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리뷰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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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열두 달 ㅣ 꼬마야 꼬마야 11
레오 리오니 글 그림,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2005년 4월
구판절판
레오 리오니의 작품이다. 한 해 열두 달을 한달씩 이야기를 만들어 엮어 주었다.
1월의 첫째 날, 쌍둥이 쥐는 처음으로 눈을 밟아 보았다.
나무에 기대어 서 있는 커다란 눈쥐는 대체 누가 만들었을까?
쌍둥이 눈에는 눈쥐가 빗자루를 들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건 빗자루가 아니라 바로 나무!
2월이 되어 가보았을 때는 눈쥐는 이미 녹아 없어졌지만 나무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쌍둥이는 나무에게 자기들이 사는 헛간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함께 사는 말, 소, 닭 이야기도...
3월이 되자 매일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었지만, 쌍둥이는 날마다 나무를 보러 왔다.
이제 그들은 친구가 되어 있으니까.
나무는 비를 사랑했다. 봄에 새싹들이 돋아나려면 꼭 필요한 친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비가 오는 건 곧 봄이 온다는 증거.
꼴라쥬 기법을 사용하는 작가는 많은 색을 쓰지도 않고 복잡한 그림을 그리지도 않는다.
단순하고 명쾌하게. 그리고 그래서 더 강렬하고 재밌게 다가온다.
4월에는 정말 봄이 왔다. 나무의 가지마다 새싹이 돋아났다.
쌍둥이 생쥐들에게는 신선한 경험이었을 것이다.
5월에는 나뭇가지마다 꽃과 새 잎이 가득 달렸다.
구름조차도 예쁜 색으로 물들어 있다.
생쥐 친구들의 얼굴에 호기심과 기쁨이 가득하다.
나무 역시 스스로가 대견했을 것이다.
6월의 나무는 사람들이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거나 모닥불을 피울 때 조심하지 않을까 걱정에 싸여 있었다.
한 순간에 불이 나버리면 모든 게 끝장난다는 것을 사람들은 너무도 자주 잊어버린다.
쌍둥이 쥐들은 나무 친구를 불의 위험으로부터 지켜주겠다고 결심했다.
긴 호스를 항시 대기시켜놓고 여차하면 물을 뿜을 생각인 것이다.
그리고 7월의 어느 날,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정말로 불이 나버린 것이다!
쌍둥이는 불이 나무를 태우기 직전에 달려와 불을 꺼주었다.
기막힌 타이밍!
너무 놀랐으니 휴식도 좀 필요하다.
8월에 쌍둥이는 휴가를 떠났다.
하지만 같이 가지 못하는 나무 친구에게 인사하는 것을 절대로 잊지 않는다.
예쁜 우정이다. 칭찬해 주고 싶다.
9월에 나무는 향긋한 과일을 주렁주렁 달고 있었다.
대단한 일을 해낸 나무 친구에게 진심으로 칭찬을 해주는 상둥이 쥐들.
나무는 맘껏 따 먹으라고 기꺼이 자신의 열매를 내준다.
역시 예쁜 우정이다.
더 없이 달콤하고 맛있는 과일이었을 것이다.
힘을 보태어 높은 가지에 달린 열매를 따 먹는 두 생쥐들.
10월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계절을 생각한다면 짐작하는 일이 아주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11월에는 또 어떤 일이 있었을까. 다가오는 12월의 큰 이벤트를 떠올린다면 역시 짐작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생쥐들이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은 예측하기 어려운 놀라운 것이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당연히 마음도 들어 있었다.
나무가 두 친구들을 얼마나 자랑스럽게 여기고 또 고마워할지 짐작할 수 있겠다.
함께 행복한 일 년을 보낸 세 명의 친구들은 내 년에도 역시나 아름다운 시간을 보낼 것이다.
이 책은 다 좋은데, 쌍둥이 쥐의 이름을 한국식으로 보배, 보람이로 지어놓았다. 원작의 느낌이 전혀 살지 않는다. '아주 신기한 알'에서도 한국식 이름으로 바꿔 놓아서 감이 떨어졌는데 이번에도 꼭 그렇다.
출판사와 역자가 모두 같은데, 역자의 고집인지 출판사의 뚝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꼭 좋지는 않았다고 말하고 싶다. 이름 정도는 원작의 맛을 살려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