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린이 날이다. 내가 주인공이었던 적은 한번도 없었지만, 앞으로도 주인공이 될 일은 없다는 게 참 슬프다.
2. 언니네는 어제 이사를 마쳤지만, 이삿짐만 옮겨놓았다고 보는 게 맞는 상태다. 그래서 정리를 마치려면 앞으로 3주는 걸릴 거라고 예상을 하고 있고, 잠시도 지상에서 안 놀려고 하는 둘째 조카가 부담이 되고 있다. 오늘도 내 등짝에서 얼마나 놀았던가. 애석하게도, 내일부터 백수라 맘 놓고 맡길거라는 것 ㅠ.ㅠ
3. 이번에 유치원을 옮긴 큰 조카. 새 유치원에서 어린이 날 선물로 '애벌레'를 선물해 주었다. 애벌레 두마리는 뽕잎을 먹으며 하루에도 두 차례씩 큰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데, 징그럽지만 우린 '나비'가 될 날을 고대하며 기다리고 있다. 헌데, 안내문을 자세히 살펴본 언니가 비명을 지른다. 녀석은 '나비'가 될 녀석이 아니라 '나방'이 될 녀석이었다. 아, 한순간에 찬밥된 녀석. 앞으로도 한달은 더 똥 치워주며 키워야 하는데 이를 어쩌누....;;;;;;
4. 세상에 공짜란 없다가 나의 오랜 지론인데,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서 언제나 금전적 요구가 뒤따르는 인간 관계를,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게다가 그 사람이 혈연관계라면... 억지로 지켜온 평화(라고 믿고 싶었던)를 유지할 재간이 더 이상 없다. 견뎌온 시간이 기막히고, 견뎌야 할 시간이 끔찍해서, 나는 미친소만큼이나 네가 무섭다.
10번까지 나열하기에는 너무 피곤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