로는 6호가 마지막이란다. 유시진 작가의 작품은 그루 6호 안에 마무리가 될 수 없어서 중간에 하차했고(편집부에 원고료의 부담을 주기 싫다는 이유에 잡지사도 동의한 것.) 나머지는 개별 원고로 마무리 짓는다고 하셨다. 그러니까 서현주 작가의 'M의 천국'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기 쉬울 거라는 것.
어느 분야는 안 그런가마는, 이 바닥도 빈익빈부익부에 잘 나가는 작가진에만 지면이 자유로워서 그래도 이름 깨나 날렸던 작가들조차 점차 설 자리가 사라진다. 우리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인문도서 전문서점도 문을 닫기로 했다는 글을 오늘 읽었는데, 여러모로 씁쓸하다.
2009년에 지원받는 사업은 교양만화잡지 '지애'라고 한다. 못 들어본 잡지다. 부디, 너라도 장수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