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 유쾌한 이야기

칼바니아 이야기 1
토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9월

많은 지기님들이 왜 이 책을 칭잔했는지 알 것 같다.  

이 책, 엄청 유쾌하다. 칭찬과 감탄, 그리고 절판의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들릴 때, 수소문 해서 갖췄던 책이다. 

처음엔 중고샵에서 중간 권을 구했고, 그 다음엔 빠진 책 찾아 검색에 검색. 거의 일 년 만에 다 갖춘 듯하다.  

그리고 드디어 1권 읽어버렸다. 오홋! 유쾌, 상쾌다. 반짝반짝 아이디어가 빛난다. 

제목은 뭔가 거창하다. '칼바니아 왕국'의 사람들 이야기인데, 처음으로 여자 임금님이 등극했고, 그 바람에 여권신장(?)으로 공작가의 외동딸 에큐가 뒤를 이을 가능성이 커졌고, 여자들의 사회 진출도 커진 분위기. 

이렇게 배경을 얘기하면 역시나 또 거창해 보이지만, 마치 소꿉놀이 들여다 보듯 아기자기 재미난 이야기들의 집합이다. 

그림도 귀엽고 정겹기 그지 없는데, 도무지 직선이 등장하지 않는다. 왕궁 다운 배경도 없고, 그렇다고 말 타고 다닌다고 해서 정교한 말 그림이 등장하지도 않는다. 오로지 샤랄라 드레스만 등장한다는 것. 그리고 그게 이 작품이 탄생하게 된 진짜 배경이다. 작가는, 직선으로 이뤄진 건물, 그런 배경, 못 그린단다. 그래서 그거 다 생략하고, 자신이 잘 하는 것, 할 수 있는 것, 좋아하는 것만 가지고 작품을 무턱대고 시작했는데, 그게 먹혔다는 거다! 

이렇게 유쾌할 수가! 조금은 장난스럽고 어린애 같은 느낌의 이 그림은 프로 만화가(그것도 일본의!)의 솜씨라고 생각하기에는 좀 어정쩡한 부분이 있는데, 그 모자란 부분을 장점으로 승화시킨 작가의 재주가 정말 놀랍지 않은가! 

게다가, 정말 이야기가 재밌다. 나름 진지하고, 나름 심각하기도 하지만, 그게 모두 유머 속에 녹아들어가고, 반짝반짝 빛이 나는 이야기로 둔갑이 된다. 이건 완전히 엄마랑 어린 딸이 함께 앉아서 키득키득 웃으면서 볼 수 있는 만화가 아닌가.  

이렇게 재밌는데 왜 절판인지 모르겠다. 2003년도에 나왔는데 얼마 되지도 않았건만.  

그런데, 왜 작가 이름이 달랑 '토노'일까? 예명인가? 아님 성이나 이름을 하나 안 쓴 건가? 아리송송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