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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끼뽀끼 숲의 도깨비
이호백 글, 임선영 그림 / 재미마주 / 2000년 4월
확! 깨는 책이다. 정신이 아주 없다. 아이들은 좋아할지도 모른다. 좀 엽기적이다.ㅎㅎㅎ
먼저 뽀끼뽀끼 숲에 사는 깨알같이 작은 꼬마들 입장이다.
선수들 이름은 모두 네 글자인데 저마다의 특성이 이름에서 드러난다.
안 틀리고 읽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이번엔 뭉기뭉기 숲의 덩치 큰 덩찌들이다.
녀석들도 네글자 운율 맞춘 이름을 갖고 있다. 이름 열심히 읽어보시라. 좀 있으면 읽기 힘든 이름이 나와버리니까.
사건은, 너무도 심심해하던 덩찌들이 덩달아 하품을 하고 있을 때였는데, 입이 단추 구멍만큼 쪼그만 무뚝띠기가 '오오옴'하고 하품을 한 데서 시작한다.
그 모습이 너무 우스꽝스러워서 모두들 웃음을 터트렸고, 무뚝띠기는 창피한 나머지 냅다 뛰어서 뽀끼뽀끼 숲으로 가버린 것이다.
그 숲에서 겁 많은 꼬마들은 지레 겁을 먹고 무뚝띠기가 잠들었을 때 일제히 공격하다가, 녀석의 고민을 알고는 입을 크게 만들어준다는 이야기!
그렇게 해서 뭉기뭉기 숲의 덩찌들이 뽀끼뽀끼 숲으로 와서 이야기는 점점 커지고, 이름도 점점 커지는데......
꼬마들이 덩찌에게 잡아 먹히고, 덩찌들은 또 다른 덩찌들에게 잡아 먹히고, 점점 요상한 괴물 탄생이요!
게다가 한 놈 잡아 먹을 때마다 녀석의 이름을 가져가게 되니, 이 친구들의 이름은 자꾸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황당스런 이야기! 그리하여 이렇게 어마어마한 이름이 탄생한다.
도......................
어쩌고 저쩌고............
...........깨...........
............저쩌고 어쩌꼬..
.......................비
줄여서 도.깨.비.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은 마지막 장이었다.
뽀끼뽀끼 숲의 도깨비를 만든 사람들의 이름 열전이다.
기획부터 구상, 아이디어에, 편집, 그리고 마케팅까지.
이 부분이 제일 재밌고 창의적이었다. 나로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