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리뷰]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리뷰를 올려주세요~ 5분께 2만원 적립금을 드립니다.
-
-
특별한 손님 ㅣ 베틀북 그림책 70
앤서니 브라운 그림, 애널레나 매커피 글, 허은미 옮김 / 베틀북 / 2005년 3월
바닷가에서 아빠와 단 둘이 사는 케이티.
두 부녀는 주중에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케이티의 도시락을 요일별로 정성껏 싸주는 아빠.
아빠가 만들어주는 케이티의 아침은 계란 반숙.
아, 너무 리얼한 그림이 감탄스럽다.
게다가 계란을 담고 있는 저 그릇의 영롱한 빛깔과 무늬를 보라!
주말에는 엄마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책 속에서 직접적으로 나오지 않지만 아빠와 엄마는 이혼을 했을 것이고, 그 바람에 케이티는 양쪽 집을 오가면서 엄마 아빠와 지내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변화가 찾아왔다.
아빠가 '손님'을 데리고 온 것이다.
여기서부터 앤서니 브라운표 그림의 특징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한다.
케이티에게 생긴 변화의 놀라움과 낯섬을 표현한 것일까.
책장에는 새들이 날아다니고, 심지어 나무에 창문도 생겼다.
수도꼭지가 달린 술병이나, 신발 입구에 솟은 색연필도 놀랍다.
시계에는 눈코 입마저 있다. 시계 바늘은 콧수염 역할!
문밖에 서 있는 아빠 친구 메리 아줌마와 그 아들 션.
션이 입은 옷은 윌리가 자주 입곤 하던 그 무늬다. ^^
노란 벽에 걸려 있는 그림의 기차에서 나온 연기가 그림 밖으로 퍼져 올라간다.
아빠 뒤에 있는 의자는 설마 '공중부양'중???
션과 메리 아줌마는 규칙적으로 집에 찾아오셨다.
션은 장난꾸러기였고, 그 모든 장난에 케이티는 "퍽도 재미있겠다."라며 반갑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오로지 아빠만 좋아하는 그들의 만남.
한 번은 유원지를 갔는데, 회전목마를 탄 사람들의 모습이 웃기다.
신문을 든 아저씨는 변기 위에 앉아 있고, 모자 위에는 새가 앉아 있다.
뒤에 앉은 카우보이 아저씨는 총주머니에 바나나를 꽂고 있으며 앞 사람에게 바나나를 건네고 있다.
그 뒤에 뚱뚱보 아줌마가 탄 말은 초록빛 하이힐을 타고 있다. 앤서니 브라운의 전매 특허 고릴라씨도 옆쪽으로 살짝 보인다.
그 뒤쪽 말은 '닭'이고, 사람머리도 나오며 심지어 소머리도 나온다.
회전목마 시설 위에 펄럭이는 깃발들. 해적기 뒤에 파자마도 대차게 흔들린다.
이들 손님의 방문 이후 케이티의 주말은 더 이상 이전처럼 평화로울 수 없었다.
바닷가에 놀러갔을 때의 모습을 그려놓았는데, 이 그림 곳곳에도 여러 장치가 숨어 있다.
왼쪽 끝에 멀리 떠 있는 하얀 섬은 사실은 손가락이다. 바다 위를 유유히 달리는 건 빨강색 2층 버스. 하늘 위를 날아가는 갈매기 중 한 마리는 심지어 돼지다!
알통을 자랑하는 고릴라씨 옆으로 타이어를 튜브처럼 낀 뚱보 아저씨가 보이고,
모래 밑으로 스윽 지나가는 상어도 보인다.
오른쪽 중간 즈음엔 선그라스 낀 인어 아가씨도 보인다. 엄훠, 가슴 가리개는 안경???
썬텐하는 금발 언니 가슴에는 달걀 프라이 두 개가 올려져 있다.
아, 그밖에도 너무 많지만 여기서 생략...^^
케이티는 지쳐버린다. 더 이상 자신의 집과 정원과 장난감과 산책과 식사를 손님들과 함께 나누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아빠'를 그들과 나누어 갖고 싶지 않았다.
이런 케이티의 바람에 아빠는 바로 다음 조치를 취한다.
그들 손님을 집에서 내보냈던 것.
케이티는 다시 평화롭고 조용한 나날을 보낼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뭔가 허전하다. 뭘까. 왜일까....
이제 제목을 다시 생각해 보자. '특별한' 손님.
이제까지는 그저 '손님'이었던 그들은 사실은 케이티에게 '특별한' 손님이었던 것.
케이티는 아빠와 함께 메리 아줌마와 션의 집으로 간다.
그들만큼 요란하고 재미가 넘치는 저 집의 모양새를 보시라.
굴뚝에 꽂혀 있는 파이프, 지붕 위의 펭귄과 우산. 달걀 프라이 꽃을 피우고 있는 식물들.
산타 할아버지 옷이 걸려 있는 빨랫줄까지...
이 기상천외하고 재밌는 집에서 케이티 역시 '특별한' 손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그들은 '가족'이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