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련의 미래일기 - 쓰는 순간 인생이 바뀌는
조혜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서 '간절히 원한다면 온 우주가 너를 도울 것이다'라는 메시지가 참 인상적이었다. 그 후, 그런 메시지들은 곧잘 들렸다. 마시멜로 이야기도 그랬던 것 같고(오래 전에 읽어서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시크릿은 확실히 그 메시지였다. 그리고 읽진 못했지만 들은 풍월로는 '꿈꾸는 다락방'도 그게 핵심이라고 했다. 그리고 거기에 한 권의 책을 더 보탠다. 조혜련의 '미래일기'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똑같은 얘기다. 긍정 마인드. 긍정의 언어가, 꿈꾸는 미래를 현실로 만들어준다는 이야기. 반복되는 같은 이야기가 또 나왔다고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뭔가 다른 게 있으니 이렇게 또 다시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것일 것이다.  대개의 사람들도, 그 긍정의 주문이 인생을 바꿔줄 하나의 키워드가 될 거라고 인정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정하고 이해한다고 그것이 곧 실천이 되는 것이 아니기에, 그 비밀은 시크릿이 되고, 꿈꾸는 다락방이 되는 거였다. 조혜련이 집중한 것은 그거였다. 보다 현실적인 이야기로 바꾸기 위한 작업 비법 말이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게 바로 '미래 일기' 

먼저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14개의 소제목 중 첫 번째는 2070년 5월 3일. 바로 조혜련 자신의 장례식 장면이다. 향년 103살을 일기로 평화롭게 잠드는 그 날을 수많은 사람들이 애도하며 추억하는 장면을 직접 그려냈다.  

미래 일기 다음에는 왜 그런 일기를 구상했는지에 대한 현재의 소회를 적는다. 읽으면서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떠올렸는데 조혜련 역시 거기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지금보다 장수하는 사람이 흔해질 그 시점이니 103이라는 숫자가 과하게 무리로는 보이지 않는다. 지금처럼 열정적으로 에너지 넘치게 뛸 그녀의 모습을 상상해 보더라도 말이다.  

재밌는 미래 일기 하나. '사랑 표현법' 국회 통과. 아무래도 한비야의 '그건, 사랑이었네'의 영향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 책에는 1년에 책 100권 읽기 프로젝트가 나오는데, 여기선 하루 세 번 이상 사랑 표현을 하지 않으면 새벽 6시에 쓰레기 분리수거를 해야 하는 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2014년 7월 5일의 일기다. '사랑해', '미안해', '감사해'.... 이런 단어들은 마음 없이 쓰면 '척'이 되어버리지만, 그 척도 자꾸 하다 보면 어느덧 진심이 되기 마련이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라고 강제적으로 말을 시키다 보면 의무적으로 하던 그 말도 어느 순간엔 진심이 되지 않을까 하는 저자의 바람. 무뚝뚝한 한국 사람들에겐 특히 필요한 아이디어로 보인다. 낳았지만 엄마는 아니라는 식의, 해괴망칙한 법 해석 말고, 이렇게 마음 훈훈하게 해주는 법이 제정되는 게 이 나라를 훨씬 더 아름답게 만드는 게 아닐까.  

이 밖에도 다양한 시간 대의 미래 일기는 계속된다. 오프라 윈프리쇼 30주년 기념 자리에 참석하는 조혜련. 영어로 인터뷰하고, 안젤리나 졸리와 다이어트(그것도 무려 '고무줄 다이어트!')에 대해서 얘기하는 미래의 그녀 모습은 여전히 건강한 근육질이다. 워낙에 자세하고 생생한 상상이 뒤따르기 때문에 어느 순간엔 이게 미래 일기가 아니라 현재 일기 같은 느낌으로 읽히기도 한다. 사실, 그게 핵심이기도 했다. 자세히 상상할 것. 그리고 그것을 믿을 것. 그것이 미래를 현실로 당겨주는 역할을 해줄 테니까.  

