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족을 소개합니다 - 조금은 달라도 행복한 나의 가족 이야기
이윤진 지음, 하의정 그림 / 초록우체통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기획 의도와 메시지가 바람직한, 좋은 책이다.  

부제는 '조금은 달라도 행복한 나의 가족 이야기'이다.  

모두 3학년 3반의 아이들인데, 첫번째 이야기의 주인공 현도는 엄마 없이 아버지와 단 둘이 사는 아이다.  

엄마의 부재로 인해 아이가 짊어지고 가는 가사 노동과 또 결핍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아빠는 성실하게 일하시는 분이고, 또 아이를 위해서 최대한 애쓰며 또 배려하시는 분이다. 아빠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생각한 현도의 오해로 잠시 냉전기를 맞았지만, 다행히 오해도 풀리고 두 사람은 예전의 찰떡 궁합 부자 사이로 돌아간다.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것은, 아빠에게 정말 여자친구가 생긴다고 해도 그걸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있었으면 했는데, 거기까지는 무리였겠지?  그래도 아빠를 정말 사랑하는 현도라면 장차 새엄마가 생겨도 아빠의 사랑이 결코 식지 않음을 믿을 거라고 미리 짐작해 본다.  



두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재호다. 재호의 아빠는 할머니 할아버지께 재호와 동생 재민이를 맡기고 돈 벌러 떠나셨다. 우울증에 걸린 할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재호의 활약상(?)이 펼쳐진다.  

똑똑하지만 몸은 약한 친구 승모의 조언으로 할머니의 우울증 퇴치를 위해 재호는 고심한다. 자신의 실수로 할머니의 안경을 깨뜨렸던 것을 기억해 내고 할머니를 위해 '다초점 렌즈' 돋보기를 맞춰드리고자 결심한 재호.  

그러나 이를 어쩔까나. 안경점 아저씨가 3만원짜리 안경을 특별히 2만 5천원까지 할인해 주신다고 했지만 수중에 돈이 있을 까닭이 없다.  

과연 재호는 어떻게 돈을 마련해서 할머니께 멋진 안경을 선물할 수 있을까? 

재호의 돈벌이는 옆의 그림을 참고하시라.ㅎㅎㅎ 


선주는 네 살 때 엄마 아빠께 입양되었다.  

그런데 열 살이 된 지금, 엄마는 동생을 임신하셨다. 자신에게는 없는(사실은 모르는) 태몽이 동생에게만 생길 것 같고, 엄마 뱃 속에서 직접 나온 동생이 사랑을 독차지 할 것 같고, 망상은 더 심해져 나만 버리고 온 식구가 도망갈 것만 같은 불안감에 휩싸인 선주. 

문득, 태양의 여자가 떠오른다. 입양되었던 김지수가 엄마 아빠의 친 딸 이하나가 태어나자 일으켰던 몹쓸 짓과 기나긴 방황 말이다. 

다행히도, 이 책의 세번째 주인공 선주는 방황 끝에 엄마 아빠의 사랑을 찐하게 깨닫고 기쁜 마음으로 동생과의 만남을 갖게 된다.  

흔치 않은 경우일 테지만, 얼마든지 우리 주변에서 있을 수 있는 가족관계다. 친 혈육은 아니어도 엄마 아빠와 사랑으로 맺어져 있음을 선주가 깨달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네번째 이야기의 주인공 지환이는 엄마가 재혼을 하는 바람에 새 아빠와 누나가 생겼다. 그 바람에 자신의 성 씨도 바뀌었고, 엄마는 누나 편만 들어주는 것 같아서 속상하기 그지 없다.  

새초롬한 누나는 성질만 드러운 것 같은데, 다행히도 새 아빠는 내 편이다. 이들 가족은 '가족회의'라는 것을 해서 서로의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갖고 있는데, 몹시 민주적이고 바람직한 시간으로 보인다. (정말로 그런 시간을 갖고 제대로 진행만 된다면 너무도 아름다운 가족 시간일 것이다!) 

새로 남매가 된 두 아이의 갈등 관계, 또 엄마 아빠의 노력하는 모습들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었다. 서로 으르렁거리던 두 아이는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화해하고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날까? 적어도 옆의 그림을 본다면 해피 엔딩 쯤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 


마지막 이야기의 주인공 유미는 엄마가 필리핀 사람이다. 그 때문에 학교에서 놀림을 받기도 하고, 엄마가 학교에 오는 것을 싫어하는 유미. 생일 파티에 친구들을 초대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겪은 갈등과 설움 등이 실감나게 표현되었다.  

작품 속에선 아빠가 필리핀에 일하러 가셨다가 엄마를 만났지만, 실제로 우리 나라에선 농촌 총각이 이주 여성과 혼인하는 일이 많다. 설정 자체는 덜 사실적이지만, 실제로 유미네 부모님 같은 경우가 없으란 법은 없다. (당연히!) 

아이가 작품 속에서 가족을 소재로 글짓기를 했는데, 무척 짠하고 감동적인 내용이었다. 내가 선생님이어도 상을 줄 만큼. 단군 노래가 나와서 움찔 했는데, 다행히 단일민족의 신화를 깨버리는 설명을 선생님이 해주셔서 오해를 없게 했다. 그 문제가 해소 안 되었다면 별점 하나는 과감히 깎았을 지도 모른다. ^^ 

이혼 가정이 늘고, 새혼 가정이 늘고, 조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 등등 여러 다양한 형태의 가정들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 그런 친구들을 만났을 때, 혹은 자신의 집이 그런 경우일 때, 그것을 놀림감이나 부끄러운 것으로 여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사랑하는 과정이 우리 어린이들에게 절실한 요즘이다. 물론, 부모님 또한 마찬가지다. 이 책은 아이들이 가슴으로 가족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과정을 친절하게 소개하고 표현하고 있다. 각각의 친구들은 모두 3학년 3반인 까닭에 조금씩 교차하고 겹치면서 이야기가 엮이는데, 한 가족씩 읽어보면서 자신의 생각을 들어본다면 좋을 것 같다. 또 주변에 이런 비슷한 가정이 있다면 그 아이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한 작가가 글을 써서 통일감이 있고, 그림이 재밌고 익살맞으며 귀엽다. 일단 표지부터 무척 예쁜데 출판사가 우리집 근처여서 놀라기까지 했다. 초등 3.4학년 정도의 어린이가 읽으면 적당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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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5-04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괜찮았어요~ 나는 내일이나 써야겠어요.^^

마노아 2009-05-04 07:15   좋아요 0 | URL
뭉클뭉클하더라구요. 더 많은 사람들이 읽어야 해요.^^

2009-05-04 0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04 0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04 15: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9-05-04 16:00   좋아요 0 | URL
아, 그 생각을 못했네요. 알겠습니다.^^

미설 2009-05-05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절한 사진 리뷰네요. 주제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읽을때 재밌게 읽혀서 좋았어요^^

마노아 2009-05-05 12:00   좋아요 0 | URL
어린이들도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을 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