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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NANA 21
야자와 아이 지음, 박세라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우려했던 내용이 그대로 진행되고 말았다. 그간, 시간을 뛰어넘어 작품 속의 미래, 우리 시점으로는 현재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이 이해가 되질 않았는데, 이제 그 퍼즐 조각들이 모두 맞춰졌다. 나나가 왜 모두를 떠나 다른 사람이 되어 살고 있는지... 모두가 왜 그리 애타게 또 걱정하면서 그녀를 찾고 있는지......
잠자던 노부가 시끄러운 기타 소리에 퍼뜩 놀라 깨는 장면이다. 그런데 오디오에는 시디가 들어 있지 않았고, 그 시간에 그 음악을 들은 사람은 노부 뿐이었다. 그렇게 커다랗게 울렸는데도 말이다. 그것이, 렌의 메시지였을 것이다. 가장 오래 렌을 지켜봐온, 또 그 기타를 본받고 싶은 노부에게 전하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위기가, 고통의 순간이 찾아왔을 때, 저마다 대처하고 반응하는 속도와 내용이 달라진다. 평소 그 사람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낸다. 역시 타쿠미였고, 역시 야스였다. 나나에게 어찌 전할 것인가 모두 걱정하고 있을 때 직접 하겠다고 나선 믿음직한 야스. 그러나......

그 야스조차도 감당할 수가 없었다. 무엇이라 말해도 슬픔을 비어낼 수 없었고, 충격을 줄여줄 수도 없었다. 다만 방송이나 기자들에 의해서 소식을 접하지 않도록, 그 자신이 직접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 것,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그렇게, 그 자리에서 나나의 시간은 멈춰버렸다. 스물 한 살 생일을 하루 앞둔 날, 스무 살의 마지막 날 저녁에.
그리고 7년의 시간이 흘러버린 것이다. 이미 하치코는 아기 엄마가 되어 있고, 밴드는 해체된 게 아닐까 싶다. 노부가 고향에서 여관을 이은 것을 보면 말이다.
산 사람들은 어떻게든 살아지게 마련이지만, 살아도 산 게 아닌 목숨으로 살아질 사람도 있는 법. 그게 나나의 모습이었다. 노래만이 살 길이어서, 여전히 노래는 하고 있을 그녀지만, 이젠 제발 친구들 곁에서 위로 받으며, 상처를 치유하며, 새 삶을 살았으면 한다. 그런 길이 열린다면 작품도 끝을 맺을 테지만, 지금의 진행 방향은 너무 아프기만 하다. 작가 자신도 이번 편을 그릴 때는 어떤 장면이든 괴로워서 붓이 잘 나가지 않았다고 했다. 제 속으로 나은 자식을 보낸 느낌이었을 것이다. 그 마음이 힘들어 부러 해피엔딩을 만든다면, 그것 역시 프로답지 않은 모습일 테지? 작가는 프로니까, 자연스런 엔딩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그게 어디메쯤 일지는 모르겠지만, 독자는 자연스럽게 기다리련다. 안녕, 우리의 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