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 요리의 쫄깃쫄깃한 맛은 글루텐이라는 단백질이 그물 구조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물 구조가 잘 만들어지고 촘촘할수록 쫄깃쫄깃하다. 과연 쫄깃한 면발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중국의 수타면은 바늘귀에 들어갈 정도로 가늘지만 끝 부분까지 탄력이 있다. 중국 국수의 발상지인 화베이 지역의 산시 성에서 시작됐는데, 이곳의 지하수는 약알칼리성이다. 약알칼리성의 물에서 글루텐이 특이하게 변하며 반죽의 점성과 신축성을 높인 것이다.
우동도 마찬가지인데, 반죽을 치대는 과정과 저온에 몇 시간씩 그대로 두는 숙성 과정을 반복하면서 글루텐 구조가 매우 치밀해진다. 맛의 핵심은 물과 소금, 밀가루의 배합이다. 보통 밀가루 100에 소금물 50의 비율로 넣는다. 온도와 습도에 따라 소금물의 농도를 조절하면 계절과 상관없이 쫄깃한 우동이 나온다.
쌀로는 밀가루처럼 물과 섞어 치댄다고 점성을 얻기 어려운데, 대신 찔 때 점성이 생긴다. 쌀의 주 성분인 전분은 섭씨 60도 이상이 되면 물을 흡수해 팽창하며 끈끈해진다. 이것을 가늘게 썰어 말리면 쌀국수 면발이 된다. 아밀로스 함량이 적은 우리나라 쌀은 이런 방법이 어려워서 기계에 넣고 열과 압력을 가해 면을 뽑는다.
구수한 메밀 향에 쫄깃한 냉면은 우리나라에서 탄생한 고유의 면이다. 메밀도 끈기를 내는 성분이 없기 때문에 감자나 고구마 전분을 더하고 뜨거운 물로 반죽을 만든다. 메밀과 전분의 비율, 반죽하는 기술에 따라 면의 끈기와 질감이 달라진다.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의 차이점도 여기에 있는데, 평양냉면은 메밀 함량이 많아 뚝뚝 끊어지고 꺼끌꺼끌한 편이며 함흥냉면은 감자나 고구마 전분을 많이 넣어 면발이 쫄깃하고 잘 끊어지지 않는다. 쫄면을 만드는 방법도 냉면과 비슷하다. 그렇다면 냉면이 질길까, 쫄면이 질길까. 밀가루를 사용하는 쫄면이 메밀가루를 사용하는 냉면보다 더 질기다. 또 쫄면은 단면적이 더 넓기 때문에 면발을 이로 끊기가 냉면보다 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