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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NANA 20
야자와 아이 지음, 박세라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젠가부터 나나를 읽을 때면 불안감이 들었다. 이미 미래의 시간을 살고 있으면서 과거의 이야기를 해 나가는 진행 속에서 툭툭 던져지는 그들 사이의 어떤 사건, 사고 등이 독자를 더 막연하게, 불안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타쿠미의 아이가 등장한다. 그러니까 사치코 말고 다른 아이. 남자 아이다. 대체 아이 엄마는 누굴까. 나나가 쌍둥이를 낳은 것인지, 아님 레이라의 아기인지 알 길이 없다. 어차피 한 작가가 그린 거라 캐릭터들을 다 조금씩 닮아 있어서 딱 집어 누구라고 말을 못하겠다.
트라네스를 떠나고 싶어하는 렌. 그 결정에 포함되어 있는 그의 진심. 그리고 그 마음을 알기에 잡을 수밖에 없는, 자신만의 방법을 강구하는 레이라와 타쿠미 등등.
사랑보다 더 소중했던 꿈. 아니 꿈과 함께 소중했던 그들의 사랑은 참으로 어렵게 흘러간다. 나나와 렌의 이 갈등이 지나치게 느껴진다. 사랑하는데, 더 없이 소중한데, 지금 당장 보고 싶은데, 왜 그렇게 돌아돌아 가야만 했을까. 그렇게 돌고 돌다가, 다시는 만날 수 없게 되면 어찌하려고...ㅜ.ㅜ
타쿠미가 참으로 복잡한 캐릭터로 보인다. 지극히 워커홀릭인 냉철한 사업가이자 음악가. 그러면서도 그 냉혹한 가슴엔 열정이 있다. 그는 나나(하치)를 사랑하고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과 연애를 할 수 있는 인물이다. 바람둥이인 게 확실한데, 미워지지 않는 순정만화형 나쁜 남자. 그러니 더 나쁘다!
다음 권에서는 이거 어느 멤버 하나 초상 치를 것 같은 분위기. 파파라치 밉다.
그런 건 둘째 치더라도, 책 속 주인공 모두가 좀 더 솔직해져서, 그들의 사랑이 아프지 않게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