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언니가 인터넷 쇼핑몰 운영자들 정모가 있다고 가게 하루 봐달라고 했다. 어제는 6시까지 와달라고 하더니 오늘은 4시까지 와달라고 한다. 이렇게 두시간을 땡겨가다니..(ㅡㅡ;;;)
모처럼의 외출이니 흔쾌히(?) 오케이 했다.(사실 안 할 수 없었다..;;;)
2. 집에서 출발하기 직전! 둘째 조카가 응아를 했다. 아무리 예쁜 울 조카지만 응아 냄새가 향기롭지는 않더라.
캐안습인 것은 기저귀를 벗겨서 돌돌 말고 있는 사이 그 엉덩이로 털푸덕! 바닥에 주저앉았다는 것. 오 갓! 오늘도 육아일기 되는구나...ㅠ.ㅠ
3. 한의원에 들러서 약을 받아야 했으므로 버스를 기다리는데 이마에 차가운 게 떨어졌다. 이 화창한 날씨에 설마 비?
하고 손등으로 쓱 닦아 보니.....................
그것은 새똥이었다.(버럭!)
때마침 버스가 왔고, 시간이 어긋날까 봐 일단 탔다. 가방을 뒤져보니 휴지가 보이질 않는다. 아차, 어제 휴대용 휴지를 언니 줬었지..;;;;;;
이래서 '손수건'이 필수구나! 흑흑... 가방에 있는 메모지 꺼내서 손을 닦았다. (나아쁜 새같으니!)
근데, 문득 궁금증 하나! 인간의 막 싼 응아는 김이 나는데, 왜 새똥은 차갑지? 내려오다가 급속 냉각되었나????
요새 조류독감으로 심난한데 내 이마 썩는 것 아닌가 몰라...(ㅡ.ㅜ)
4. 한의원에 도착해서 30만원짜리 보약을 들고 나왔다. 4년 전 맞췄을 때랑 가격이 하나도 안 올랐다. 다행이군!
금지 음식을 유심히 본다. 술 담배는 원래 안 하니까 상관 없고, 녹두도 별로 안 좋아하니까 괜찮고... 닭고기와 돼지고기도 금지식품이다. 그렇다면 소고기를 먹으란 얘긴데....;;;;;; 음. 본의 아니게 채식이 당연시되는 순간이다.
그밖에 커피도 있는데 스트레스 받을 만큼 금할 필요는 없단다. 다만 꼭 피해야 할 게 '냉음료'라는데, 더울 때 나의 가장 큰 로망인 '아이스 커피'는 이제 안녕해야 되는구나. 삼각 커피 우유로 대신할까? (빨대로 바로 구멍 뚫는 방법을 어제 터득했다!)
5. 가게에 도착했다. 내가 분명히 가격표 다 붙여놓으라고 강조를 했건만, 거의 대부분 안 붙여놓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ㅡㅡ;;) 게다가 잔돈도 없네. 옆집 토스트 가게에 가서 잔돈을 바꿔왔다. 본의 아니게 저녁은 그집에서 먹어야 할 듯 싶다.(어차피 달리 갈 곳도 없다. 여긴.)
6. 형부의 사촌 형이 동대문에서 도매상을 해서 요번에 옷을 대량으로 싸게 들여왔다. 언니는 언제나 '박리다매'를 원칙(그러나 '박리'는 지켜도 '다매'는 못하더라...;;;;)으로 하기 때문에 블라우스 한 벌에 3천원, 원피스 한벌에 3천원이다. 게다가 두 벌 사면 5천원이다. 너무 싸서, 손님들이 의심을 한다. 문제 있는 옷 아니냐고. 혹 입던 거 아니냐고. 문제 없고 새 옷이지만, 다만 워낙 저가 중국산 옷이다 보니 바느질은 좀 촘촘하지 못하다. 내 보기엔 한 계절 입고 버리면 딱 좋을 듯. 3천원에 한 계절 입으면 잘 입은 거지 뭐....
오래 전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밍크 코트를 백화점에서 20만원에 팔았더니 구매자들이 쳐다도 안 봤는데, 0하나를 더 붙여서 2백만원으로 올리니 불티나게 팔리더라는 내용이 나왔었다. (아마 20년 전 내용일 걸?) 언니도 좀 더 비싸게 팔아야 하지 않았을까? 두장 팔아서 마진 천원은 좀 아니다 싶다.(ㅡ.ㅡ;;;)
7. 오늘도 우리의 애벌레는 무럭무럭 자라주신다. 뽕잎을 어찌나 많이 드시는지, 굵어진 만큼 뱃골이 커졌나보다. 조카가 다니는 유치원은 해마다 어린이 날 선물로 누에 애벌레를 선물한다는데, 다행히 조카는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이다. (둘째 조카가 거기로 가는 건...;;;;;;)
애벌레 보고서 자꾸 우리가 징그럽다고 하니까 언니가 그러면 안 된다고 한다. '교육상' 나쁘다나? 아니 그럼 '예쁘다'고 거짓말을 하라고? 그게 아니라 '신기하다'라고 해야 한단다. (하긴 손톱 반만하던 게 이젠 손가락 만해졌으니 신기하긴 하다.ㅡ.ㅡ;;;) 그 신기한 넘을 제발 데려가라니까.....ㆀ
8. 스승의 날이다. 내가 만났던 무수한 선생님들의 얼굴이 스쳐간다. 초등 2,3학년 때는 같은 선생님을 연달아 만났는데 연세 많으셨던 그 샘은 매일같이 나를 남겨서 청소를 시켰다. 걸레 빨아오게 하고 뒷정리 시키고 등등. 내 친구랑 둘이 같이 남았는데 녀석은 다른 반에 심부름 보내는 비교적 고상한 일을 시켰고, 나는 늘 일만 했다. 기준이 뭐였을까? 공부는 내가 더 잘했는데? 그때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겼는데, 오늘 문득 생각해 보니 그 담임샘이 원했던 것은 우리 엄마의 '방문'이었던 듯 하다. 내가 좀 둔한 녀석이어서 그 선생님의 의도를 못 알아차린 것이 다행이긴 하지만, 알았더래도 울 엄니께서 방문하시진 않았을 듯 싶다. 그런 이유로 학급 반장이라도 하면 몹시 화를 내셨던 분이니까. 그러고 보니 그 선생님은 화가 나면 아이를 들어서 교실 문에다가 내동댕이 쳤던 기억도 스쳐간다. 어머... 이름도 기억이 나네...(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는데...;;;)
9. 참 좋았던 선생님도 몇 차례 있었지만, 1대3의 비율로 정말 아니다 싶은 선생님이 더 많았던 것도, 새삼 오늘 생각났다. 내가 어떤 선생으로 기억에 남을지 반성하고 되돌아볼 일이다. 물론, 지금은 학교도 못 가고 있지만.(쿨럭!)
10. 슬슬 출출해져 온다. 옆집 토스트 집 가서 김밥 한 줄 사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