책을 쓰면서 꿈꾸었던 것들은 놀랍게도 실제 조혜련의 삶 속에서 가시화되어 나타나기도 했다. 부산 국제 영화제에 여자 배우로서 참석하여 장동건과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을 꿈꾸었는데, 실제로 일본에서 영화가 결정되어 주연 자리를 맡은 것. 가수를 꿈꾸는 아들의 모습을 그려놓았는데 그 아들의 방송 스케줄이 잡혔고, 배우로 대성공하는 남동생의 모습을 담았더랬는데 드라마 아이리스에 출연(이름 조지환)하게 되었다는 이야기 등등.... 조혜련 자신뿐 아니라 친정 엄마와 여러 가족들이 미래 일기를 쓰면서부터 달라지기 시작한 마음가짐과 일상의 행복들을 소소하게 밝히고 있다. 인상 깊었던 대목 중 하나는 긍정의 언어들을 주욱 써 보았을 때와, 부정의 언어를 주욱 써보았을 때의 느낌 차이였다. 부정의 단어들은 눈으로 보아도 인상이 찡그려졌지만 긍정의 단어들은 눈뿐 아니라 입술도 마음도 함께 웃게 만들었다. 

저자는 단순히 얼토당토 않은 미래 일기를 써놓고, 로또 당첨되기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마냥 해바라기 하지 않았다. 미국 진출을 목표로 잡고 일기를 쓰면서 당장 영어 공부를 시작했고,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기 위해서 세미나를 열기 시작한 게 벌써 수회가 지나갔다. 대개의 미래 일기들은 자신의 성공과 대한민국의 승승장구로 집약되기는 하지만 인류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마음도 분명히 느껴진다. 영어마을이 아닌 '농촌마을' 이야기는 정말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벅차기까지 했다. 수많은 사람이 미래 일기를 쓰면서 영어마을을 넘어서버리는 농촌마을을 소망한다면 그 역시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것만 같다.  

개인적으로는 한글이 세계에서 통하는 것보다, 전 세계의 모든 언어를 다 동시 번역해주는 통역기가 발명되기를 더 소망한다. 모든 언어가 과하다면 적어도 영어만이라도.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영어에 쏟아붓는 온 국민의 물질적 정신적 에너지를 생각한다면 그걸 다른 방향으로 돌렸을 때 뭐가 되어도 되지 않을까?  

한 시간 여 거리를 왕복하면서 지하철 안에서 이 책을 다 읽었다. 빠르게 읽히면서 몰입에 바쁜 독서였다. 읽으면서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가는 나만의 미래 일기들이 떠오른다. 구체적으로 써야 하니 리뷰에서 밝히기는 조금 남우세스럽지만, 바뀌어질 내 인생의 어떤 모습을 상상하는 것으로도 이미 긍정적인 에너지가 솟아오른다.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포기하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조혜련. 개그맨으로 우리와 만났지만 다이어트 멘토로도, 그리고 긍정의 언어, 행복 전도사로도 우리와 얼마든지 포옹할 수 있는 멋진 그녀. 그녀의 미래 일기에 하나를 더 추가했으면 한다.  

조혜련의 미래 일기를 따라한 수많은 사람들의 행복 찾기 퍼레이드.
전 세계 200여 국가 중 삶의 질에 대한 만족도 한국인 최상위권 차지! 
각 나라마다 미래 일기 실천 열풍!

꿈 같은가? 미래일기로 적어보자. 현실로 다가오도록 구체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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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11-01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괜찮은 책 같군요.
열심히 사는 건 모두에게 긍정에너지를 넣어주지요. 조혜련 멋지네요.^^

마노아 2009-11-01 10:48   좋아요 0 | URL
이런 열정으로 도전하는 자에게는 하늘도 길을 열어줄 것처럼 보였어요.
긍정 에너지를 늘 달고 살려고 해요.^^

꿈꾸는섬 2009-11-01 0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멋진 책이군요. 제가 갖고 있던 조혜련에 대한 편견으로 책도 별로일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저도 저만의 미래를 꿈꾸게 될 것 같아요. 읽어보고 싶네요.

마노아 2009-11-01 10:48   좋아요 0 | URL
독서량도 많고 일본어는 물론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정말 훌륭했어요.
배울 게 많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