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케이크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27
패트리샤 폴라코 지음, 임봉경 옮김 / 시공주니어 / 200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패트리샤 폴라코는 미시간 출신인데, 이 책의 배경도 미시간이다. 즉 할머니의 농장이 미시간에 있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혹 패트리샤 폴라코가 직접 겪은 이야기일까?  

아무튼, 그녀가 자란 미시간은 무더운 여름날이면 후텁지근한 공기가 농장을 뒤덮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습한 여름과 닮아 있는 것일까? 

폭풍우를 실은 먹구름이 들판 위로 낮게 깔리고, 새들은 땅에 닿을 듯 날아다닌다고 한다. 폭풍이 올 때 분위기가 이런가 보다.  

주인공 꼬마 아가씨는 천둥 치는 소리를 무서워했다.  

오래 전에 러시아에서 건너오신 할머니 집에 가는 것을 좋아했지만 천둥소리는 너무 무서웠던 것!(작가가 러시아와 그리스 회화와 도상학 역사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하는데 정말 진짜 할머니 이야기???) 

작품 속에서 이미 할머니가 천둥과 폭풍을 무서워하지 않게 도와준 이야기라고 밝히고 있으니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가 맞구나. 얼쑤~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을 보며 천둥 케이크 굽기에 딱 좋은 날씨라고 말하시는 할머니! 저런 날씨에도 무언가 좋은 게 있다고생각하시다니 엄청 긍정적 마인드다. 할머니의 머릿수건을 보니 언뜻 '우크라이나'가 떠올랐다. 이유는...... 모른다. 

천둥 케이크를 굽기 위한 재료를 꼼꼼히 체크하시는 할머니. 그리고 아이에겐 천둥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그 박자를 세라고 가르쳐주신다.  번개가 내리치고 숫자를 세는 건데, 열까지 세고 나자 천둥 소리가 콰르릉 울려퍼졌다. 할머니는 폭풍이 10마일 밖에 있다고 계산하셨는데 과학적 근거까지는 모르겠다. 다만 '쾅 번쩍!'이 아니라 '번쩍 쾅!'의 순서는 맞다.^^ 

두 사람은 먼저 달걀을 가져왔다. 깍쟁이 쪼아리 넬리에게서 달걀을 가져오는 건 나름대로 어려운 일이었다. 할머니의 도움으로 무사히 달걀 확보! 이때 9마일 밖에서 천둥이 울렸다. 




늙은 발차기 젖소에게서 우유를 가져왔을 때는 8마일 밖에서 천둥 소리가 울렸고, 

오솔길 너머 숲에 있는 광에서 초콜릿과 설탕 그리고 밀가루를 가져왔을 때는 이미 6마일 밖까지 천둥이 다가온 뒤였다. 

아직도 재료는 더 필요하다. 천둥이 바로 가까이까지 오기 전에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아주 잘 익은 토마토 세 개와 딸기 약간을 땄을 때 5마일 밖에서 천둥 소리가 울렸고,  

구해온 재료들을 모아서 케이크 반죽을 마치고 오븐에 집어넣었을 때는 벌써 3마일 밖에서 천둥 소리가 울렸다.  

할머니와 함께 까다로운 친구들로부터 재료를 구해오고, 먼 곳에서 재료를 가져오는 동안 아이는 천둥 소리가 더 가까이 오고 있음에도 맡은 일을 다 해냈다. 아이는 이제 천둥을 무서워하지 않게 된 것이다. 

할머니는 깍쟁이 암탉 쪼아리 넬리에게서 달걀을 가져오고, 늙은 발차기 젖소에게서 우유를 가져오고, 잡목이 우거진 숲을 지나 광까지 다녀오고, 헛간 마당에 있는 울타리에도 올라갔다 온 것이 모두 용감한 사람들만이 해낼 수 있는 거라고 강조하셨다. 

무언가 거창하고 대단한 일이 아니어도 충분히 용감하고, 또 두려움을 극복해낼 수 있는 힘을 지녔다고 말씀해주시는 할머니가 진정 근사하다.  

이제 두 사람은 아주 가까이까지 온 천둥 소리를 개의치 않고 식탁보를 깔고 포크와 숟가락을 놓으며 케이크 먹을 준비를 끝마친다.  




우르릉 콰앙 쾅 콰르르릉!!! 

천둥소리가 머리 위에서 울려버린 순간. 폭풍이 도착한 바로 그 순간. 천둥 케이크는 완성되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초콜릿 크림 위에 딸기까지 얹은 정말 완벽한 순간의 완벽한 케이크 등장이다. 

실물이었다면 초콜릿 가루 입힌 케이크가 아주 맛있어 보이겠지만, 그림상으로는 색깔이 어두워서 딸기랑 별로 어울리지 않는 게 좀 흠이다. 

그렇지만 할머니가 주신 따뜻하고 아름다운 유산이 아이의 마음 속에서 멋지게 피었을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니 이렇게 예쁘고 근사한 동화가 다시 탄생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할머니의 천둥 케이크 레시피는 이렇다. 

크림재료 

쇼트닝 1컵, 설탕 1+ 3/4컵, 바닐라 1작은술, 흰자와 노른자를 나눈 달걀 3개(달걀 노른자를 젖는다. 흰자를 굳을 때까지 휘저은 후, 노른자를 넣고 다시 한 번 잘 섞는다.), 찬물 1컵, 삶아서 으깬 토마토 1/3컵 

체에 거를 재료 

케이크용 밀가루 2+1/2컵, 코코아 가루1/2컵, 베이킹 소다 1+1/2작은술, 소금1작은술 

체에 거른 재료와 크림 재료를 섞는다. 22cm 크기의 둥근 팬에다 기름과 밀가루를 살짝 두른 후 350도에서 35~40분 동안 굽는다. 초콜릿 크림을 케이크 위에 골고루 입힌다. 딸기로 맨 위를 꾸민다.


절대로 쉬워보이진 않는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nine 2009-04-16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윤기 자르르 초코렛 코팅된 케잌 위의 빨간 딸기는 실제로 보면 굉장히 매혹적이어요.
저 재료 보니까 막 만들어보고 싶어지네요.

마노아 2009-04-16 22:49   좋아요 0 | URL
실물이었다면 당장 먹고 싶다고 덤벼들었을 것 같아요. 나인님을 자극시키는 케이크군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