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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퍼홀릭 - Confessions of a Shopaholic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스트레스가 머리를 눌러서, 가벼운 영화를 봐줘야 할 것 같은 충동에 싸인 날, 이 영화를 봤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나 '섹스 앤 더 시티' 같은 느낌의 영화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크게 틀리지 않은 감상이었다.
영화 소개 프로에서 보여주는 줄거리가 전부 다는 아니어서 다행이었지만, 그렇다고 짝퉁이 명품되는 것 같은 변신으로 감동을 줄 수는 없었다.
주인공 레베카는 쇼핑 중독자다. 매달 날아오는 카드 명세서의 향연이란, 그 종이로 줄넘기를 해도 될 것 같은데, 하필 회사는 망해버렸고, 그녀는 체불 독촉을 받는다.
우여곡절 끝에 입사하고 싶었던 패션지 회사가 아닌, 같은 계열사의 경제 잡지사에 인턴으로 근무하게 된 레베카.
그녀는 대중들이 어렵다고 이해하기 힘들어 하는 경제 개념을 '쇼핑'에 견주어서 이해하기 쉬운 칼럼으로 대박을 냈는데 일명 '초록 스카프'의 그녀가 된 것이다.
훈남 남주인공은 잡지사 편집장인데 알고 보니 엄청난 재력가 집안의 아들이었던 것.(사실 묻지도 않았는데 지 스스로 밝히고는 집안과 상관 없이 홀로 서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한다. 그러면서 그건 왜 밝혀??)
사진의 춤추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코믹하고 예쁜 장면인데, 여기서 레베카는 정말 사랑스럽게 나온다. 저 무기같은 구두를 신고도 개성있게(!) 잘 추더라~
레베카는 계속해서 체불독촉을 받으면서 거짓말을 하게 되고, 그러면서도 쇼핑중독은 못 고치고(중독자 모임에 나가서 기껏 맘잡고 있는 사람들 마음에 다시 쇼핑 바람 불러 일으키고~) 그 바람에, 가장 소중했던 절친의 결혼식 들러리 옷도 저당(?) 잡히고 만다.
친구는 레베카를 위해서 진심으로 조언해 주고, 위기에서 도망칠 수 있게 망도 봐주고...;;;; 이래저래 헌신을 했지만, 쇼핑중독자 레베카는 본의 아니게 일이 꼬이면서 친구에게 큰 상처를 남긴다.
쇼핑이 주었던 희열, 그 뒤끝에 남겨진 결제의 압박, 그것을 잊기 위해 다시 반복해서 쇼핑을 하는 쇼퍼홀릭 레베카. 영화는 우리가 짐작할 수 있을 만큼의 재미를 주고, 주인공의 변화에 따른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위에 털 옷을 입고 있어서 너무 안 어울려 보이지만, 저거 벗으면 그래도 나름 깜찍하다. 결혼식장 아닌 다른 장소에서 소화하기엔 거시기 하겠지만.
레베카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면서 후회하고 반성하고, 그리고 새출발을 결심하는 과정을 보면서 난 슬펐다. 저렇게 훌륭한 부모님도 부럽고, 저 모양인데도 척!하니 달라붙어 있는 훈남 남친도 부러웠다.(영화니까 가능하겠지?)
때마침 도착한 문자 메시지 한 통에 얼마나 심장이 덜컹거리던지, 이 샤방샤방 로맨틱 코미디물을 보면서 내가 울었지 뭔가ㅠ.ㅠ
(언니가 내 카드로 병원비를 확 긁어버려서 화들짝 놀람....;;;)
그런데 레베카의 총 빚이 우리 돈으로 약 천만 원 돈으로 계산됐는데 내가 제대로 계산을 한 건지 모르겠다.
쇼퍼홀릭이란 이름을 붙이기엔 액수가 좀 약했다는 생각이 드는 건 내가 너무한 건가?
영화는 그렇게 혹평 들을 만큼 나쁘지 않다. 다만, 영화 속 모습은 어디까지나 환상이라는 것 제대로 알고 봐야 한다. 저렇게 살다가는 제 인생뿐 아니라 다른 사람 인생도 잡아 먹기 딱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