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질문 - What is Your Wish?
오나리 유코 글 그림, 임은정 옮김 / 프로메테우스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분명 누군가의 리뷰를 보고서 이 책을 마음에 담아두었을 터인데 리뷰가 하나도 없다. 혹 개정판인가?  

책은 무척 짧다. 큰 그림에 짧은 대화가 전부이기 때문에 아주 금방 읽을 수 있지만, 천천히 읽을 때 더 맛있을 거라고 장담한다.  



처음 나온 그림인데 부부가 함께 손을 잡고 걸어가다가 꽃을 발견하자 사뿐히 발을 들어 꽃이 다치지 않게 조심한다. 그리고 지나치면서 다시 한 번 꽃을 돌아보는 게 이뻤다.  



있잖아
만약
 





아침에 일어났더니,
내가 새까만 곰으로 변해 있다면
어떡하겠어, 당신은? 

음...... 그렇다면
아마 깜짝 놀라겠지.
하지만 얼른 정신을 차리고 

<나를 잡아먹으면 안 돼!>라고 말할래.
그런 다음 무엇을 먹고 싶은지 물어보고
아침 식사를 준비해 줄 테야.
  



당연히 꿀을 좋아하겠지? 

아내에 이어 남편도 묻는다.  

그럼 만약
눈을 떴을 때
내가 아주 작은 벌레가 되어서
당신 코 위에
살며시 앉아 있다면? 

아내가 뭐라고 했을지 상상해 보자. 남편의 대답만큼 예쁘고 사랑스러운 대답이 들려올 것이다.  이런 질문들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이들의 아침 식사는 이렇게 정겹다. 일어나지 않은 일을 묻는 것이지만, 그것을 시간낭비라고 퉁박주지 않고, 성실히, 그리고 사랑을 담아 정성껏 대답한다.  

하늘의 별도 달도 따줄 것처럼, 무수한 시련이 닥쳐와도 당신만을 사랑해~!라는 고전적인 레파토리가 아닌, 그 순간에 들었을 때 코끝이 찡하게 감동적인 이야기가 소박하게 실려 있다.  

삶이 이렇게 동화같지 않고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날마다 더 척박해지지만, 그래도 이렇게 늘 신혼인 것 같은 마음으로, 여전히 연애시절인 것처럼 설레는 마음을 간직하는 부부라면, 날마다 로맨틱한 하루하루가 되지 않을까. 적어도, 그런 시간이 더 많이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에게 던지는 행복한 질문은 무엇이 있을까. 그리고 행복한 대답은?  

일단, 그 님부터 만나야겠지만... 무튼! 이 책 무척 예쁘다. 마음이 잔잔하니 따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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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3-26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전에 제가 체셔고양이님께 선물했고 체셔고양이님께서 리뷰 쓰셨더랬어요. ㅎㅎ
아, 페이퍼였던가?
그때 마노아님이 댓글을 다셨던 것 같아요.

:)

마노아 2009-03-26 12:25   좋아요 0 | URL
아, 그래서 리뷰가 하나도 없던 거군요. 아, 체셔님 그립네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