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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괄량이 기관차 치치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
버지니아 리 버튼 글, 그림 | 홍연미 옮김 / 시공주니어 / 1995년 4월
평점 :
품절
오래된 그림책이다. 흑백으로만 그려진 그림이 증기기관차의 역동성을 아주 다이나믹하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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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기관차 치치에게는 기관사 아저씨 짐과 올리라는 이름의 화부 아저씨, 아치볼드 승무원 아저씨가 함께 하고 있다.
치치는 손님을 가득 태운 객차들과 우편물이랑 짐을 가득 실은 화차와 탄수차를 한꺼번에 끌고서 작은 시골 마을에 있는 조그만 역을 출발하여 대도시에 있는 커다란 역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일을 날마다 되풀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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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풀이 되는 일상을 지내다 보니 어느 날 치치는 그만 질리고 말았다. 자기 혼자서 달린다면 훨씬 쉽게, 빨리 달릴 수도 있고 또 훨씬 멋져 보일 텐데 말이다. 그래서 기어이 치치는 사고를 치기로 결심했다. 짐 아저씨와 올리 아저씨, 그리고 아치볼드 아저씨가 식당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동안 자기 혼자서 칙칙폭폭 달리기 시작한 것!
가벼운 몸으로 치치는 있는 껏 달렸다. 난데없이 들이닥친 치치 때문에 소들도 말들도 닭들도 모두 화들짝 놀라고, 어떤 사람들은 너무 놀란 나머지 교회의 뾰족탑으로 올라가기도 했다. 자동차와 트럭 들은 너무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다가 차례로 포개지고 말았고 사람들은 모두 치치에게 단단히 화가 나고 말았다.
하지만 이젠 치치도 도저히 멈출 수가 없다. 너무 속도가 붙어 버린 것이다. 도개교가 올라갈 때 탄수차도 떨어뜨리고 다른 기차의 선로까지도 방해하면서 치치는 하염없이 달렸다. 이젠, 더 이상 신나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물도 조금 밖에 남지 않았고 석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는 쓰지 않는 엉뚱한 선로로 접어든 치치는 치이익 소리를 내다가 그만 주저앉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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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짐 아저씨와 아치볼드 아저씨, 그리고 올리 아저씨는 뒤늦게 치치를 찾아 열심히 달려오신다. 사람들이 모두 치치가 달려나간 방향을 알려주어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아저씨들은 치치에게 다시 탄수차를 달아 주고 다친 데는 없는 지 꼼꼼히 살펴보셨다. 세 아저씨는 치치를 다시 데려온 것이 너무 기뻐서 신나게 춤을 추기까지 했다. 정말 정이 많으신 분들이다.
말괄량이 치치가 사고를 잔뜩 쳐놨는데도 야단치지 않고 오히려 무사히 만나게 된 것에 감사한다. 치치도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세 아저씨와 승객을 태우고 화물열차도 싣고 운행하던 자신의 원래 행보가 훨씬 더 멋지다는 것을 깨닫는다.
증기기관차의 구성에 대해서 자연스에 알기 쉬운 구성을 가졌고, 흑백으로만 이뤄진 그림이 역동성을 느끼게 만든다. 글자의 편집도 기차의 선로 마냥 유연성 있게 휘어져서 읽는 동안 노래하는 느낌을 받으며 리듬감을 느낄 수 있었다. 즐거운 책이지만, 위험한 일은 해서는 안 되는 것을 차분히 아이에게 설명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