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크레파스 웅진 세계그림책 4
나카야 미와 글 그림, 김난주 옮김 / 웅진주니어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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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가지 색을 가진 크레파스 상자 안에서, 익살스럽게 생긴 노랑 크레파스가 삐죽 튀어나왔다.  하얀 종이를 발견하고는 팔랑팔랑 노랑 나비를 그렸다.  나비를 보고 나니 꽃이 있었음 좋겠단 생각이 든다. 그래서 빨강과 분홍 크레파스를 데리고 왔다. 녀석들은 수줍은 튤립과 하늘하늘 예쁜 코스모스를 그렸다.  기왕이면 이파리도 있었으면 싶었다. 그래서 초록색과 연두색 크레파스를 데리고 왔다. 녀석들은 튤립과 코스모스에 이파리를 그려넣었다. 이번에는 땅과 나무도 있었음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갈색과 황토색 크레파스도 불러왔다.  녀석들이 땅과 흙을, 그리고 나무의 기둥과 가지를 그렸다. 이제 무엇이 더 필요할까? 눈을 돌려보았다. 하늘이 들어온다. 그래, 구름과 하늘이 있었음 좋겠다.
이번엔 파랑색과 하늘색 크레파스가 불려온다.  그 아이들이 하늘과 뭉게구름을 멋드러지게 그려본다.  홀로 남겨진 것은 까망 크레파스 한 친구!

아홉가지 색의 크레파스들은 까망이가 할 일이 없다고 말한다.  녀석이 자기들의 그림을 망치게 둘 수 없다고. 시무룩해져 있는 까망이를 위로해 준 것은 샤프 형아.

그런데 일이 생긴다. 그리기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친구들은 서로 영역을 침범해 그림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때 샤프 형아가 까망 크레파스가 할 수 있는 일을 귀띔해 준다. 까망 크레파스는 친구들이 그려넣은 그림들을 온통 제 까만 색으로 덮어버리니... 머리가 다 벗겨질 만큼 열심히 색칠을 한 까망이. 친구들은 제 그림들이 사라져버렸다고 항의를 한다. 이때 멋지게 등장한 샤프! 자신의 뾰족한 입끝으로 그림들을 긁어내니, 도화지 위에 멋진 불꽃놀이가 수를 놓는다.

이제 자신들의 잘못을 사과하며 함께 사이좋게 지낼 것을 다짐하는 크레파스 친구들!

유치원 시절 도화지에 색색들이 크레파스로 칠을 하고, 다시 까만색으로 덮은 뒤 칼로 긁어내는 작업을 했던 기억이 난다. 어린 눈에도 엄청 신기하고 재밌었고, 까만 바탕 위로 드러나는 색깔들이 예뻤었다. 이 책은 책을 읽고 난 뒤 독후활동으로 크레파스 밑그림을 꼭 그려보아야 할  작품이다. 아이는 비록 크레파스로 옷이 더러워질 지도 모르지만 신나게 그림을 그릴 것이고 예쁘게 드러난 색깔을 보며 배시시 웃을 지도 모르겠다. 칼을 쓰긴 위험하니 끝이 뾰족한 샤프 정도가 적당할 수 있겠다. 이 책의 샤프 형아처럼.

그림을 그리고 나서 머리 부분이 뭉툭해져서 닳아진 모습도 섬세하게 잘 표현해 냈다. 정말로 크레파스로 그렸는지 모르겠지만 질감이 느껴지는 그림의 투박함과 귀여움의 조화가 근사했다.

보통 크레파스가 12색 한다스가 기본이긴 하지만, 이야기의 구성을 위해 열친구도 반갑다. 근데, 크레파스 아니라 색연필로도 이게 가능할까? 색이 옅어서 안 될 것 같다. 역시 크레파스가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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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8-04-02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거 후편도 있는데... ^^

마노아 2008-04-02 19:00   좋아요 0 | URL
후편이 조카 집에 있는데 아직 제가 못 봤어요. 까만 크레파스와 기차던가? 아무튼 비슷한 제목 맞죠? ^^

hnine 2008-04-02 23:18   좋아요 0 | URL
예, 까만크레파스와 요술기차요. ^^

마노아 2008-04-02 23:29   좋아요 0 | URL
두 글자가 빠졌군요. 요술기차^^ㅎㅎㅎ

순오기 2008-04-02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색연필로는 안 돼요. 나도 우리 애들 어렸을 때 해 봤거든요.^^

마노아 2008-04-02 19:01   좋아요 0 | URL
오옷, 해보셨군요! 그럼 저는 안 해봐도 되겠어요^^ㅎㅎㅎ

bookJourney 2008-04-03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아이가 좋아해서 계속 읽고 있는 책인데 ... 이 책 읽을 때마다 마지막에 샤프로 찌익찍 긋는 느낌이 살아나서 영...(예민한 척 --;;) 샤프 대신 이쑤시개로 해도 되지 않을까 궁리하고 있어요. 조그만 종이에 해서 성공하면 큰 그림에 해볼까 싶네요.

마노아 2008-04-03 20:44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도 그 부분이 좀 걸리더라구요. 그렇다고 아이에게 칼을 쥐어줄 수도 없고..;;;;
이쑤시개가 가장 적당해 보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