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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14 - 김치찌개 맛있게 만들기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6년 7월
평점 :
대구가 이렇게 큰 생선인 줄 몰랐다. 김을 만드는 공정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66화의 주제는 대구. 장기 이식을 받은 청년이, 기증자의 습관과 식성으로 바뀐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로 그런 사례가 있는지 모르지만 문학적으로는 가능한 상상력으로 보인다.
67화는 이북의 김치찌개를 소개하고 있다. 김장을 할 때 맨 밑에 넣는 포기에 돼지고기를 넣어두고 겨울 내내 먹다가 봄이 다가오면 마지막 남은 포기들을 돼지고기와 함께 김치찌개로 해먹는다고 한다. 직접 재연을 해본 작가님은 몇몇 난관에 부딪혀 오랜 기다림 끝에 기어이 먹게 되었는데, 기대만큼 깊은 맛을 자랑했다고 한다.
잘 상상이 안 가는 맛이지만 '죽여주는 맛'이라는 걸 보니 정말 대단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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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즐거운 느낌을 '죽인다'라고 표현하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
하루에 한 번씩 혹은 며칠에 한 번씩이라도 죽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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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의 음식들... 우리가 궁금하고 또 알아야 할 것들이 그것 뿐이겠는가...
68화 주제인 '김' 편이 제일 재밌었다.
김 만드는 공정은 복잡해 보였는데, 하여간 엄청 고되다는 것이고, 서해 김이 남해 김보다 맛있다는 게 재밌는 정보였다.
남해 김이 더 두꺼워서 김밥용으로 좋고, 일본에 수출하는 김은 남해 김이라고 한다. 일본 사람들은 파래 김을 싫어한단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파는 음식 재료들에 있어서 늘 자부심을 갖는 성찬이가 한 방 먹는 장면이다. 대단히 뜨끔했을 것이며, 또 자존심이 상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운암정의 숙수도 같은 경험을 하게 되는데... 그래서 본의 아니게 두 사람은 또 대결의 장을 갖는다. 페어 플레이 안 하는 놈은 이겨도 져도 찝찝할 수밖에 없다.
김 양식하는 장면을 취재하러 온 만화가 황 작가란다. 어째 분위기가 황미나 샘을 연상케 한다. ㅎㅎㅎ
69화 우럭젓국은 산행 과정에서 만난 어느 모자의 이야기인데 작가가 실제 산에서 만난 사람을 모델로 하고 있다. 운동화 한 켤레에서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과 자부심, 또 효성이 묻어나는 짠한 이야기였다.
나이 들면 하고 싶은 운동으로 등산을 꼽아본다. 젊어서 시작하면 더 좋을 운동이건만, 그건 어째 내키지를 않고...ㅜ.ㅜ
70화는 '닭강정'인데 '밥차'를 소재로 하고 있다. 촬영장에서 스탭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밥차다. 서울은 드물고 지방 촬영에서 주로 이용한단다. 현지 촬영시 지역 밥집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 촬영 조건으로 나온다는 얘기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지역 경제에 이바지하는 부분이 좀 있어야겠지, 아무래도...
얼마 전에 읽은 '한국의 글쟁이들'에서 김세영 씨 인터뷰가 있었다. 허영만 화백과 공동작업을 많이 했지만 결국 결별하게 된. 마치 영화 끝나고 나면 배우와 감독이 헤어지는 것처럼 김세영 씨는 표현했다. 그것도 수긍이 간다. 두 사람은 환상의 궁합처럼 보였지만, 부지런한 일벌레 허영만 화백에 비해 느슨하고 나른한 느낌의 김세영 작가는 손발이 맞기는 힘들었을 듯하다. ^^
두 사람이 함께 맞춘 '오! 한강'을 읽고 싶은데 검색이 안 되어서 놀랐다. 내가 제대로 못 찾은 건지도. 볼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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