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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6
시미즈 레이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범죄피해자의 뇌를 적출해 생전의 영상 기억을 재현하는 기술로 사건을 해결해 내는 법의 제9 연구실.
그 실장 마키 경감의 3년 전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러니까 오카베가 처음 이 팀에 합류하게 된 시점의 이야기.
평범한 어느 날 편의점 직원이 같이 일하던 직장 동료 셋을 살해한다. 그 바람에 길가던 행인 역시 중상을 입고 이틀 뒤 사망.
용의자는 자택으로 돌아가 목을 메고 자살한다. 집에는 치매에 걸려 잠들어 있던 아버지 하나 뿐이어서 진술을 해줄 수 없는 상태.
희생자 하나의 뇌를 적출해 들여다본 기억만으로도 사건의 전개가 충분히 설명되는 듯했는데도, 마키 경감은 나머지 사람들의 뇌를 모두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금 자신들이 본 것은 검사 측 증거 제시만 들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피고측. 변호사 측 주장도 들어봐야 한다고. 이유는 간단하다. 희생자들은 이미 죽었고, 죽은 자는 말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일선에서 현장을 뛰던 오카베 경감은 법의 제9 연구실이 왜 필요한지, 이 사람들이 어떤 대가를 치르며 일하고 있는지를 절감하게 된다. 그가 마키 경감 옆에서 계속 근무하며 충성(?)하게 되는 배경이 설명되는 시점이다.
무려 네 사람을 죽게 한, 그리고 자신도 죽여버린 그 여자의 이야기가 참 서글펐다. 희생된 사람 중에는 진정으로 그녀를 안타까워해서 도와주려던 이도 있었는데, 때로 누군가에게는 선의의 도움이 더 절망이 될 수도 있다는 비극적인 이야기. 현실이 너무 괴로워서 오히려 환상 속에 갇혀 자신을 방어하던 한 여자의 이야기는 오늘을 사는 외롭고 고독한 현대인들의 모습을 재현해낸 듯했다.
두번째 이야기는 페이지가 너무 적다 싶었는데 다음 권으로 이어지는 시점에서 끝났다. 지금까지는 한 권에서 에피소드가 모두 끝이 나서 다음 에피소드가 궁금했지, 못 다 읽은 이야기 때문에 고심할 필요가 없었는데 난감한 기분이다. 대략 반년은 더 기다려야 하는 게 아닌가..ㅜ.ㅜ
책 값은 이제 6천원으로 잡혀 있다. 어휴, 갈수록 비싸진다. 그럼에도 바로바로 사봐야 할 만큼 궁금증을 유발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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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되지 않기 위해서 책 속 그림은 찍지 않았다. 대신 내지에 있는 컬러 그림만 한 컷.
아름다운 마키 경감의 모습이다. 시미즈 레이코 특유의 미소년 타입의 인물이다. 키 163에 어린애 같은 얼굴이지만 대단한 능력의 냉혈 꽃미남이라는 것만 밝혀두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