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뱃속 잔치 옛이야기 그림책 4
신동근 글.그림 / 사계절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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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금강산 기슭에 살던 소금장수. 하루종일 소금 한 톨도 팔지 못해서 산 너머 다른 마을로 가다가 그만 시커먼 동굴을 만나고 만다.   

 

언제부터 이리 큰 동굴이 있었나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동굴이 점점 커지더니 확 달려드는 것이 아닌가! 



눈치챘는가? 저 시커먼 동굴은 호랑이 입 속. 저 표족뾰족한 기둥들은 호랑이 이빨이었던 것이다.  



능청스런 호랑이, 입맛을 다시고 있네.  

나라에 산 만한 호랑이가 있다더니 이 놈이 그놈인가 보다고 놀라던 찰나, 또 다른 누군가가 쿵! 떨어지는 게 아닌가. 

이번에 호랑이에게 잡아 먹힌 사람은 태백산 아래께 사는 숯장수. 

호랑이가 그새 강원도에서 경상도까지 갔던 것! 

둘이 통성명을 끝내기 무섭게 또 다른 한 사람이 굴러 떨어지는구나.  

이번엔 속리산 아래 사는 대장장이. 그새 충청도까지 간 축지법도 하는 호랑이다.  



두런두런 모여 앉아 살길을 의논하는데, 슬슬 배가 고파 오는 게 아닌가. 

호랑이한테 잡아먹히고도 살아남은 게 용하지만, 여기서 굶어죽겠다고 울상일 때, 대장장이가 묘안을 냈다. 

"우리, 이 호랭이를 먹어유!" 

굿 아이디어! 그리하여 대장장이가 낫으로 호랑이 뱃속 고기를 도려냈다. 그것도 호랑이 모양으로.  

소금장수는 소금을 솔솔 뿌려 간을 했고, 숯장수는 불을 피워 고기를 구웠다.  



세 사람은 내친김에 소고기 모양으로도, 멧돼지 모양으로도 고기를 도려내어 맛나게 먹었다.  



그런데... 

뱃속에서 살을 도려내어 구워 먹고 있으니 이 호랑이가 어디 제정신일까.  

이리 펄쩍 저리 펄쩍, 동해로 갔다가 서해로 갔다가...... 



그만 푹! 고꾸라지고 말았다. 그러면서 찍! 죽을 똥을 쌌다네! 

그 바람에 세 사람도 슝!하고 밖으로 나올 수 있었던 것! 

퀭하니 눈이 푹 꺼진 호랑이 표정은 죽는 와중에도 귀엽기만 하다. ;;; 

이들이 나온 곳은 전라도 김제 만경 너른 들.  



마을 사람들이 죄다 모여들어서 산만한 호랑이를 구경한다.  

이렇게 커다란 고기가 생겼는데 어찌 구경만할까. 

결국 호랑이 고기로 마을 잔치를 벌였다는 이야기. 

이 정도 고기면 한 달 내내 먹어도 다 못 먹을 것만 같다. 보관만 잘 한다면 말이지... 

어릴 적 읽었던 전래동화 중에서 호랑이 사냥꾼 이야기가 있었다. 집안 대대로 포수였는데 할아버지 아버지 모두 호랑이 놈에게 목숨을 잃고, 원수 갚으려고 호랑이 찾아나섰던 어느 포수. 땅이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찰나, 자세히 보니 자신이 커다란 호랑이 등 위에 서 있던 게 아닌가! 그 호랑이도 금강산 출신(?)이었던 것 같다. 결국 호랑이 뱃속에 들어가서 아버지랑 할아버지 총을 발견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총'이 발견될 배경이라면 '전래' 동화라고 하기엔 좀 무리가 있었겠다.^^ 암튼 그는 결국 원수 갚기에 성공하는데, 호랑이 뱃속에서 칼로 창자를 도려내는 장면이 있었던 게 떠오른다. 호랑이가 온갖 과일을 먹고 약초를 삼키고 또 맑은 물을 마구 먹어치워서 호랑이 뱃속에서 오히려 포식했던 주인공. 그리고 펄쩍펄쩍 뛰다가 호랑이는 죽는데, 지금 읽은 이 책과 내용의 줄기는 같아 보인다.  

사람 입장에서 이렇게 무시무시한 호랑이는 두려움과 원망의 대상이 맞는데도, 뱃속에서 살 도려내고 구워 먹는다고 상상을 하니 인상이 찌푸려진다. 게다가 그림 상으로는 호랑이가 좀 귀엽게 나와서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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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09-07-26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그림책은 그림이 있어야 맛이 나요~~~
그래도 얘기가 넘 재밌는걸요~~ㅎㅎㅎ

마노아 2009-07-27 02:18   좋아요 0 | URL
그림 추가했어요. ^^
이젠 그림을 빠뜨리면 리뷰 쓰기도 싫어지는 거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