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문 - 나의 뱀파이어 연인 트와일라잇 2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변용란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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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서 연인 사이가 되었던 벨라와 에드워드. 두 사람의 사랑은 여전했지만, 벨라의 18번째 생일날 있었던 소동으로 변화를 맞게 된다. 계기는 작은 거였다. 언제나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는 불운을 몰고 다니는 벨라답게 선물 포장을 뜯다가 종이에 베어버렸는데, 그게 하필 뱀파이어 가족 앞에서 벌어진 일이었으니, 그 핏빛 향이 어떤 충격을 불러 일으켰을지 가히 상상이 간다. 아직 인간의 피에 대한 절제가 익숙하지 않은 재스퍼가 본능을 감추지 못했고, 그걸 막기 위해 에드워드가 벨라를 밀어버렸는데 하필! 유리 위로 떨어져 더 큰 피를 불러버렸다.  

이 사건을 계기로 에드워드는 늘 갖고 있던 불안감(자신 때문에 벨라가 위험해진다는 것)을 현실로 인정, 결국 결별을 선언한다. 얼굴도 능력도 완벽남이었던 이 뱀파이어는 결별을 선언함에 있어서도 너무 완벽하게 차가운 나머지 벨라는 그가 변심했다는 말을 곧이듣고 만다. 그리고, 그게 고통의 시작이었다.  

4개월 동안, 벨라는 텅 빈 영혼을 가진 껍데기 뿐인 사람으로 살아갔다. 지켜보는 아빠 찰리를 불안에 떨게 할 만큼,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 모두 떨어져나갈 만큼. 그 때 벨라를 사람답게 만들어준 것이 인디언 소년 제이콥이다. 뱀파이어의 연인이었던 전적만큼, 벨라에겐 어떤 특별한 것이 있었는지, 늑대 인간이 되어버린 제이콥 옆에서도 잘만 지내고 만다.  

그런데, 자신에게 어떤 위험한 일이 닥쳐서, 아드레날린이 분출되고, 두려움을 느낄 때마다 벨라는 환청을 듣게 된다. 그토록 그리워하는 에드워드의 목소리. 그 목소리를 다시 듣기 위해 스스로를 자꾸 위험한 상황 속으로 몰아버리는 벨라. 그리고 그것이 화근이 되어서 다시 연결되는 컬렌 가족들과 에드워드와의 재회. 

이것이 줄거리다. 여전히 주인공 벨라 입장에서 서술되는데, 1편보다 확실히 매끄럽게 읽히는 것은 작가가 두번째 장편 소설이라 좀 더 필력이 좋아진 것일 수도 있고, 번역이 훌륭한 까닭일 수 있다.(시간 여행자의 아내를 번역한 분이시다.ㅎㅎㅎ) 뭐, 내 생각엔 둘 다 같지만. 무튼, 영화를 먼저 본 까닭에 여러모로 더 비교되었던 1편에 비해서 2편은 훨씬 재밌게 읽혔다. 내가 좋아하는 에드워드의 출연 분량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것이 다소 불만스럽지만. 

불멸의 몸을 갖고 영속의 시간을 사는 뱀파이어가, 100년 만에 처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갖게 되었는데, 그 사람을 위험으로부터 구해줄 수가 없고, 자신이 곁에 있는 것이 더 위험에 빠진다는 것을 알아차린다면, 누구라도 에드워드와 비슷한 고민에 빠졌을 듯하다. 더 확실한 방법은 그녀 역시 자신과 같은 뱀파이어로 만든다면 많은 고민으로부터 해결되겠지만, 스스로의 존재를 '저주'로 인식하는 그로서는 그녀의 영혼이 어둠 깊이 매장당하는 것을 결코 두고볼 수 없을 것이다. 그에 비하면 자신을 뱀파이어로 만들어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하는 벨라는 좀 더 철없어 보이고, 그랬기에 또 맹목적으로 순수한 사랑으로 보이기도 한다.  자신은 스무 살, 서른 살, 할머니까지 늙어가는 동안, 신의 조각 같은 완벽한 남친은 영원히 17세라면 분명 공포스럽기도 할 것이다.  

