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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파크
홍인혜 지음 / 애니북스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9월 8일에 주문한 책과 화장품을 9월 18일에 받았다. 그 속에 이 책이 끼어 있었다. 중고샵에서 발견하고는 누가 먼저 집어갈까 봐 심장이 파바박 뛰었던 바로 그 책!
간간히 인터넷에서 만나고는 와 재밌다! 하고 반해버린 웹툰 책은, 더 이상 보지 않고 꼭꼭 쟁여두었다가 책으로 나오면 보게 된다. 나로서는 첫 만남이니까 강풀 작가처럼 신간 단행본으로 산 것은 아니지만 보고나서 너무 사랑스러워서 뽑뽀를 날려주고 싶었다.
저 상콤한 분홍빛 귀여운 캐릭터라니!
실제 모습이야 알 수 없지만, 다이어리 속에 나오는 루나의 일상은 잔잔한 가운데 톡톡 튀는 맛이 있는 달콤 짭짜름한 재미가 있었다.
왕소심 모드라던지, 슈크림 상태의 우울함도 독자의 눈에는 참 사랑스럽게 비쳐진다.
쿨함보다 치열함을 더 사랑하는 모습이, 사용설명서를 정독하다 못해 6개월뒤 재독하여 복습까지 하는 모습들이 지켜보는 사람을 정겹게 한다.
최근 신간이 나왔는데 이 책이 2006년도의 기록이니까, 그 이후 2년 동안의 직장 생활 얘기가 아닐까 혼자 짐작해 본다.
방금 전에 홈페이지도 처음 가보았는데 깔끔하고 심플하고 아기자기 예뻤다. 자신만의 공간을 소중히 가꾸고 있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대학 때 다녔던 영어 학원에서 내 영어 이름이 '루나'였는데 괜히 더 반가운 기분도 든다. (난 레드문의 그녀, 루나레나를 표절한 거였다.)
손발이 차서 추위를 많이 타는 루나가 외출 후 돌아오자마자 누워 계시는 엄마의 엉덩이 밑에 발을 깔고는 추위를 녹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뭐랄까. 지극히 한국적인 풍경? 한국 엄마에게서나 나올 법한 푸근함 등이 느껴져서 웃었다. (사실 외국 어머니들도 저럴 수 있겠지만, 일단 '온돌'이 깔려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루나의 알콩달콩 직장 생활을 지켜보면 소꿉장난 느낌이 난다. 현실 속 직장 생활은 보다 살벌하고 치사(!)할 수도 있으니까, 이런 표현은 상당히 미안하지만.
그건 작가가 미화시켰다기보다 그녀 스타일로 순화시켰다는 게 맞을 듯하다. 꼬박꼬박 월급 받는 게 최고라는 생각을 더더욱 열심히 하는 요즘의 나로선 직장생활의 로망을 이런 걸 꼽는다.
-정기구독/정기신청(그게 잡지든 신문이든 계간지든 혹은 녹즙이든!)
-헬쓰클럽/요가/기타 운동 학원 수강
그밖에... 통장에 일정 금액이 매달 찍힌다면 할 수 있는 많은 것들.
아, 어쩐지 이 책 읽고서 생각이 더 많아진다. 그러니까 다음 주엔 오랜만에 정시 출근이라는 것을 해보려니 좀 두근거리는 건지도. (그래봤자 일주일이지만.)
별점 넷과 다섯 사이에서 고민을 했는데, 모처럼 부담 없이 읽은 책이 고마워서 과감히(?) 별 다섯! 호호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