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울새를 죽였나?
마사 지음, 나노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세 명의 남자가 입산금지가 된 곳의 산장에 도착했다. 그들을 불러낸 이는 '울새'라는 닉네임을 가진 자였고, 자신이 유괴한 소녀를 이용해서 몸값을 얻어내면 2천만 원씩 주겠다는 약속이었다. 그런데 도착한 산장에는 한 남자가 총을 맞은 채 죽어 있었고, 붙잡힌 소녀는 안대를 한 채 수갑에 묶여 있었다. 

도착한 세 사람은 고민한다. 죽은 사람은 누구일까. 그가 울새일까. 이대로 시체를 묻은 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산을 내려가서 잊어버려야 할까. 그러나 만약 이들 셋 중에 한 명이 범인이라면 얼굴을 알고 있는 자신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게다가 소녀의 몸값은 100억이었다. 그 돈을 셋이 나눠도 33억 이상인데, 그걸 포기할 수 있을까? 

그렇게 해서 세 사람은 서로를 잠재적인 범인이라고 의심하는 가운데 무기가 될 만한 것은 몽땅 숨겨놓은 채 윗옷을 벗고 각자 감시 태세로 들어간다. 그런데 변수가 생겨버렸다. 

감금되어 있던 소녀가 범인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 소녀에 의해서 세 사람에게 각자 미끼가 던져지고 만다. 소녀가 제시하는 미끼를 덥썩 물고 돈을 차지할 것인가. 소녀의 말은 사실일까. 진실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처음 제목을 보았을 때 마더 구스를 소재로 한 일본 만화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책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넘기는 판형이기에 의외라고 여겼다. 그런데 알고 보니 스토리 작가와 그림 작가가 모두 한국 사람이다. 인터넷으로 필명을 떨친 마사토끼님이 스토리를 썼고, 수요전의 작가 나노 님이 그림을 그린 것이다.  

스토리의 전개 방식과 두뇌 싸움이 일견 '데스 노트'를 떠올리게 한다. 치밀함과 설득력이 거기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좋은 시도였다고 본다. 작품의 설득력보다 연출이 우수했는데, 특히 마지막 씬과 그 다음 장면의 작가 이름을 검은 화면에 하얀 글씨로 박은 게 꼭 영화의 엔딩 타이틀에서 이름이 확 솟아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무엇보다도 제목을 잘 지었는데, 마더 구스 중의 '누가 울새를 죽였나'의 내용과도 맞아 떨어지는 작품의 흐름이 인상적이다.  

서스펜스가 느껴지는데 후속작이 있다면 역시나 보고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같은하늘 2009-07-13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인줄 알고 여름밤에 보면 재미나겠다 생각했는데 만화였네요...^^

마노아 2009-07-13 15:09   좋아요 0 | URL
제목에서 그런 분위기가 풍기지요? 여름밤에 보면 딱 좋을 스타일이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