영화 속 벨라의 배우는 무척 이쁜 사람이어서, 내가 그려보는 벨라는 무척 아름다운 여성인데, 책 속의 벨라는 자신의 미모에 대해서 너무나 자신이 없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상대적으로 너무 완벽한 남친 덕분이지만. 그렇긴 해도 많은 남자아이들이 벨라와의 데이트에 매달렸던 것만큼 벨라도 충분히 매력적일 텐데, 좀 더 자신에 대해서 믿음을 가졌으면 한다. 에드워드의 사랑 고백을 믿지 않고, 그가 떠난 게 정말 사랑이 끝나서라고 믿고 반 년 동안 삽질한 것은, 아무리 가여운 처지였다고 해도 좀 짜증스러웠으니까.(그래, 솔직히 샘났다!)  

내 예상에 뒤로 가면 벨라는 확실히 뱀파이어가 될 것 같다. 무려 3천 년을 살아온 다른 영험한(?) 뱀파이어의 특별한 능력도 벨라에겐 적용되지 않았다.  스스로는 너무 평범하고 미미한 존재라고 여기는 그녀지만, 분명 이렇게 뱀파이어와 늑대 인간을 끌어들이는 어떤 강력한 힘이 그녀에게 있을 것이다.(심지어 그녀의 체취는 너무나 맛있어서 지극히 유혹적이라고 하지 않던가...;;;;)

세상엔 인간으로 부를 수도 없을 만큼 악하고 무서운 존재도 너무 많은데, 컬렌 가족처럼 인간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인간에게 봉사하면서 열심을 다해 살면 신의 은총으로 혹시라도 천국이 열리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는 존재가 있다면, 신의 입장에서 그 사악한 인간보다 이 불사체가 더 연민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물론, 그런 흡혈귀는 너무도 소수라고 책에서도 설명하지만. 

책이 620페이지였다. 정말 길긴 했지만, 순식간에 읽은 듯하다. 그만큼 흡인력이 있다. 다른 일들이 많이 밀렸는데 이어서 이클립스를 읽어도 되는지 갈등이 생긴다. 궁금하긴 한데 말이다.(게다가 2권보다 더 두껍다!)  

영화는 금년 말에 개봉한다고 들은 것 같은데 사실일지 모르겠다. 영원히 17세여야 할 에드워드가 그새 자랐을까 봐 걱정이다. 외국 배우들은 소년에서 청소년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아저씨'가 되는 경향이 있어서 말이다.(어쩔껴, 해리 포터...ㅠ.ㅠ) 그래도 어쨌건, 기대 기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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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09-05-01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공포 특히 뱀파이어를 제일 무서워하지요. 그리고 뱀파이어 영화만 살짝 봐도 꿈에 나타나서...ㅋㅋㅋ
근데 리뷰를 읽어보니 읽고 싶다는 충동이 생기네요^^ 인간과 뱀파이어의 사랑이야기...무척 궁금해져요.

마노아 2009-05-01 11:53   좋아요 0 | URL
이 책과 영화는 로맨스물이에요. 다만 상대가 뱀파이어일 뿐이지만, 무서운 장면은 없다고 봐요. 그냥 풋풋한 사랑 얘기인데, 주인공이 워낙 잘 생겼다 보니 보는 재미가 좀 솔솔하답니다.6^^

무스탕 2009-05-01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인디언 소년이 1편에서 벨라 아부지 친구 아들(어렵네.. -_-)인가요? 아부지한테 거처를 옮기고 처음 만난 친구요. 어려서도 같이 놀았다던..
그 아이가 늑대인간이 됐다구요? @_@

정말 해리 포터같이 갑자기 총각이 될까봐 걱정입니다. ㅎㅎ

마노아 2009-05-01 22:26   좋아요 0 | URL
오, 맞아요. 바로 그 녀석이죠. 작품 속에서도 그 녀석은 키가 갑자기 193으로 자라고 늑대인간 변신 후 또 자랐으니 거의 2미터 육박하지 않을까 싶어요. 녀석은 총각이 되어도 상관 없는데 에드워드가 걱정이지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