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쟁이 ㄱㄴㄷ (양장) 사계절 그림책
이억배 글 그림 / 사계절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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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익히는 걸 도와주는 동화책을 몇 차례 만났지만, 그래도 또 다른 책들에 눈길이 갔다. 큰 조카는 네살 때 이미 한글을 읽었는데, 네 살 둘째 조카는 아직 한글에 관심이 없다. 숫자도 1부터 5까지도 못 센다. 초딩1학년 큰 애에 온통 신경을 쓰느라 엄마가 신경을 못 써주기도 하지만, 본인도 그런 세계가 있다는 걸 모르는 눈치다. 내가 어릴 때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한글을 배우는 아이들이 태반이었지만, 요즘은 어디 그런 시대던가. 아직 초조할 때는 아니지만, 그래도 혹 흥미를 느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골라보았다.

단순히 한글의 자모음을 알려주면서 그 모양새의 닮은꼴만 제시해줄 게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레 한글을 배우게 해준다는 게 더 의미가 있다.
ㄱ 기웃거리는 아이의 모습,
ㄴ 누구야, 누구? 하고 손가락질하며 묻는 아이,
ㄷ 다다다닥! 달아나는 도깨비의 표정은 해학적이고,
ㄹ 리리리자로 끝나는 말은? 하과 물으면 자연스레 노래가 같이 튀어나온다.
ㅁ 모두모두 모여라. 마당에서 물장난 하자! 'ㅁ'이 벌써 몇 개가 들어간 겐가. 작가님 센스다!
ㅂ 방울방울 비눗방울, 보슬보슬 빗방울. 연달아 나오는 'ㅂ'의 향연이 즐겁고 재밌다.

ㅅ 씻기 싫어. 소나기 올 때 씼었단 말야! 하고 항변해 보지만, 어디 먹힐 수 있으랴.
ㅇ 아기는 울보, 아빠는 엉터리야! 하고 빽 소리쳐본다. 삐죽 나온 입술이 아이의 심정을 제대로 말해준다.
ㅈ 지금부터 진짜진짜 재미있게 놀자. 여태까지도 재밌었거든??

ㅊ 출렁출렁! 침대에서 춤출까? 어머, 먼지가 많이 날릴 거야! 하지만 그 심정은 나도 이해하지.
ㅋ 큰 소리로 쿵쾅쿵쾅,
ㅌ 탈탈탈탈, 트럭 타고 탈탈탈!
ㅍ 펄럭펄럭! 포대기를 펼치자. 의성어와 의태어가 유난히 발달한 우리 말의 재밌는 특징!
ㅎ 하아암, 하품! 한 권 더 읽어 줄까? 그렇지만 눈은 이미 풀려 있고, 분명 읽다가 잠이 들 테지? 하지만 꿈 속에서 한글 놀이 더 하게 될 수도 있는 거잖아? 한글놀이 하느라 수고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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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09-10-17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큰아이에게 신경을 쓰다보니 작은아이는 항상 뒷전이예요.ㅜㅜ
눈치껏 스스로(?) 배워가고 있다고 할까나... -.-;;

마노아 2009-10-17 08:48   좋아요 0 | URL
엄마들 얘기 들어보면 큰 아이는 사교육을 많이 시켜보지만 둘째 아이는 해봤자 별거 없다(?)는 걸 알아차리든지, 아니면 비용의 부담으로 술렁 넘어간다고 하네요.
확실히 둘째가 큰애보다 눈치가 빨라요. 오빠 혼나는 것 보고서 정리를 잘한다든지...^^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